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운전면허 따지 않게 한국에서 하고 오세요
이론수업을 들었으니 이제 한 고비는 넘긴 것인가?
천리길도 한 걸음이라지만 면허를 다 끝내고 난 지금에서 되돌아보자면, 사실 이건 아주 미비한 진전에 불과하다.
아무리 어린 독일인 친구들 사이에서 수업 듣는게 어렵다고는 하나 가만히 가마니처럼 앉아있어도 되는 일이었으니까 ㅎㅎ
면허를 따는 과정에서, 필기카지노 게임까지 다 붙은 후 주행을 시작하는 방법도 있지만 처음부터 필기와 주행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빨리 따고 싶어서 동시에 하고 싶었으나 학원에서는 필기를 먼저 하라고 했다. 주행을 해줄 선생님들 스케줄이 꽉 찼다는 것. 극구 우겨서 주행할 이유는 없었으므로 알겠다고 했다. 그러나 면허를 빨리 따야하는 상황이라면, 혹 필기카지노 게임에 합격하지 못해 시간이 한없이 흘러가는 경우라면 주행을 같이 해도 된다.
이론수업을 들었고 책도 있으니 시험준비는 책을 달달 외우는 것으로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러나 독일답지 않게 필기시험 준비하는 앱이 있었다. 앱을 통해 필기시험을 준비할 수 잇었다. 앱에 들어가면 이론 내용이 들어있어 복습할 수 있고, 필기시험과 같은 방식으로 모의고사를 볼 수 있었다. 모의고사에 나온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문제와 답만 달달 외우면 되고, 앱으로 반복학습하면 만사 오케이!!!! 라고...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정말 큰 오산이었다.
일단, 독일어라서 무조건 어려웠다. 거기다 운전에 필요한 단어는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고, 시험이다 보니 표현 자체가 고급스러웠다. 쉽게 한국어로 예를 들면'차를 몰고 가다가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돼.' 라는 일상표현이 '운행하다가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십시오.'라고 표현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해하기 어려워 구글 번역기를 돌려야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번역했는데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1184개라는 예제도 생각보다 많았다. 40대 중반의 머리로 외우기가 쉽지 않았을뿐더러 문제가 비슷하고 교묘하게 헷갈리는게 많아 무작정 외우기가 어려웠다. 이해를 하지 않고 통으로 외운 다는 건 불가능했다.
문제가 단답식이 아니라 다답형이었다. 답이 1개라면 이리저리 머리 굴려가며 찾아낼 수 있을텐데 2개이도, 3개이기도 하니 잔머리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어설프게 공부하면 안 되었다. 확실하게 알아야 문제를 맞출 수 있었다.
카지노 게임은 총 30문제에 100점 만점인데 커트라인이 90점이다. 5점짜리 문제 2개만 틀려도 불합격인 것이다. 문제가 적은 것 같으나 2개만 틀려도 불합격이라서 거의 완벽에 가깝게 공부를 해야지만 붙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이다. 아리송해서 적당히 찍었다가는 불합격이다.
이런 이유들로 머리 쥐어뜯으며 공부해야했다. 나이 40대 중반에 면허 필기카지노 게임 준비한다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몰려왔다. 젊었을 때 한국에서 따지 않은 내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돈 왕창 깨지지, 머리 터지지, 사서 고생하는구나 싶었다.
30문제씩 1세트를 풀면 내가 달성해야할 목표 중 1퍼센트가 달성되었다. 앱 화면 가운데에 달성한 퍼센트를 알려주는 동그라미가 있고, 그 동그라미는 신호등을 의미해서 빨강에서 노랑, 노랑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어가며 카지노 게임준비가 되어감을 알려준다.
머리털 쥐어 뜯으며 1세트를 풀고 나면 1퍼센트가 올라가고, 또 다시 반복하면 1퍼센트가 올라가고... 이때 너무 많이 틀리면 1퍼센트를 안 올려준다. 틀린 문제를 싹 모아 복습하게 하고 복습할 때 다 맞추면 다시 1퍼센트를 주고 그 다음과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40퍼센트 모았을 때가 난이도 최고여서 30문제 중 반 맞추기도 어려웠고 내용도 어렵고 제자리 걸음을 하다 못해 퇴보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지니 50퍼센트를 넘어갔다. 그러자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노란불로 바뀌었다!! 1184개의 예제를 한 번씩 다 푼 시점이 되었고, 카지노 게임 시뮬레이션 모드로 전환되어 진짜 카지노 게임처럼 30문제를 풀고 나면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떴다.
그런데.. 그런데... 왜 다시 새로운 문제가 나오는건지 이해가 안 되었다. 모든 예제를 풀었다고 하더니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 내가 싹 다 잊어먹은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복잡한 미로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나갈 구멍은 있는가? 끝은 있는가? 카지노 게임 날짜는 점차 다가오는데 그 전에 준비를 마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