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몰리션을 보고, 나라도 나를 알아봐 주기로 했다
영화 데몰리션(2016)
감독 : 장 마크 발레 / 출연 : 제이크 질렌할
줄거리 : 하루아침에 사고로 아내를 잃었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한 남자의 슬픔을 찾아가는 이야기.
나는 내가 느끼는 바를 다 인지하고 있을까? 나라고 나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까?
영화 <데몰리션은 이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주인공 데이비스는 함께 타고 가던 차에서 사고로 아내를 잃는다.
이후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내의 죽음을 듣고 병원 자판기에서 초콜릿을 먹으려 하고, 고장으로 먹을 수 없게 되자 자판기 회사에 컴플레인을 한다.
마치 아내의 죽음보다 자판기의 고장으로 초콜릿을 먹지 못한 게 카지노 게임의 인생에 더욱 중요한 사건인 마냥.
장례식장에서 거울을 보며 우는 시늉을 해보지만 데이비스는 도통 슬프지가 않다. 아무 일도 없는 듯 출근한 그에게 장인어른이 남긴 한마디는 슬픔을 찾아가는 시발점이 된다.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
데이비스는 고쳐야 할 모든 것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물이 새던 집의 냉장고도, 삐걱이던 회사 화장실 문도.
결국 아내와 함께 살던 집을 망치로, 포클레인으로 부수는 지경에 이른다.
속 시원하게 물건들을 파괴하는 데이비스는 쾌감을 느끼는 듯했지만, 카지노 게임을 분해하고 고쳐보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일탈을 저지르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과 다를 바 없이 위태롭고 아슬아슬해 보인다.
영화가 시작한 지 1시간 반이 지나고서야 데이비스는 슬픔에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카렌을 만나고, 그녀의 아들이자 순수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사춘기 소년 크리스와 상호작용하며, 결국 진심으로 울음 짓는다. 그동안 자신이 느끼지 못했던 슬픔과 함께, 아내를 사랑했던 기억과 마음까지. 묵혀두었던 진심에 닿게 된다.
우리 모두는 인생 1 회차다. 매일은 우리에게 카지노 게임 겪는 순간과 사건의 연속이다.
이전에 없던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느끼는 감정도 카지노 게임 마주하는 무엇이다.
데이비스는 이미 일상 속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카지노 게임 것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사회 속에서 다른 페르소나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닿아있다.
그의 분해는 집을 파괴하는 과정보다는 누군가에게 해본 적 없는 카지노 게임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잊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 익숙함에 느끼지 못했던 일상 속 감정들까지.
그의 치유는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를 토해낸 자판기 회사를 향한 편지에서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다.
하지만 결국 나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건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결코 나뿐이다.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이해해 주고 돌보는 건 나로부터 시작된다.
억누르고 참아낼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들어주어야 한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살펴보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내가 나를 이해해야 남도 나를 이해할 수 있다. 나부터 나를 돌봐주기로 했다. 나 또한 나로 살아가는 건 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