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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pr 23. 2025

무료 카지노 게임는 퇴직이 두렵지 않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해 본 적 있나요? 배신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작정하고 사기 치는 게 있다면 의외의 모습을 볼 때도 배신감을 느끼곤 하죠. 물론 악한 감정은 없죠. 같은 직장에 다니고 똑같이 야근하고 주말도 없이 일했는데 어느 날 뜬금없이 자격증을 땄다며 자랑할 때 배신감이 듭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동안 나를 돌아보며 한없이 작아집니다. 여러분은 이 둘 중 어느 쪽인가요? 배신을 당하는 쪽인가요? 자기를 위해 열심히 산 덕분에 배신하는 쪽인가요?


돌이켜 보면 저는 배신 당하는 쪽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만의 인생을 살기 위해 늘 분주했던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더 열심히 살았던 거죠. 그들은 대개 겉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일하고 저녁과 새벽에 자기만의 꿈을 좇는 야망가로 살죠. 매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목표를 향해 한 발씩 나아갑니다. 두 개는 기본, 세 개 네 개의 일을 동시에 해냅니다. 혀를 내두를 만큼 빈틈없는 일상을 살아냅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어느 날 짠하며 그간의 성과를 드러내죠. 부동산 투자로 노후 자금을 마련해 놓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평생 직업을 갖고, 창업으로 두 번째 인생을 위한 밑바탕을 마련하죠. 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않는다는 거죠. 지나가는 말로 슬쩍 한 마디 던지게 전부입니다. 그 한 마디에 배신감을 찐하게 느끼고 나를 다시 돌아보며 한없이 초라해집니다.


배신감은 한편으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 성과를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자기도 그만큼 노력해 성과를 내는 동기로 활용하는 거죠. '너도 하는 데 나라고 못할까?'라고 말이죠. 모든 시작은 결심이 먼저입니다. 해보겠다 마음먹으면 방법이 보이죠. 방법을 따라 차근차근 행동으로 옮기면 성과도 조금씩 나는 법이고요. 하지 않았을 땐 막막하고 막연했던 것도 막상 결심하고 시도하면 의외로 쉽게 느껴지기도 하죠. 두려움은 실체가 없습니다. 생각이 만든 허상입니다. 우리는 실체가 없는 것 때문에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배신을 당하는 꼴이죠. 바꿔 말해 행동하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망설이고 주저할 이유도 없어지죠. 결국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체 주변 사람이 부러워하는 '배신자'가 될 수 있죠.


'배신자'의 미소를 머금기까지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은 남이 잘 되는 꼴을 보지 못합니다. 겉으로 추켜세워도 속으로 배 아파하는 게 인간이죠. 저도 다르지 않고요. 그런 관심을 받지 않으려 물 위에 떠다니는 백조 마냥 물 아래에서 부지런히 발길질하죠. 바라는 성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게 대부분입니다. 될 때까지 시도하고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죠. 몇 달안에 승부 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약 없는 도전도 있는 법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된다는 믿음으로 될 때까지 밀어붙입니다. 한계에 도달해도 다시금 그 한계를 넘어서죠. 온갖 고통에 익숙해질 즈음 성공이 보상처럼 주어지죠. 드디어 배신자가 되는 겁니다.


배신자가 되기까지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를 위한 공부도 여럿이 함께 하는 사업도 결국 혼자될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신자의 또 다른 특징은 사람과 거리를 둡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려면 포기해야 할 게 분명 있죠. 사람을 끊을 때 혼자되는 시간도 많아지는 게 당연한 순리이죠. 그 시간에 오롯이 자기에 집중하며 점차 격차를 벌이게 되고요. 만약 혼자 있지 못하면 성과도 더디거나 포기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든 '시간과 노력'이라는 절대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게 이치입니다. 시간과 노력은 오직 혼자될 때에만 내 안에 쌓일 것입니다. 쌓이고 쌓여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됐을 때 비로소 성취하고 당당히 배신자 타이틀을 달게 되죠.


지난 8년 직장에 다니며 하루 3시간 이상 혼자됐습니다. 그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투자했습니다. 책 읽고글 쓰면서 말이죠. 그리고 얼마 전 두 번째 인생을 위해퇴직을 결정했습니다. 퇴사 이유도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8년 동안 이중생활을 청산한다고 말했죠.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그 성과로 책도 몇 권 냈다고 알렸죠. 같은 직장에 다니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혀를 내두릅니다. 일종의 배신감도 들지 않았을까 싶고요. 그들의 반응에 저도 속으로 만세를 외칩니다. "나도 이제 배신자가 되었다"라고 말이죠.


50년 살아보니 한 가지 배운 게 있습니다.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겁니다. 누구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오직 자기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자기를 위한 삶을 위해 누구나 한 번 배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배신자가 되면 적어도 남들에게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삶을 사는 거죠. 우리는 사회 안에서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할 때가 있다면 혼자 떨어져 자기만을 위한 인생을 살아야 할 때가 옵니다. 그때를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사람 사이에서 혼자되는 시간을 갖는 거죠. 그 시간에 내가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시도하면서요. 무언가 찾게 되면 변화도 찾아옵니다. 다르게 살 기회입니다. 기회는 누가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자기를 탐색하며 이것저것 시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죠. 각자가 바라는 그 무엇을 얻기 위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배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배신당하는 이가 얼마나 얼얼해 하는가에 따라 내 삶도 더 근사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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