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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an한 B Apr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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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방자 엄마의 좌충우돌

매일 조금씩 써 보자고 다짐해 놓고, 거의 한 해가 다 되어서야 다시 페이지를 열었다.사이 아이는 훌쩍 자라 예비 초등생이 되었고, 어느덧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가 한글을 배우면서 나는 스스로 얼마나 오만한 인간이었나를 깨닫고 있다. 주변 어른들의 증언에 따르면 나는 몹시 이른 나이에 한글을 깨우쳤다. 그래서 응당 내 아이도 그럴 것이라 기대했고, 한글을 가르치는 것에 조바심이 갖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여유를 부렸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아이는 손으로 연필도 잘 쥐지 못하고, 선조차 잘 긋지 못하는 때에 한글을 배우고 싶어했다. 이때 낱말 카드를 이용해서라도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줬어야 하는데. 나는 너무 이르다는 핑계로, 금방 배울 거라는 기대로 아이의 바람을 가벼이 넘겨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주변에 글을 읽기 시작하는 친구들이 생기자 아이는 스스로 또 다시 욕구를 드러냈다. "나도 한글 떼볼까?" 주변 친구들에 자극받은 나 역시 부랴부랴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나는 단 한번도 내 아이가 한글을 잘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는 한글을 빨리 깨우쳤고, 단 한번도 글쓰기 교실이나 논술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글쓰기 상을 받았고 대학입시를 치러냈고 학위논문을 썼다. 그러니 내 아이도 한글 정도는, 먹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음식을 집어 먹듯이, 머릿속에 넣을 거라고 생각했다.

맞다. 난 정말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한글이 내 아이 인생에서 허들이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거다. 한글을 어떻게 가르칠지가 아니라, 늘 이후에 어떤 글을 함께 읽을 지, 어떤 글을 함께 써내려갈지만상상한 거다.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그저상상일뿐이었다.저절로 한글을 깨치는 영민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고, 3초 전에 말한 것도 돌아서면 잊기 일쑤였다.

물론 배운 것을 읽어보라 강요하는 엄마에 주눅들어 더 안 읽고 싶어지는 걸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 영향이 가장 크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꾸 묻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면 알려줘야 하고,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 한글을 깨우치는 것 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그 아이는 스스로 성취감까지 있을 거고, 그 성취를 자랑하기 위해 자꾸 읽고 연습할 텐데. 엄마와 함께 연습하고 연습해야 하는 내 아이는 벌써 그 성취감에서 한 발 멀어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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