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는 카지노 쿠폰 집에서 태어나볼래!"
"카지노 쿠폰 생에도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고 싶어요!"
유퀴즈에 엄마와 함께 출연한 샤이니 키는 제작진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모든 걸 다 잃어도 부모님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는 고백과 함께.
그 따뜻한 말에 혼자 감동받은 나는 아들의 방으로 달려가 해당 장면을 설명해 주며 물었다.
"너는 어때?"
잔뜩 기대하고 물은 말이었다. 어쩌면 당연히, 너무나 당연히 "나도 그래!"라는 답을 기대하면서.
그런데 아들은 아주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다음 생에는 다른 집에서 태어나보고 싶어. 다른 인생도 경험해보고 싶거든!"
대답 끝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아이는 내가 온몸으로 토해내는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읽었는지, 말 끝에 말들을 계속 덧붙였다.
"엄마도 그렇지 않아? 엄마는 다음에 또 아빠랑 결혼하고 싶어?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지 않아?"
우물쭈물, 그래도 말은 하고 이 상황을 마무리해야겠기에,
"아니 뭐, 너를 다시 낳고 살 수 있다면 아빠랑 또 결혼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지."
아들 방에서 나왔는데 내내 섭섭한 맘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음 생 같은 현실적이지도 않은 질문이 뭐라고.
T다운 대답이라고 생각했다가, 아니 설령 그렇더라도 말이라도 '당연히 그렇지'라고 답해주면 안 되나?
쪼르르 남편에게 톡을 보냈더니 남편으로부터 자기도 너무 슬프다는 짧은 답장에'ㅠㅠ'를 붙여서 보내왔다.
그로부터 이틀 뒤, 아이 친구 가족을 만나기 위해 대전에 갔다. 기차를 타고 대전역에 내려 지하철을 탔다가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낯선 동네를 지나고 있는데 불쑥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는 요즘 인생이 좀 재밌어!"
솔직히 카지노 쿠폰 집에서 태어나보겠다는 아이의 대답이 내내 어딘가 얹혀있는 기분이었던 나는 그 한마디에 체증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랬구나, 아이는 인생이 재밌구나, 그래서 다른 인생들도 다 나름으로 재밌고 경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또 다른 인생에 대해 도전하고 탐구해보고 싶은 맘으로 이어지는 거구나, 너는 잘 살고 있구나,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구나'하는 마음에.
나는 그때 알았다. 지금의 삶과 인생에 대한 평가가-그것이 무척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즐겁다 하더라도- 같은 삶의 반복을 꿈꾸는 것을 넘어 다른 삶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만의 해석일 수 있고 '꿈보다 해몽'일 수도 있겠지만, 인생이 재밌다고 말하는 우리 집 청소년이 앞으로도 계속 그 모드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알 수 없는 다음 생 따위야 뭐 어떠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