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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피 지망생 Jan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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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 조덕배

2018년 1월,접이식 자전거(미니벨로)를 타고 오키나와의 해안가 어딘가를 미끄러져가고 있다. 문제는 지금 시이 새벽 3시라는 사실이다. 아,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공항에서부터 예감이 안 좋긴 했다.접이식 자전거수화물로 받아 조립하는데 안장이 말썽이었다. 오키나와를 여행하려고 새로 장만한 자전거였다.'키나와에접이식 자전거 타고 여행하러 왔다가 자전거 펴보지도 못하고 돌아간 한국인 여행자'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여행 출발 전에 자전거 조립 연습도 몇 번 했데,안장이 썽이냐고.


안장 위에아 페달을 밟으면 안장이천천히 내려갔다.초 후엔 안장이 연결된 프레임의 끝땅에 닿아자동 브레이크버리는 마법. 나는 앞으로 가고 싶은데 온 세상이 나를 땅으로 끌어당기는 듯한 이 프레쉬한 느낌은 뭐지? 하아... 강력 본드라도 사서 고정시켜야 하나? 그런데 본드는 어디서 구한다냐. 다이소? 아, 맞다. 여기 일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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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끙끙대고 있으니 안장도 내가 불쌍했는지 '딸깍'소리를 내며 고정되어 줬다.주인님, 살려는 드릴게.대신 다음에 접이식 자전거로 여행할 땐 준비 확실히 하고 셈.


휴, 다행이다. 안장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시간이 지체되어 바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어느 방향으로 가지? 바다가 저쪽에 있으니까 무조건 바다를 왼쪽으로 끼고돌자!오키나와는 섬이기 때문에 바다를 왼쪽에 끼고계속 앞으로 가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게 되는 세상 단순한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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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가볍게(?) 100km 정도만달리,첫날 숙소로 점찍어 둔 캠핑장에 도착했다. 캠핑장은 산 중턱에 있었다.안장 고치느라 체력반을써버려서자전거끌고 올라갔다.캠핑장 치고는 참 한가하네? 저위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차를 타고 내려오고 계셨다. 아주머니는 내 앞에서 차를 멈추셨다.아니,왜 차를 제 앞에서...이 불길한 예감은 뭐지?아주머니는 일본어로 뭐라하셨는데,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배운 나임에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고, 다만 얼굴 표정으로 보아 이 아주머니가 이빠이 스미마셍 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대화가 안 통하는 걸 아셨는지 아주머니는 영어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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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픈 감은 틀린 적이 없나. 선명하게 들리는 두 단어 Today, Closed. (그렇다. 나는 예약하지 않고캠핑장을 방문다.)오 마이 ,레인지(요즘 초딩 유행어). 부랴부랴 주위 숙소를 검색했다. 반경 20km 이내에 숙소라 부를만한 곳은 없었다.자전거를 끌고산을 터벅터벅 걸어 내려오는데눈앞에 이름 없는 해수욕장이 보였다. 그냥 여기서 자? 해수욕장으로내려가는 길 옆에좌우 2미터 정도 너비의 텐트 펴기 좋은 공터가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일단 드러눕자.텐트 펴는 것도 귀찮아서 침낭만 펴고 벌러덩 누웠다. 옆으로 돌아누우니 바다가 보였다. 바다가 참 예뻤다. ASMR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도 더없이 좋았다.


이 타이밍에 음악이 빠지면 섭하지. 감성저격 3종 세트, 검정치마의 <Team baby, 넬의 <Healing process, 이소라의 <눈썹달 앨범을 틀어놓고 파도소리와 함께 들었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오키나와의 바다를 보며 듣게 될 줄이야. 2시간 반이 흘렀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다 끝나갈 때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졌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하아...시바(견)


시바견


빗방울은 점점 세졌다. 바닥부터 젖을 거라 텐트를 편다 해도 무용지물이었다. 침낭을 개고, 비옷을 입었다. 대책 없이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가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숙소 하나 안 나오겠어? 그렇게걷다 보니 새벽 3시가 된 것이카지노 게임 추천. 서서히 눈은 감겨고, 다리에힘이 풀려 살짝 몽롱한 상태가 되었다. 오늘 자긴 글렀구나, 그냥 가다가 정자라도 나오면 러누워자자. 자포자기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음악이나 들으며 걸을까? 평소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한동안 수의음악만 질릴 때까지 듣편이다. 그땐한창조덕배에 빠져있을 때였다.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슬픈 카지노 게임 추천는 부르지 않을 거야, <나의 옛날이야기...모든 카지노 게임 추천가 밤, 바다와우러졌다.이쯤이면 감정 빌드업대로 됐고, 타이밍클라이맥스를 대로 터뜨려줘야지.


MBC 라디오 <별이빛나는 밤에 마지막 곡은 오키,오키,오키나와에서 새벽 3시에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고 계신 정한량 님이 신청하셨네요. 신청곡 나갑니다. 조덕배의<꿈에. 이 카지노 게임 추천 들으면서 전 이만 물러갈게요.

잘 자요.



꿈에 어제 꿈에 보았던 이름 모를 너를 난 못 잊어

본 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지난 꿈 스쳐간 여인이여


이 밤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바로 그 모습

떠오르는 모습 잊었었던 사람, 어느 해 만났던 여인이여

어느 가을 만났던 사람이여


난 눈을 뜨면 꿈에서 깰까 봐. 난 눈 못 뜨고 그대를 보네

물거품처럼 깨져버린 내 꿈이여. 오늘밤엔 그대여 와요

- 조덕배의 <꿈에 중



잔잔하게 시작해서 악기를 하나씩 쌓아 올려 고양감을 배가시키카지노 게임 추천좋아한다.감성 장인이 손수 말아주시는 <꿈에도 그러한데, 특히 중간에 피아노가 전면으로 치고 나오는 부분('난 눈을 뜨면-'이 부분)을 좋아한다. 카지노 게임 추천 특유의 몽환적 바이브가 몽롱한 내 상태와찰떡같이 붙카지노 게임 추천.지금의 감정을 지속시키고 싶어1곡 반복 버튼을 렀다. 밤바다 위로 옛 추억들이 떠다녔다.


군대 훈련소 마지막 날 행군에서사람이반쯤 잠든 채로 걸을 수 있다는 걸체험한 적이 있다. 중대장 몰눈 감고 걷다가 "186번 훈련병! 앞사람과 보폭 유지 안 하나!" 호통 소리가 들리면 "186번 훈련병!정!한!량! 네! 알겠습니다!" 외쳐놓고,다시 중대장안 보이면 몰래 눈 감고 걷던 그때의 느낌. 다리분명 아픈데기분 좋은 나른함이 느껴지던, 꾸는것만 같던, 새벽에 잠깐 깼다가 '아직 잘 시간 더 남았네? 개꿀'하고 다시 잘 때의 그기분!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때의 나에게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7080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니었다.21세기 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다.


달릴 때힘든 구간을 지나면기분 좋아지는 상태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 부른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감정은 워커스 하이(walker's high)라 부르면 될까? 아니면 리스너스 하이(listener's high)? 진짜 꿈꾸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 '드리머스 하이(dreamer's high)'라 부를 수도 있겠다.


걷다 보니 동쪽 하늘이 서서히 밝아왔다. 주위숙소를 검색해 보니 캠핑장레이더망에 잡혔다.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1평짜리 텐트를 치고바로 뻗었다.간만의 꿀잠이었다. 전날 새벽 내내 들었던 <꿈에피아노 멜로디가속에서도울려 퍼지고있었다.



(덧붙임)

조덕배는 이 카지노 게임 추천 가사를 중학교 때 썼다고 한다. 언젠가 스쳐간 여인을 꿈에서라도 보고픈 마음을 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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