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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Apr 17. 2025

나는 토익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는 중입니다.

D-11, 엑 남은 날짜 실화냐

리스닝 강의를 들어야겠다고 마음만 먹다가 자꾸만 미루고 있었다.

마침 다행히도 손목의 통증이 심해져서 한의원에 간 김에 리스닝강의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의원베드는 오래 기다리지도 않으면서도 지루함이 극대화되는 곳이기에 토익을 공부하기에 매우 적절했다.

책을 읽기에는 긴장되고 스레드나 인스타를 보기엔 시간이 아까워서 저절로 토익 공부를 해야지 하는 경건한 마음이 드는. 이건 무슨 뭐..



그래서 오른 손목과 오른손 복숭아뼈(?)와 전완근에 침을 잔뜩 꽂고 왼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강의를 들으니 한의원 오는 시간까지 쪼개서 공부하는 열혈 수험생이 된 것 같았다.


이제껏 토익글을 썼던 모든 시간을 합쳐도 남들 공부 하루치밖에 안 되겠지만 흠흠.



리스닝 part1은 그림을 보고 어떤 것을 묘사하는지 맞추는 문제가 나온다.


상황은 다양하다 정원 손질을 하거나, 말을 타거나, 책상에서 업무를 보거나,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부엌에 뭐가 놓여있거나 등등


중요한 건 이게 진행형인지, 과거형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답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자꾸만 과거형과 진행형이 뭐가 다른지 설명한다.

“전화를 끊은 것과 전화를 하고 있는 건 달라요.”


“행잉 아웃 ~~ 텔레폰 ~~샬라샬라~~ ”


발음도 죽인다. 어쩜 저렇게 옥구슬에 쟁반 구르듯.. 너무 상투적이군

어쩜 저렇게 혀에 버터 바른 것처럼.. 이것도 너무 흔한데

어쩜 저렇게 한 치의 오차 없이 말할 수 있지?


강의를 들으면서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상승했다.


선생님이 이번 강의에는 독특한 넥타이를 맸다.

검은바탕에 흰색 두줄이 돋보이는 넥타이다.


톰브라운인가?

오 꽤 잘 나가시나 보다.

저렇게 녹화한 강의를 사람들이 백 명씩 결제해서 들으면 수중에 얼마나 들어오시려나?

행복하신가?


생각이 다른 데에 가 뻗침과 동시에 강의도 저만치 흘러갔다.


“발침 할게요”



오늘의 리스닝 강의는 끝났다.


강의 내용은 꽤 되는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하나다. 과거형과 현재 진행형을 헷갈리지 말라.


이렇게 더디게 공부하다간 토익 공부가 끝없이 현재진행형이 되겠다.


“요즘 뭐 해?”

“토익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는 중.”


3년 후

“요즘 뭐 해?”

“토익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는 중”


토익카지노 게임 사이트여 과거형이 되어라.


그래도 강의를 듣는 건 매우 즐겁다. 한의원에 오지 않았으면 안 들었을 텐데 손목이 아픈 덕분에 강의를 시작하다니 매우 감사한 일이다.

다음 강의에서 선생님은 어떤 넥타이를 매고 오려나?


다음 강의는 어떤 통증 때문에 보게 되려나?


어쨌든 오늘의 문장은요,



I’m studying for the TOE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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