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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에부는바람 Apr 28. 2025

백온유 외 《2025 제16회 카지노 게임 수상작품집》

기억은 사라져가고 새로운 원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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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반의반의 반」

”그 돈은 남편의 사망보험금이었다. 영실은 오래전 그 돈을 현금으로 찾은 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쓰겠다고 다짐했다. 본래는 윤미가 재혼을 하면 결혼 자금으로 주려고 했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 밉보이지 않도록, 큰소리치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미는 재혼하지 않았고, 이십 년간 그 돈은 묵은 돈으로 장판 밑과 침대 밑에 깔려 있었다.“ (pp.30~31) 영실과 영실의 딸 윤미 그리고 윤미의 딸 현진으로 이어지는 여성 삼대가 등장하지만 여성 서사의 일종인 소설은 아니다. 영실은 딸과 손녀가 인정할 정도로 멋쟁이이고 딸과 손녀에 헌신적이지는 않다. 윤미와 현진 또한 자신의 어미를 향하여 바짝 다가가 있지 않다. 그리고 영실이 집에 보관카지노 게임 있던 오천만원이 사라지고, 딸과 손녀는 영실의 집을 드나들던 요양보호사 수경을 의심한다.


강보라 「바우어의 정원」

”... 새틴 바우어가 파랗고 쓸모없는 물건들로 공들여 정원을 장식하듯, 사람들 앞에서 고통의 파편을 훈장처럼 늘어놓던 내담자들. 그들은 오직 그 순간에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삶에서 상처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사람들처럼...“ (p.64) 은화는 어중간하게 이름이 알려진 배우이다. 남편은 함께 배우였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입시 연기를 지도하는 일을 한다. 은화는 ‘몸’의 사연을 풀어내는 모놀로그 형식의 연극 오디션에 참가카지노 게임, 자신의 유산의 경험을 그곳에서 연기(?)한다. 동시에 한때 아르바이트 삼아 병원에서 내담자를 상대로 하였던 드라마 치료 워크샵의 기억을 떠올린다.


서장원 「리틀 프라이드」

트랜스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처음 읽은 것 같다. 키가 작은 남자인 직장 상사 오스틴의 ‘키 크는 수술’(소설을 읽다 검색을 하였고 실제하는 수술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과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이란 성정체성을 고착해야 하는 나의 수술이 소설을 읽는 동안 비교카지노 게임 만다. 소설은 그보다는 이 모든 정체의 사람들이 그 정체만큼이나 저절로 가지기를 바라는 프라이드를 향카지노 게임 있지만...


성해나 「길티 클럽: 카지노 게임 만지기」

나는 영화감독 김곤의 골수팬이다. 김곤은 유수의 영화제 카지노 게임 경력이 있는 감독인데, ‘그 사건’ 이후로 많은 팬을 잃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팬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길티 클럽’이라는 찐팬들의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그곳에는 김곤의 골수팬 스물여섯 명이 모여 있다. ”사육사가 내 손을 덥석 잡아 호랑이 척추에 얹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을 빼거나 불쾌감을 표할 틈도 없었다. 마지못해 호랑이의 등을 쓸었다. 생경한 감촉이었다. 무두질을 오래 한 가죽처럼 부드럽고 반질반질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져 이질감이 들었다. 야생의 본능을 상실한 호랑이는 우리에게 무기력하게 몸을 내어주었다. 미약하게 그르릉거리는 순간도 있었으나 사육사가 고무망치로 앞발을 내리치자 금세 잠잠해졌다. 사육사의 권유에 따라 길우는 호랑이에게 코코넛 조각을 주기도 하고, 호랑이 배에 등을 기댄 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p.183) 야생성이 사라진 호랑이와 기세가 꺾인 영화 감독 사이가 콜론으로 연결되어 있다.


성혜령 「원경」

원경은 신오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했던 사람’의 이름이다. 신오는 원경의 집안에 있는 유방암의 내력을 듣고 헤어질 결심을 했고 헤어졌다. 그리고 지금 신오는 복막의 종양이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상태이다. 신오는 원경에게 연락을 카지노 게임, 사귈 때 찾아간 적이 있는 원경의 이모네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숨겨놓은 금을 찾는다는 일행과 함께 땅을 파지만 결국 그들이 발견한 것은 한꺼번에 묻힌 듯한 동물의 뼈들이다.


이희주 「최애의 아이」

아이돌 맴버인 유리와 사랑에 빠진 우미는 거금을 들여 시술을 받고 유리의 아이를 임신한다. 하지만 아이돌의 정자를 판매한다며 대대적으로 선전되었던 이 비즈니스의 정자는 실은 아이돌의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연예계의 이런저런 구성원이 카지노 게임 작가들의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데 그것들 중 가장 극단적이다.


현호정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

”... 결합이 있어야 분리도 있다. 물결치며 갈라지는 미래 사이로 굳어지는 현재에 발을 디딜 때, 사건들은 단단히 뭉쳐 나를 견딘다. 영혼이 몸에 발을 담그듯 저 삶들은 이 삶 속에 끊임없이 뛰어든다. 어쩌면 나는 결합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결합을 결정카지노 게임 쪽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쪽도 아닌, 결합 자체일 뿐일지 모른다. 최소한 나는 그것을 통해 여기 있었다. 그리고 나를 있게 한 모든 결합은 불균형적이고 비대칭적이며 무엇보다 비확정적이었다.“ (p.320) 지구에 빙의한다는 개념이 흥미롭다. 기생 쌍둥이의 자생체와 기생체가 자라나면서 주종 관계가 역전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백온유 외 / 2025 제16회 카지노 게임 수상작품집 / 문학동네 / 369쪽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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