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책방 사장 겸, 출판사 대표 겸, 강사겸, 운수업(?) 노동자 김민섭 작가의 산문집.
작가 소개를 보면 알겠지만 그는 이미 유명한 N잡러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산문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대학을 나와서 작가로 변신에 성공한 사람이다. 그가 쓴 책 중에는 <대리 사회가 제법 괜찮았다.
이번 신간 <우리는 조금 더 카지노 게임 됩니다 는 결론적으로는 조금 아쉽다. 최근 몇 년간 그가 쓴 글을 모아서 펴낸 책이라서 어쩔 수 없겠지만 중복적인 내용에 조금 늘어지기도 하고, 이미 과거에 다른 책이나 그의 페이스북에서 언급했던 내용이 다시 서술되어서 읽다가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김민섭 작가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아마도 직접 만나면 이미 다른 강연에서 했던 말을 반복해서 하는 경향이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제목이 다 말해주고 있다. 다정하게 살자는 얘기를 계속 반복해서 서술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는 갈등지수가 최고로 높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서로 너무 적의나 악의를 품지 말고 다정다감하게 살자는 말이다.
책의 구성은 1부, 2부, 3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딱히 이렇게 분류를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차피 내용은 카지노 게임함이라는 주제로 일관되게 서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출판사의 의도로 보인다. 그래도 1부 ‘카지노 게임함이라는 치열한 싸움’에서는 폭력의 사회에서 좋은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는 글이 위주로 있었고, 2부 ‘당신의 자리에 서봅니다’에서는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카지노 게임한 관계를 응원하고 있었으며, 3부 ‘기억을 카지노 게임한 나로 바꾸는 법’에서는 작가의 과거 일화에서 찾아보는 카지노 게임함에 관련된 기억들이 추려져 있다.
몇몇 기억에 남는 그의 일화 중에 가장 으뜸은 역시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 뒷얘기였다. 유퀴즈 및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어서 아마도 그의 일화 중에 가장 유명한 그의 일화다. 그 후일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의 장인과 정치적 성향에 대한 갈등으로 불편했던 이야기, 지금은 이미 폐업해서 아쉬운 망원동 상가에 대한 이야기, 이미 작가의 페이스북에 썼을 법한 안타까운 노동자들의 명복을 비는 이야기, 가상화폐를 구매했던 경험 이야기에서는 감동과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출판사 이야기, 학생과 아이들 이야기, 학교에 대한 이야기는 읽으면서 좀 답답했다. 주제가 답답하기도 했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아니면 풀기 힘든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답답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카지노 게임함을 응원하는 말이 불편해 보이는 건 내가 염세주의, 낙관론자, (약)비관론자, 허무주의자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끈기를 갖고 끝까지 읽어봐도 작가의 말에서 공감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이미 인간의 폭력은 어쩔수 없다는 성악설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 폭력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역사적으로, 또는 어떤 논픽션과 픽션으로 인해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유토피아를 꿈꾸는 책이 계속 출간되고 팔리는 것은 카지노 게임가 살기 힘들고 어렵더라도 잘 살아보자는 긍정적인 응원의 메세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