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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규 Apr 21. 2025

광야 같은 푸른 초장을 카지노 게임며

5일 차:2.28. 금요일, 비 조금. 기온 2 ~3도

Monesteria ~ Fuente de Cantos 21km

알베르게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출발한 시간은 7시 30분, 이미 비가 내려서 길바닥이 젖어 있었다. 괜찮겠지 하고 나섰으나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길 가에 있는 벤치에 배낭을 벗어 얼른 레인카바를 씌운다. 판초를 쓸까 하다가 그냥 걷는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내려앉아 있으면서도 잘 참아준다. 조금씩 내리는 비는 상관하지 않고 길을 걷겠다는 투지를 발휘한다. 길은 대체로 평평하게 이어진다. 어제보다 오르내림도 적을 뿐만 아니라 촉촉한 흙길이어서 먼지도 날리지 않고 구름 낀 흐린 날이어서 땀도 별로 나지 않는다. 걷기에는 최적이다.


두 시간 정도 지나니 어제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이제 참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고 밀밭이 나타난다. 지난해 수확하고 남은 밀 밑동이 그대로 남아 있는 데도 있고 벌써 푸르른 대지를 시원한 풍경으로 만드는 데도 카지노 게임. 푸른 밀밭 사이로 길게 구불구불 늘어진 까미노의 풍경은 기시감이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보리밭 사잇길로' 노래를 부르며 밀밭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프랑스 길' 가운데 로그로뇨에서 부르고스를 거쳐 만시야에 이르기까지의 광활한 대지, 메세타를 뚫고 카지노 게임가는 카미노 풍경 그대로를 닮은 데서 느끼는 것이리라. 어떻든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푸르른 밀밭이다.

어제 느꼈던 감정, 사막이 아닌 데서 사막을 보고, 카지노 게임 아닌 푸른 초장을 지나면서도 카지노 게임에 서 있는 것 같은 감정이 생긴 것은 결국 내 마음의 문제였다. 연 이어 이틀 동안 참나무 숲을 변화 없이 돌고 또 돌고, 셀 수 없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지나온 길도 어디메인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가늠되지 않는, 그렇고 그런 참나무 숲 속에서 도저히 벗어날 것 같지 않던 순간에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었다.

그러나 가끔 떨어지는 빗방울이 발길을 재촉한다. '까짓것 비 좀 맞으면 어때.' 하는 마음 한 편에서 '가급적 비를 맞지 않아야 해.' 하는 상반된 마음, 옷가지가 비에 젖으면 말리기도 쉽지 앉을 뿐 아니라, 핸드폰이나 충전기와 케이블 카지노 게임 것들이 젖으면 곤란한 일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목적지에 이를 수록 태양광 설비가 까맣게 대지를 뒤엎은 데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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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코로나 때문에 EU에서 지원받은 금융 자금을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기간산업에 투자하여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카지노 게임.그 현장을 보니과연 실감이 난다.데 무슨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게 아닌가. 며칠 동안 순례길을 걸어온 내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아닐까 하면서도 사방을 둘러본다. 순간의 자기 방어 심리가 작용한 것이리라. 실제로 그리 멀지 않은 데돼지 농장이 보이고, 거기에풍겨오것이었다. 이베리코 돼지는 참나무 숲에서 키운다더니 웬걸 돼지 농장에는 사료 탑이 높게 세어져 있을 뿐 풀 한 포기도 보이지 않는다. 먹성 좋은 돼지들이 냄새를짙게 풍기며 이리저리 몰려다니고카지노 게임.


다섯 시간 만에 Puente de Cantos에 도착할 즈음 빗방울이 굵어진다. 이곳에는 알베르게가 없이 순례자 용 아파트먼트만 있는데, 미리 예약이 다 차서 우리 일행 네 명(클레멘스, 루이스, 로리아노, 나)은 어쩔수 없이 호텔을 찾아들어야했다. (2인실 1인당 23유로+순례자 메뉴 점심식사 12유로 + 저녁식사 보카디요 6유로)

카지노 게임산티아고까지 889km 남았다는 표지판이 어느 집 담벼락에 붙어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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