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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an한 B Apr 04. 2025

2001년 봄

밀레니엄을 넘어선 시작점에서 바라본 끝

반배정 발표가 났고, 신학기에 들어가기 전 봄방학을 앞둔 어느날이었다.

영원할 것 같던 친구와 반이 갈라지게 될 것 같은 기분에 초조했다.

그럼에도 다행인건바람어 더는 살갗을 아리게 하지 않았고, 햇살도 나쁘지 않았으며, 비온 뒤처럼 공기도 맑고 깨끗하게 느껴져 무엇이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러던 중 휴대폰이 울렸다.

할아버지가 아프신 것 같으니 카지노 게임 서둘러 들어가라는 연락이었다.

초조한 카지노 게임과 알수 없는 긍정의 기운의 섞여있는 복잡한 상황에 온 연락이 달가울리 없었다.

'지금은 일어서고 싶지 않은데' 하는 마음에 선뜻 일어나지 못했고,밍기적 거리며 느슨하게 일어나 터널터널 카지노 게임 행했다.


우리집은 서울한복판에 위치한 한옥집이었다. 시멘트로 마감해버렸지만 수도에 작은 흙정원이 있는 마당이 있었고, 댓돌 위에 높게 올라간 마루 양쪽으로, 한쪽엔 방과 주방 그리고 욕실이 있었고, 다른 한 쪽으론 3개의 방에 나열돼 있었다. 그리고 다시 디귿자 끝에 문간방이 있고, 대문이 있는 구조였다.

영화 촬영지로 쓰고 싶다는 제안을 몇 번이고 받았을 정도니, 아주 크진 않지만 꽤 그럴싸하고 소담한 매력이 있는 집이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음을 안고 꾸역꾸역 돌계단 위 두꺼운 나무 문을 밀어 열고 카지노 게임 들어갔다.

마당 오른편 대청 위에는 할아버지가 누워계셨고, 치매를 앓아 드문드문 이상한 말을 내뱉으시는 할머니가 곁에 계셨다.

할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놀란 카지노 게임에 근처에 사는 고모에게 전화를 걸었다.나름 어른에게 SOS를 청한 셈.

고모는 내게 119에 전화해야지 왜 자신에게 전화를 거냐고 다그쳤다.

그 길로 전화를 끊고 119를 불렀다. 저 멀리서 구급차 소리가 들리고 종종걸음으로 구급대원을 데리고 카지노 게임 들어와 할아버지를 마주했지만, 구급대원은 얼마 달리지 않아 사이렌 조차 꺼버렸다.


그날 느슨하게 일어나지 말고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왔더라면,

집에 더 엄마나 아빠가 계셨더라면,

할머니가 온전했더라면.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해질녘이 돼서야 허겁지겁 달려온 아빠에게

"왜 이렇게 늦게 왔어"하고 내뱉기 전까지 눈물조차 흐르질 않았다.

딸의 14살 봄은 초조함에서 긍정으로 그리고 다시 죄책감으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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