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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pr 13. 2025

손과 머리가 고생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억에 남는다

방명세의 필드 스케치와 아카이브 전시회 《또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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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방명세 선생의 필드 스케치와 아카이브 전시회 《또 다른 시선》을 보러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에 갔습니다. 토요일인 어제 오후 2시부터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고 했기 때문이죠. 이 전시회는 정림CM 대표이사로 일하는 방명세 작가가 외국 건설현장으로 출장 갈 때마다 스케치하고 메모하던 작은 수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낙서를 좋아하던 방 작가는 산만함과 집중력 저하라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첩에 글을 쓰고 그림으로 남기기 시작했답니다. 방 작가는 "적는 자만이 살 수 있다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신조로 삼고 계속하다 보니 사장까지 된 거죠. 잘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하다 보니까."라며 웃었습니다. 이 분은 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장까지 된 놀라운 분입니다. 제가 왜 이런 걸 다 알고 있냐 하면 방명세 선생이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 멤버였기 때문입니다. 저희와 함께 이 수첩들을 들고 6개월 동안 책 쓰기 워크숍에 참여하셨는데 누구보다 성실했고 재미있는 원고를 쓰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전시회도 책을 내기 위한 작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왜 하필 손글씨와 그림이었을까요?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게 훨씬 쉽고 빠른데 말이죠. 이유는 바로 이 질문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출장지에서는 늘 시간이 모자라다 보니 급하게 수첩을 꺼내 스케치와 메모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손으로 쓰는 게 기억에 남더라는 겁니다. 지금도 수첩만 펼치면 그때 당시의 상황들이 주르륵 펼쳐지는 이유는 손과 머리가 수고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방명세 작가가 A.I에게도 물어봤는데 디지털은 그 '수고'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뭐든지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 와서 빼곡하게 걸린 그림과 글씨들을 관람하고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동자는 반짝반짝했습니다. 의자가 모자라서 서서 듣는 사람이 훨씬 많을 정도였죠. 최근에 이렇게 열띤 관객들의 참여를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질문과 대답들이 오갔습니다. 건설회사 사장이면 무척 바쁠 텐데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방 작가는 "회사에 들어가는 순간 이 작업은 전혀 할 수 없으니까 나머지 시간을 이용카지노 게임 사이트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삶을 단순화카지노 게임 사이트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만날 사람 다 만나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뭔가를 이룰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머리가 맑은 새벽에 일어나 30분 간 작업을 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그래서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려면 일단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고, 꾸준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가치 있는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어반 스케치'를 하는 경우는 많지만 방명세 작가처럼 출장지에서 매번 수첩을 꺼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업을 '필드 스케치'라고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풍광 좋은 여행지가 아니라 시멘트 먼지 풀풀 날리는 건설 현장에서 그리는 그림들이니까요. KOICA와 협업해서 남미나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많은 건물을 지었던 방명세 대표는 DR 콩고 박물관을 지었더니 그 건물이 '아프리카를 빛낸 10대 뉴스'에 선정된 적도 있다면서 감개무량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만든 건물들을 스케치한 그림을 보고 너무 좋아하던 KOICA 사람들을 잊지 못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일부 작품과 수익금 전부는 그들에게 보내질 거라고 합니다.


작년에 환갑을 맞은 방명세 작가는 이 작업을 58세에 시작했다고 하면서 언제든 새로운 결심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일만 하고 밥만 먹고 삽니까, 저는 지금도 매일 한 장의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밥을 안 먹을 정도인데, 라면서 말이죠.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끝날 무렵 방 작가는 저와 제 아내 윤혜자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며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 덕분에 책을 쓸 결심을 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사회를 보던 여성 임원(성함을 까먹었습니다)께서 그 얘기를 듣더니 "아, 그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쓰신 작가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뵌 분 같더라니"라며 놀랐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분이 제 책 리뷰를 너무 잘 써주셨던 네이버 블로그 '샐리의 시선'의 주인장이라는 걸 알고 저는 더욱 놀랐죠. 정말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니까요. 전시회는 내일인 2025년 4월 14일까지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에서 하니까 꼭 한 번 가보십시오. 정말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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