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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y 09. 2025

강릉으로 이사하면 무료 카지노 게임 편안해질까?


한때 나는 바다를 보며 살고 싶었다. 수십 년을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살아온 터라, 넘실대는 물결과 탁 트인 수평선을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시원해지는 듯했다. 결혼을 하고 산골을 벗어나 서울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 이후에도 그 마음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사는 곳의 마운틴뷰도 꽤 훌륭하지만, 힘겨울 때 바다로 달려가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서 있고 싶다는, 어쩌면 허황되지만 간절했던 마음은 더욱 자주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런 삶에 로망이 있었다. 출렁이는 파도에 마음을 얹고, 때론 조용히 부서지고 때론 거칠게 일렁이며 살아가는 삶을.


그 마음을 품은 채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나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정말 서울에서의 삶을 내려놓고 강릉으로 간다면 나는 만족할 수 있을까?’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실제로 강릉에 매물을 찾아보던 시기였다. 내가 고른 강릉의 한 건물은 바다를 직접 바라보는 집은 아니었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해변을 밟을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서울을 떠난 삶을 구체적으로 떠올린 순간, 망설임이 파도처럼 들이쳤다. 조금 놀라웠던 점은 돈에 대한 걱정보다 내가 과연 그곳에서 만족할 수 있는 질문이 자꾸 마음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이었다. 돈은 어떻게든 되리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강릉에 산다고 내가 달라질까? 서울에서 살 때와 무엇이 다를까? 서울에서도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데, 강릉이라고 다를까?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바다와 3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바다 풍경에,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래 감탄할 수 있을까?’


북한산을 바로 앞에 두고도 1년에 한두 번 오르기 힘든 내가, 바다를 가까이 둔다고 자주 들르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해변에서의 피크닉, 스노클링, 서핑 같은 상상은 달콤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내 모습은 분명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을 생각하고 또 되짚는 고민의 끝에서, 나는 한 가지 물음과 마주하게 됐다.


‘나는 진정 바다를 원하는가, 아니면 바다를 가진 삶을 부러워하는가.’


그 물음은 꽤 단호하게 내 마음의 끝자락을 정리했다. 나는 강릉에서의 삶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쉼을 원했던 것이고, 그 휴식의 형태를 바다에 투영해왔던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었고, 그 지친 마음을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걸어두고 싶었을 뿐이었다.


무엇을 진짜 원하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저 부러움에서 비롯된 욕망인가를 분별해 내는 일. 그건 삶을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뿌리 같은 감각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흔들릴 때마다 그 질문을 떠올려야겠다. 내 삶이 기분 따라 흔들리게 둘 순 없다.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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