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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중현 Mar 01. 2025

카지노 게임에 대한 책 10권 읽고 질문하기


올 1학기 '먹고 즐기는 자연' 교양과목의 추천 도서. 학생들은 이 중에 2권을 읽고, 독후감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

여기서 책 요약과 지식의 나열뿐인 내용을 제출하면 점수는 좋게 나갈 수 없다. 핵심은 질문, 이 책에서 독자는 자신의 상황과 관련하여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가 핵심이며, 책의 내용을 개인화한 수준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큰일 났다. 수강생이 80명을 넘어갔기 때문에, 기존 과목처럼 진행할 수 있을까. 강의 중 세 개는 이론이 아닌 학생 참여 수업이고, 점수의 50%는 수시평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녹화 전용 강의실이라고 한다. 강의자료 중에 저작권 시비가 있는 내용도 있는데, 원 저자들의 허락도 안 받고 그냥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을 내 맘대로 설명해도 되는지 몰라 고민이 된다.


강의실을 너무 좁은 곳으로 자꾸 배정을 해서, 여름에 학생들이 더워 힘들어할까 봐 큰 강의실을 달라고 하니, 교수에게 자꾸 더 부담을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음... 어떻게 할까. 그냥 막 할 거다. 녹화를 한 것을 보고 실망하면 담당자가 다른 곳에 쓰지 않겠지.


그럼 10권의 책은 어떻게 정했는가.


1. 무엇을 먹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 북언더스탠딩에서 소개해 주기도 했던 책으로 기억한다. 보통 '카지노 게임위기'하면, 카지노 게임 부족을 떠올린다. 그러나, 사실 더 중요한 개념은 '카지노 게임안보' 개념이다. '카지노 게임안보'는 수요에 맞는 카지노 게임의 종류와 양과 질에 관련되며, 시스템 안정성, 카지노 게임 공급에 있어서의 공정성 등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책은 단순히 '위기가 왔으니 각오해라' 하는 협박성 이야기가 아니다. 카지노 게임은 앞으로 굉장히 부족할 것인데, 과학자들이 그 방안을 찾는 사이, 어떻게 우리가 그 충격을 완화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2.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 - 최낙언 선생의 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오래되긴 했지만, 그의 책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난 이 책을 고른다. 왜냐하면, 제목이 결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너무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다. 그래서, 세상이 자꾸 복잡해지고, 농업과 식품은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 미신들의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우리의 건강은 누가 구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각자의 이성과 올바른 지식과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에 달려 있다. 스스로의 건강은 아무도 구하지 못한다. 본인의 목구멍과 혀를 누가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오로지 중요한 것은 본인의 뇌와 주머니 사정일 따름이다.


3. 식량위기 대한민국 - 남재작 박사는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기 때문에, 그의 책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후 전문가로서 또한 농식품 산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성찰과 수많은 지식적 토론의 떡밥을 던져 주는 그의 책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책은 비교적 두껍지만 책 읽기는 빠르다. 책의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내용은 그에 비하면 아직 담백하다. 나는 남재작 박사가 다음 책에서 더 매운맛의 성찰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식량위기의 주요한 이유로 기후위기 등의 설명을 하는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우리나라가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되었냐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식량 정책에 대한 질문을 과감하게 던져 본다.


4. 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 너무 늦게 나온 책이다. 이주량 박사는 농식품 과학기술 정책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준 높은 식견들을 모아서, 그것을 아주 이해하기 쉽도록 잘 풀어놓았다. 나는 책 제목에 대해서 약간 이견이 있다. 이 책이 과연 농업경제 책인가 하는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우리나라의 농업에 과연 '경영'과 '무역'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수많은 농식품 산업계의 투자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이 농업 투자를 하였음에도, 우리나라는 왜 그토록 성공이 어려운 지를 담담하게 지적하고 있다. 표현은 담백하지만 내용은 매콤하다.


5. 과학의 씨앗 - GMO 극렬 반대자였던 마크 라이너스가 GMO 찬성론자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다. GMO는 과학적 산물이다. 의견이 아니란 말이다. 의견이 아닌데, 어떻게 찬성과 반대의 대상이 되는가. GMO를 둘러싼 이슈만큼 불량한 정치적 논쟁도 없다. GMO는 칼과 불처럼 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난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불편하고 불안한 점을 가진 점에서 불, 칼, 총, 자동차, 기차, 비행기, AI처럼 늘 탄생은 논쟁을 가져온다. 마크 라이너스는 GMO가 과학의 산물이며, 심지어 다가오는 각종 인류가 당면한 기후, 질병, 카지노 게임 위기에 대하여, 과학적 발전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브레이크가 엑셀의 기능을 담당할 수 없는 셈이다.


6. 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 식량위기에 대한 아주 쉽고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쉽게 읽혀서 (조금) 실망한 책이다. 아마도 이 책과 함께, 나와 박현승 교수가 쓴 '식량이 부족한 세상이 온다면'을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식량위기 상황에 대한 개괄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 중심의 서술을 했다면, 우리가 쓴 책은 이에 대한 우리 개인, 사회, 국가, 인류적 관점에서 식량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도대체 식량위기가 뭔데?' 하는 수준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이다.


7.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 - 한상기 박사는 서울대 교수를 재직하다가, 아프리카의 국제기관인 열대농업연구소의 연구원이 된다. 이후 아프리카에서 식량 극복을 위한 연구에 헌신한 세계적인 과학자가 된다. 그것으로 명예 추장이 되고, 농학계의 큰 거목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배출한 가장 위대한 국제농업 연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상기 박사의 삶의 궤적과 함께 작물에 대한 개념과 작물의 분류와 진화, 농학에 대한 다양한 이해,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서 발견하는 인간과 자연 등을 공부할 수 있다. 삶의 진리와 진실을 추구하는 농학자의 삶에서 경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8. 사라져 가는 음식들 - 어떤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가질 것이다. 우리가 즐겨 먹던 음식들이 사라진다.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 의한 종다양성 붕괴 현상이 가속되어, 아주 제한적인 동식물만 지상에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에 순응하는 동식물을 기반으로 확보된 음식들은 인간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여, 각종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그 자체로도 도태될 것이다. 아직도 물고기와 약초를 포함한 다수의 음식 재료는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는 데, 기후변화와 토지, 수질, 대기의 오염, 서식지의 파괴 등으로 가속화되는 다양성 붕괴는 결국 우리 음식 시스템을 바꿀 것이다. 카지노 게임이 칼로리 담당이라면, 음식은 우리의 문화의 기반이 될 것이다. 사라져 가는 음식은 우리 문화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9. 맛의 과학 - 이 책으로 할까, 최낙언 선생의 책으로 할까 고민했었다. 최낙언 선생의 책은 강의 시간에 활용하고, 이 책은 독서 목록에 넣어 두었다. (최낙언 선생의 책은 너무 두껍다!) 맛의 정체는 무엇일까. 맛의 원리, 진화, 그리고 그 생리에 대한 설명이 뛰어나다. 맛은 음식과 사람의 혀 사이의 화학적 교감일 뿐일까? 오히려 복합적 감각에 더하여 뇌 기능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각인된 맛은 수많은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견인하기도 하였다. 맛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탐닉은 지중해 주변이 전부인 줄 알았던 유럽인을 대양으로 끄집어내지 않았던가!


10. 그래도 아직, 우리가 굶주리지 않는 이유 - 비판적인 자가 낙관이라는 선물을 선사한다. 우리가 배부르게 먹게 된 시대는 100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인류 전체의 시각에서 본다면 책제목은 좀 적절하지는 않다. 인류 전체의 카지노 게임 생산량이 요구량과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남는다는 양적인 관점에 부응하여 정해진 책 제목이기 때문이다. 원제를 볼까. 'Merchants of Grains: The Power and Profits of the Five Giant Companies at the Center of the World's Food Supply' 바로 세계적인 양곡 무역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사실 완전히 굶주리고 기아가 일상적인 사회를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계 자유무역과 번영의 시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부족에서 해방된 것이다. 그 뒤에 국제 양곡 유통이라는 시스템이 있었다. 보통 양곡 유통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시스템이 거대해질수록 어마어마한 정경유착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한 면이 종종 발견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세계 카지노 게임 분배와 가격 안정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보라. 의외로 답은 분명해진다. 우리나라 곡물 수입량 80%를 외국에서 얻기 위하여 우리는 거래 대신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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