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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랑이 May 04. 2025

That's a good question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많은 아이를 환영하는 사회

나는 어릴 적부터 싸가지 없는 어린이였고, 그 싸가지 없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싸가지 없는 어른이 되었다.


그건 다름 아닌 과한 카지노 게임 추천 탓이었다. 80년대 생의 나의 어린 시절은 어른의 지시에 따른 카지노 게임 추천은 말대꾸였고, 말대꾸는 싸가지 없음을 뜻했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많은 어린이였고 궁금한 게 있으면 항상 물었지만 대답이 성에 차지 않거나 지시가 납득이 안되면 "왜요?"라고 항상 반문하고 했다. 그리고 어디서 말대꾸냐고,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머리를 맞았다.


IMF이후 아버지는 직장을 잃으셨다. 고등학교 시절 몇 군데 다니는 학원은 엄마의 잠을 줄인 피땀으로 간신히 갈 수 있는 곳이었고 사립대학교를 간다는 건 나의 분수에 맞지 않은 일이었다. 고3을 들어가기 직전 육군사관학교를 다니던 선배님이 선배와의 만남을 한 날 이후 나는 육군사관학교를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다. 학비도 무료이고 의복이나 필요한 물품은 나라가 지급하고 심지어 용돈도 준다고 한다니 그곳만큼 근사한 곳이 없었다. 명절에 식사를 할 때마다 남자와 여자는 같이 앉지 못하고 따로 밥상을 차려야 했던 남녀칠세부동석을 실천하던 할아버지댁에서 할아버지는 나에게 "그래. 너 고3인데 어디 과 생각하고 있냐."라고 물으셨고 나는 "저 육사 가려고요."라는 말을 한마디 던졌다가 사달이 났다.


"가스나가 무슨 육사냐!"

"그게 왜요?"

"가스나니까!"

"가스나인데, 왜냐고요. 육사에서 매년 30명씩 여학생을 뽑아요. 거기 가면 다 공짜래요. 왜 가면 안 돼요?"

"가스나가 무슨 군대를 가겠다고 그러냐고!"

엄마는 서둘러 달려와서 할아버지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했고 나는 "뭐가 죄송한데!"라고 말을 하고 엄마에게 손목을 잡혀 끌려 나왔다.

"너는 할아버지가 뭔 말을 하면 네~ 할 것이지 뭘 그렇게 따지고 물어."

"아니, 할아버지가 가스나가 뭔 육사냐길래, 여자가 육사를 가지 못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은 거지."

"헛소리하지 말고, 할아버지가 그냥 말하면 항상 네~라고 말해."


사실 그 이후 육사는 떨어졌고, 교육대에 들어갔다. (할아버지가 좋아하셔서 좀 별로였다 싶은 거 보면 과한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관계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교육대에 들어간 건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사실 학비가 저렴해서였다. 과외를 몇 탕 뛰면 낼 수 있었던 교육대는 나의 상황과 성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 이후 교사가 되었고, 교직 초기에는 할아버지 댁에서의 살벌함의 기운을 학교에서도 경험했다. 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지만,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업이 아니라 시간 안에 공문을 정해진 양식에 딱 맞춰서 보내는 것이었다.그런 점을 지적하던 교감선생님의 말에 "왜요?"라고 대답했다가 교감선생님은 수업 시간 내내 나의 교실 뒤에 앉아 나를 쳐다보며 나의 단점과 문제점을 노트에 다 적었다. 이걸 이렇게 왜 해야 하는지, 왜 꼭 그래야만 하는지, 물어보는 것조차 버르장머리 없는 곳이 교직이었다. 일반학교에서 숨을 죽이고 7년을 살다가 혁신학교로 갔다. 당시 내가 다니던 혁신 학교는 교직원 협의 문화를 중요시 여기는 곳이었고, 나는 날개단 듯이 거기에서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박 선생님 별명이 뭔지 알아요? 그런데요. 에요. 맨날 그런데요. 하잖아요. 하하하"


카지노 게임 추천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혁신학교도 그러했다. 그런데 세상은 그런데요. 가 필요한 거 아닐까. 왜 카지노 게임 추천하는 걸 못 견뎌라 할까. 왜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하지 못해서 못 견뎌할까. 답답했다. 나는 모두가 동그란 곳에서 뾰족한 모난 구석을 가진 삼각형 같았다. 나는 점점 그 삼각형의 뿔을 갈았다. 원이 되기 위해 애를 썼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그렇지 뭐. 하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을 감추고 반문은 간직했다.


캐나다에 갔다. 지금까지의 나의 사회와 너무 다른 곳에서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많았다. 한인 카페에 들어가서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해도 답이 없을 때가 많았고, 캐나다 시골이다 보니 한인 정보가 많지 않아 한국어로 답을 얻긴 어려울 때가 많았다. 어학원에서 선생님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던졌다.그런데 캐나다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그들은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한다고 하면 눈을 빛냈다. 특히 어학원 선생님들이 그랬다. 한국과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하지 않는데, 너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하니 너무 좋다는 이야기도 했다. 점점 카지노 게임 추천의 양이 늘어났다. 그러다가 어떤 선생님께서는 "그런데, 왜 너희 나라 사람들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하지 않아?"라는 카지노 게임 추천도 넌지시 물어본 적도 있으셨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추천 있냐고 물어봤을 때의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을 스치는 다양한 생각들 (이거 지금 말해도 괜찮나? 내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거 아닌가? 내가 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을 때 멍청하게 느껴진 거 아닐까? 등)을 이야기했더니 선생님은 한방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하셨다. 자신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해 본 적이 없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캐나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러에게 아주 좋은 나라였다. 내가 무슨 카지노 게임 추천만 하면 That's a good question(좋은 대답이야!)이라고 대답해 주시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하기 어려울 리가 없었다. 그냥 단어 뜻만 물어봐도 저렇게 대답하셨다. 캐나다는 왜 이러나요?라고 물어봐도 그랬다. "사전을 찾아보세요." 라던지 "그런 걸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고 하니?"라는 대답은 그곳에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학 선생님께 이런 카지노 게임 추천 던진 적이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항상 제가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던지면 That is a good question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라고 이야기하시잖아요. 근데 이걸 무슨 이런 교수법을 공부할 때 배우신 건가요?"


"That is a good question, too. (그것도 참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네요) 하하하하! 또 저렇게 말했네? 내 기억엔 교수법을 배울 때 딱히 그렇게 말하라고 배운 적은 없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해 보니 어릴 적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할 때마다 저런 말을 듣고 배워왔던 거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거라 생각되네요."


그런 분위기에서 자라온 아이들은 그런 분위기를 가진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게 캐나다였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노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멈추지 못하는 아이이다. 1학년 선생님께서는 지노가 손을 들고 "어~ 선생님~ 그런데요~" 라며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던진 적이 많다고 했다. 나를 닮은 건지 어쩐 건지 모르겠지만 보통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아이도 끊임없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던졌다.


아이와 함께 울프빌 도서관에 간 날이었다.


지노는 낯가림이 없는 아이이고, 어른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잘 건다. 그날도 지노는 내가 책을 하나 꺼내서 읽기 시작하자 갑자기 사서 선생님께 갔다.


"여기에서 가장 재미없는 책이 뭐예요?"


저놈 자식, 뭔 저런 이야기를 사서 선생님께 하고 있담! 가서 끌어내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지노 눈을 보더니 상냥하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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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a good question(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 왜 재미없는 책이 궁금하니?"


그러자 지노는 웃으며 대답했다.


"재미없는데, 출간한 거잖아요? 그래서 궁금해요. 무슨 책이 재미없는 책인지."


"그렇구나. 그럼 어떻게 검색하면 될까? Boring(지루한), Not exciting(신나지 않는) 뭐 이런 단어를 넣어볼까?"


"좋아요."


그러더니 그런 책이 있긴 한데, 대출 중이라면서 예약을 걸어주겠다고 카드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 책의 제목은 "This book will be not fun"이라는 책이었는데 나중에 읽어보더니 "정말 재미없네." 란다.


나는 잘 들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마 지노처럼 "재미없는 책을 찾고 싶어요!"라고 했을 때, "그럼 네가 한번 찾아봐. 진~짜 재미없는 책" 이렇게만 말하고 말았을 것 같다. 근데 도서관 사서선생님과 직접 찾아보는 활동을 통해서 도서관에 대한 사랑도 커지고, 책도 좋아하게 되고, 정말 왜 이런 책이 출판되었는지 궁금증도 풀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다음에도 그다음에도 지노는 사서선생님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던졌고 선생님은 지노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듣고 같이 대화를 해서 책을 찾아내셨다. 캐나다 시골에 갑자기 나타난 외국에서 온 낯선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몇 번 만에 사서선생님이 외워버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캐나다 사람들은 단 한 번도 지노의 들이댐과 카지노 게임 추천에 놀라거나 어른들 대화중이니 저리 가라고 한 적이 없었다. 항상 지노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Jino. That's a good question." (지노, 그건 정말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


캐나다 교회에서 만난 진 할머니라는 분이 계셨다. 우리가 처음 교회에 간 날 우리를 반갑게 환대해 준 사람이 바로 진 할머니였다. 그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글 하나가 차고 넘칠 테니 나중에 그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아무튼 지노를 자신의 친 손자처럼 대해주시던 그분께 지노는 정말 많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다. 저 교회에 어두운 부분에 괴물이 있나요? 화석에서 진짜 살아있는 생물을 다시 태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닷물이 갈색인데 (이 동네 바다는 갈색이었다.) 저 갈색을 어떻게 하면 파란색으로 바꿀 수 있나요? 한국 바다는 파란색인데. 등등 오만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다. 나는 사실 엄마지만 이미 지노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 지쳐서 "응응. 그래그래." 하고 지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할머니는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셨다. 괴물이 있는지 같이 찾아볼까? 아직까지 살아있는 생물을 화석에서 태어나게 한 적은 없지만 연구하다 보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 지노가 해볼래?


처음엔 진 할머니의 성품이 너무 좋고 온화하셔서 저렇게 대답을 잘해주나 했다. 사서선생님도 그렇고 말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캐나다 전체는 모르겠지만 이 동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랬다. 그런 곳이었다.


지노의 캐나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지노가 많은 이야기를 꺼내주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 던져주는 아이라서 공부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셨었다. 정작 지노는 단어 시험을 보거나 쓰기 숙제를 하면 또래 캐나다 아이들에 비해서 (당연히) 매우 못했는데도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수업시간에 잘 듣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 던지고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칭찬을 많이 받았다.


"스펠링 시험은 평균 2개 정도 맞는다는데요."


"어머님,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잘하는 능력은 스펠링 시험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지노는 아주 잘하고 있어요."


이러니 지노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확실히 높아져갔다. 선생님이 지노의 카지노 게임 추천 능력을 칭찬해 주시니 아이가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다시 카지노 게임 추천을 삼킨다. 3학년으로 돌아온 지노는 한동안 수업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들었다. 수업 시간에 계속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해서 진도가 나가기 어렵다는 말을 선생님께 듣고 지노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하는 건 잘 생각하고 해 보고 그걸 적어놨다가 엄마한테 해봐.라는 말을 했다. 교사이자 엄마인 나는 선생님의 곤란함도 이해가 되었다. 지노의 궁금함도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곳이니까 네가 조금은 감출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배워야지.라고 말했다. 아이는 점점 카지노 게임 추천이 줄고 있다.


한국도 나의 어린 시절에 비하면 많이 변했지만, 더 많이 변하길 바란다. 그 시작이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 면 어떨까?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을 자꾸 하는 사회가 되어서 아이들의 어설프고 가끔은 엉뚱한 그 모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좋은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받아주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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