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스럽게도 라면이 당기는 날이다. 라면은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먹지 않던 음식이다. 자연식물식 전에 체질식을 거의 1년 정도 했으니 벌써 1년 8개월 동안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일본에 여행 갔을 때, 바깥 음식을 계속 먹다 보니 일본 라멘은 몇 번 먹었지만, 그것도 좋아서 먹었다기보다는 여행지에서 이것저것 맛보는 일환으로 먹은 것뿐이다. 그런데 오늘은 매콤한 국물에 후루룩 먹는 라면이 웬일인지 당겼다. 오후에 편의점에 들렀는데, 수두룩한 학생들이 컵라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마음마저 오그라드는 느낌에 기름지고 매운 음식이 당겼는지도 모른다. 사실 이제는 컨디션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라면을 한 개 끓여 먹는다고 별 일이 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한 개 끓여 먹으려다가 라면 대신 김치부침개를 했다(신김치를 종종 썰어 넣고 물 한 공기, 밀가루 한 공기 넣고 되직하게 반죽해서 앞뒤로 노릇하게 부쳤다. 오늘은 기름이라도 넉넉히 두르고 부쳤다).
어제는 카지노 쿠폰를 잔뜩 샀다. 올해는 카지노 쿠폰 제철이 빨리 돌아와서 벌써 카지노 쿠폰가 지천에 있다. 몇 박스의 카지노 쿠폰를 손질하면서 무르고 못생긴 애들은 따로 빼 두었다가 씻어서 별도의 통에 담아 두고, 나머지 카지노 쿠폰는 여러 개의 작은 통에 나누어 담고, 일부는 지퍼백에 넣어 냉동해 두었다. 며칠 내로 먹을 카지노 쿠폰는 냉장실에 두었다가 꺼내 먹고, 냉동해 둔 카지노 쿠폰는 마땅한 과일이 없을 때 아이스카지노 쿠폰로 먹거나 믹서기에 갈아서 스무디를 해 먹으면 좋다. 카지노 쿠폰잼을 만들까 하다가, 마침 최근에 사 둔 카지노 쿠폰잼이 있어서 카지노 쿠폰잼 대신 아이스카지노 쿠폰로 보관했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못생긴 카지노 쿠폰를 선별해 둔 것만 먹다가, 낮에 단 음식이 당기기에 접시에 카지노 쿠폰를 예쁘게 담아서 먹었다. 못생긴 카지노 쿠폰를 이미 아침에 다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를 위해 카지노 쿠폰라도 예쁘게 담아서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분이 처지는 날은 더욱이 나를 위한 것을 작은 것이나마 준비해 주고 싶다. 예쁜 접시에 가지런히 놓인 카지노 쿠폰를 보자 잠시나마 마음이 풀어졌다.
현미밥을 맛있게 하면 훌륭한데, 한동안 가족들 밥과 내 현미밥을 따로 짓기도 귀찮아서 백미를 먹다가 오랜만에 현미밥을 했다. 밤에 현미를 불려 두었다가 아침에 발아현미 모드로 밥을 지으면 부드러운 현미밥이 된다. 현미를 덜 불리거나 쾌속모드로 밥을 했다가는 풀풀 날리는 현미밥을 맛보아야 한다. 오랜만에 나를 위한 현미밥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오늘 들은 유튜브 영상에서 강연자는 ‘아이들에게 해 주듯이 자기 자신에게 해 주라.’고 했다. 아이에게 대충 먹이겠느냐고 물어보는 강연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에게 해 주듯이 나에게 해 주면 얼마나 성심껏 준비해 줄 수 있을까? 된장국이 떨어졌는데, 내가 먹을 된장국을 끓이는 잠깐의 시간을 못 내고 있었는데, 내일은 두부를 잔뜩 넣고 된장국을 끓여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