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14주 차, 서양 노비의 삶이 정점을 찍고 있다. 대학원 노비의 삶은 고국이나 서양이나 고되기는 매한가지구나 싶다.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피똥 피눈물 대 분출 중이다. 학기말을 향해가는 와중에 수강하는 수업마다 파이널 페이퍼 데드라인이 도래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이며, 페이퍼며 할 일이 켜켜이 쌓여만 간다. 하필 이 시점에 연구 프로젝트 업무도 피크를 찍어서, 동시에 세 개 다른 연구 프로젝트의 데이터 컬렉션을 한 번에 런칭카지노 쿠폰. 오, 주여...! 다행히 아직까지 문제가 생겼다거나, 잘 안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할 게 너무 많아서 진짜 울고 싶었다.
동시다발로 런칭한 연구 프로젝트 매니징을 위해 랩 인턴들을 모아 모아 트레이닝을 했다. 여간 진이 빠지는 것이 아니었다. 인턴아이들에게 세 개의 다른 복잡한 연구 프로젝트를 이해시키고, 일을 나눠주고, 그 일을 할 수 있게 자동화된 시트를 만들고, 이슈 로그도 만들고, 각종 연구 플랫폼들을 셋업하고, 사용법을 알려주고 등등 손이 가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런칭 셋업에, 인턴 교육까지 담당하느라 환장 파티인 와중에 아침 10시 연구 미팅을 앞두고 지도 교수님이 전날 밤 11시에 익일 미팅까지 해달라며 일을 줘서 스트레스를 옴팡 받았다. 사장님 나빠요……. 사실 지도 교수님이 웰빙의 수호자라 이런 일이 잘 없는데 이번 데이터 컬렉션은 교수님도 시간관리를 못하신 것 같았다. ‘아오 그러게 왜 학기의 가장 바쁜 때에 런칭을 하자고 해서!’하는 말이 턱 끝까지 나왔지만 서양 노비는 이 한 번 꽉 깨물고 만다. 덕분에 밤 11시에 넘겨받은 일을 다음날 미팅 전까지 해야 해서 잠을 거의 못 잤다.
카지노 쿠폰 힘들고 지쳤으나, 일들과 데드라인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가르치는 수업에서는 이맘때쯤이면 진상 손님들이 몰려오신다. 한 학기 내내 손 놓고 있다가 성적 받을 때가 되니 발등에 불이 떨어져 나를 조져 성적을 받아내려는 손님들이다. 이번에도 구구절절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며 미팅을 요청한 학생이 역시나 일대일 미팅에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미팅 노쇼 정도는 이제 진상 손님 축에도 안 낀다.
생각해 보면 한 학기 내내 데드라인 한 번도 제대로 못 지키는 학생이, 약속시간에 제때 나타날 리도 만무하다. 역시나 하아아안참 나중에 이메일이 와서는 늦잠을 잤단다. 왜 아니겠니, 이제 기대도 안 한다. 학생이 미팅 잡자고 하면, 내 카지노 쿠폰을 빼서 일정을 잡는 게 아니라 안 나타날 상황을 가정하고, 혼자 일하는 카지노 쿠폰 한 중간으로 잡는다.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 하던 일마저 쭉 할 수 있게.
덕분에 페이퍼 하나 클리어다!
어느 볕 좋은 날에는 통창이 있는 도서관에서 일을 카지노 쿠폰. 위의 사진들에 있는 오피스 자리에서 보통은 일을 하는데, 창문이 아예 없고 되게 어둡다. 오전에 커피로 정신이 쩅-할때는 꽤나 효율이 좋으나, 오후에 점심 후에 식곤증이 너무 몰려오노라면 생산성에 퍽 좋은 장소는 아니다.
그리하야 볕이 쨍한 1층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숲속 뷰 도서관인데다가 사진처럼 창으로 볕이 쏟아져 들어와서 오던 잠이 쏙 달아난다. 어차피 선크림도 꼼꼼히 발랐겠다, 평소 비타민 D 합성할 카지노 쿠폰도 잘 없겠다 그냥 볕 아래 온몸을 맡긴 채 일했다. 소소한 심리학 꿀팁 - 강한 자연광은 멜라토닌을 억제해서 잠을 쫓아내고 몸과 정신을 각성시켜준다.
그런데 왜 박사 오피스 자리는 그토록 어두운 곳에 배정해 주는 것입니까아아
심리 상담 센터로 순간 이동을 해보았다. 다음 주는 행정팀 appreciation week이라서 몰래 감사카드를 써드리기로 카지노 쿠폰. 심리 상담 센터 규모가 꽤 커서 행정팀 선생님들만 6분이 계신다. 사실 한국 웬만한 대학교의 심리 상담 센터는 심리 상담 전문가만 6명 있기도 힘든데, 여기는 행정 인력만 6명이니 참 부러운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늘 프런트 데스크에서 내담자를 제일 최전선에서 맞이하고 케어해 주시는 고마운 선생님들이시다. 또 내담자 스케줄링, 보험 처리, 스캔 등등 각종 행정 업무를 전담으로 해준다. 덕분에 전문 직역 스탭들은 행정 업무에 쓰는 카지노 쿠폰을 최소화하고 심리 상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모쪼록 삶을 한결 편하게 해주는 존재들인 행정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카드를 썼다.
보고 좋아하셨으면 좋겠다!
학내에도 꽃이 많이 폈다. 봄에는 꽃 보고 호들갑 떨러 여기저기 쏘다녀야 하는데 카지노 쿠폰 힘드니 그럴 정신도 마음도 안 난다. 이번 봄은 그냥 출퇴근할 때 보는 것들로 퉁치기로 한다. 나는 이토록 생기를 잃고 시들어가는데 꽃만 예쁘게 잘 피면 뭐하나 싶다. 하는 일들이나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남편도 나 못지않게 힘든 카지노 쿠폰을 보내고 있다. 옆에서 보기 퍽 안쓰럽다. 둘 중 하나라도 성하면 좋겠는데 둘 다 그로기를 보내고 있다. 하루 끝에 둘 다 너무 파김치가 되어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밥으로라도 힘을 내야 할 것 같아서 평일 저녁에 인스턴트 곰탕(?)을 해먹었다. 비비고 곰탕 국물에 소분해 둔 소고기를 푹 고아 얇게 썰어낸 곰탕인데, 생각보다 너무 그럴듯했다. 따뜻한 고깃국이 그렇게 위로가 될 수가 없었다. 둘이 허겁지겁 게눈 감추듯 흡입하고는 기운을 좀 차렸다.
또 다른 날은 된장찌개에 낫토를 두 팩 넣고 팔팔 끓여 청국장을 해먹었다. 그리고 들기름에 부친 계란 후라이와 김을 곁들여 먹었다. 인생 힘들 때 집밥만 한 위로가 없다. 뜨거운 국물로 지치고 고단한 두 박사생 부부의 영혼을 치유카지노 쿠폰. 어느 하나 성한 영혼 없지만, 상호 너덜한 채로 위로하며 버텨가는 나날들이다.
요즘 너무 힘들어서 운동을 거의 못하고 있다. 일주일에 테니스 한 번, 달리기 한 번 겨우 간 것 같다. 그나마 날이 따뜻해서 야외 러닝을 나갔는데, 해 질 녘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선물 같았다. 시골의 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달리는 시간이 꽤나 힐링이 된다. 운동을 더 자주 규칙적으로 하고 싶은데 그것마저 용이치 않아 고충이다. 잠을 못 자니 에너지가 달려서 운동 가기가 쉽지가 않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또 무슨 일이 추가될까 싶어 열기가 두려워지는 나날들이다. 바쁨은 영원하지는 않지만 내가 해서 없애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몇 주 동안은 꽤나 고통스럽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보자.
종강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