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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Apr 27. 2025

나의 카지노 게임 기념일로 만드는 일


카지노 게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조용히 오늘 카지노 게임를 펼쳐본다. 어젯밤 마음먹었던 계획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그 결심을 오늘 얼마나 지켜냈는지 되짚는 시간이다. 그러면 카지노 게임가 마치 한 장의 필름처럼 펼쳐지는데, 어떤 날은 잊히지 않을 풍경처럼 선명하게 다가오고, 또 어떤 날은 무채색으로 흐릿하게, 카지노 게임를 허투루 흘려보낸 것 같은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를 돌아보고 카지노 게임를 점검하면 내 삶은 조금씩 선명해진다. 버스 창가에 앉아 무심히 바라보는 풍경처럼, 내가 의식하지 않는 카지노 게임는 금세 희미한 형태로 사라져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창가 너머의 풍경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 세상의 면면들이 인식되고 짙은 인상으로 남는다. 이처럼 주의를 기울여 들여다보지 않은 카지노 게임는 살았지만 살아낸 게 아닌 시간처럼 공허히 기억의 저편으로 훑어져버린다.


이것이 내가 카지노 게임를 마치며 그날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는 이유다. 이건 오늘 카지노 게임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를 스스로 재판정 위에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내가 어떻게 존재했는지를 더 생생히 느끼기 위함이다. 그렇게 흩어지려는 기억을 가만히 주워 담고 나면, 카지노 게임가 겨우 카지노 게임에만 머물지 않고 나의 기억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는다.


그날을 정리하고 내일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조용히 스스로 묻는다. “오늘은 어떤 날이었을까.”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가만히 작은 카지노 게임 하나를 붙여본다. '미치도록 매운 떡볶이의 날', '산뜻한 바람의 날', 혹은 '누구에게도 화내지 않는 날'처럼, 이름을 붙이는 순간, 무심한 카지노 게임는 무언가가 되고, 나는 그 무언가를 살아낸 사람으로서 의미를 갖게 된다.


생각해 보면, 세상은 이미 다른 사람이 만든 카지노 게임로 넘쳐난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식목일, 크리스마스처럼 다른 사람이 만든 카지노 게임을 챙기느라 정작 내 삶의 카지노 게임은 잊고 사는 건 아닐까. 나는 남의 달력을 따르기보다, 내 삶의 온도에 맞춘 달력을 하나 갖고 싶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고, 내게는 충분히 소중한 나의 카지노 게임, 나의 인생을 위해.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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