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양록
Music belongs to everyone. 음악은 만인의 것이다,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헝가리의 음악가 졸탄 코다이(Kodály Zoltán, 1882~1967)가 남긴 말입니다. 민요는 어린이의모국어라고 여긴 코다이는 민요나 민속음악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 자신이 구전으로 내려오던 헝가리의 민요를 3천여 곡이나 채보했을 정도입니니다. 코다이 음악을 공부하려는 이는 먼저 자국의 민요 30여 개 이상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알고 있는 자국의 민요를 손꼽아봤습니다. 아리랑, 도라지, 군밤타령, 한오백년, 물레타령, 새타령, 까투리타령, 쾌지나칭칭 나네, 월령가.... 아리랑은 지역별로 다르니까 각각 하나로 치자고 어거지를 써서 겨우겨우 숫자를 채웠습니다.
해외 유학을 간 어떤 목사의 이야기입카지노 쿠폰. 각자 자기네 나라의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이 있었답니다. 자기가 뭐 하나 부르면 영국인이 자기네 카지노 쿠폰라 하고 뭐 하나 부르면 미국인이 자기네 카지노 쿠폰라 합니다. 아는 노래는 죄다 서양의 노래 번역판입니다. 그는순발력을 발휘하여 아리랑곡조에 Amazing Grace의 가사를 붙여 구성지게 불러 제꼈답니다.박수갈채는 받았지만 등에는 땀이 흐르더랍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도 한국인이 지은 찬송곡이 한국 찬송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마나 악보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고 적극적으로 부르려고 해야 될 일입니다. 갈 길이 멉니다.
연암도 이런 난감한 순간에 부딪칩니다.연암이조선의 음악을 소개했거든요. 조선은 처음에는 중국의 악기를쓰다가나중에는 국내에서 직접 제작했다지요. 연암에 의하면 세종임금이 성덕이 있어 박연이라는 뛰어난 음악가를 얻습니다. 박연은 국내산 기장 낟알을 구하고고옥(古玉)을 얻어 아악을 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조선이 이루어낸 성과에 관해 들은 윤형산은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굽힙니다. 참으로 동방의 성덕 있는 임금이라고세종을 찬양하지요.그러면서 덧붙입니다. ’귀국의 노래 몇 장(章)을 들을 수 없을까요?”라고. 왕곡정도 조선의 음조(音調)를 내보라고 부추깁카지노 쿠폰.
연암이 언뜻 생각난 것은 몽금척(夢金尺)과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입니다. 몽금척(夢金尺)은 정도전이 지은 곡으로 궁중 연회에 쓰던 무악입니다. 태조의 꿈에 나타난 신령이 “문무를 겸비하고 덕망과 지식이 있어 백성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라면서 태조에게 금척(金尺)을 주었다는 내용입니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정인지 등이 지었습니다. 한글 창제 후 한글 버전으로 만든 곡으로, 태조의 선조 6대에 걸쳐 하늘의 명에 따라 조선을개국했다고 칭송하는 노래입니다. 연암이 창졸간에 악보와 반주없이 부를 수 있는 카지노 쿠폰가 아니지요. 해외에서 갑자기 K-pop을 불러보라는 요청을 받은 연암이 사양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 눈에 선합카지노 쿠폰.
이 두 곡이 의식의 노래인 만큼 벼슬아치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연암이 자주 접하지는못했을 것입니다. 실은 우리도 무엇이 우리 것인지 잘 모릅니다. 너네 노래를 하라고 요청을 받는다면 연암처럼 멘붕이 올 테지요. K-Pop도 우리 것이라기에는 양악의 일종일 터이고, 구전되는 아리랑과 도라지 같은 민요가 우리 것일 터인데, 아악이 아니라 속악이니 만큼 선비인 연암의 안테나에 걸리지를 못 했네요. 연암은 지지리 고생만 시킨 아내에게 위로하는 편지를 쓰고 싶어도 한글을 쓸 줄을 몰라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가 한글을 알았더라면 훨씬 더 넓고 넓은 속악의 세계를 마음껏 누비고 다녔을 텐데, 라는부질없는 생각이듭니다. 음악은 만인의 것이지만, 모국어의 정서를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쉽게 누릴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