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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Apr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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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아. 안녕. 국어쌤이야.

먼저 이렇게 편지를 받아서 놀랐지? 선생님은 종종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 주곤 하는데 올 해 첫 편지는 바로, 태영이가 되었어. 2023년도 1학년 6반에서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멋있게 성장해서 중학교 3학년이 된 태영이를 보면 참 대견하고 기특해. 암튼, 지금부터 오글거릴 수는 있는데 그냥 선생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면 좋을 것 같아.


1학년 6반에서의 너는 조용하고, 재밌고, 유쾌한? 그리고 약간의 독특한 면을 보이는 학생이었다고 생각해. 늘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존중합니다.”라며 이야기 해주는 그 말 한마디에 담임을 하지 않으면서 1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큰 힘을 얻었단다. 선생님은 낯을 무척 가리는 스타일이라 한 번 친해지려면 최소 6개월, 진짜 심하면 1년은 걸리거든. 그래서 당시 1학년 너희들은 친해지기가 조금 어려웠어. 내 기억에 너희들도 약간은 낯을 가리고, 그리고 나도 낯을 가리니까. 그래서 조금 어색하다? 어렵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런 생각을 깨 준 것이 태영이랄까? 그래서 2학년 올라가서도 태영이는 문득문득 생각이 나더라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아. 사실, 너에게 되게 고마운 게 있는데.

샘이 작년에 책을 한 권 독립출판했거든. 독립출판은 뭐냐... 정식 출판사를 통해 출판한 게 아니라 ISBN은 받되 개인적으로 출판하는 걸 말하는데 암튼 그걸 했거든. 그러면서 내가 만난 아이들 이야기를 기록했단 말이야. 사실 그런 계획은 매년 했었는데 그걸 실천할 수 있게 해 준 게 바로 네 말 한마디였어.


너는 기억 못 할 수도 있는데 23년도에 너희 1학년 6반 수업을 하고 나오는 길에 (아마 그때도 내가 수업하면서 선생님은 책을 쓰는 게 목표인데 혹시 어디에서고 너희들 이야기 같은 게 보이는 책이 있다면 그건 너희들 이야기가 맞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을 건데.) 그때 네가 나한테


“선생님. 책 나오면 알려주세요.”라고 말 한마디를 건넸거든?


그게, 뭐랄까 큰 동력이 되었어. 학기 중엔 너무 바빠서 엄두도 못 냈는데, 24년도 2월 즈음에 그 말이 생각나는 거야. 그래, 한 번 써 보자. 애들 이야기를 기록하면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되고 좋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그렇게 1년을 작업해서 24년도 12월에 책을 완성했어. 완성도로 치면 턱없이 부족한 책이지만, 그래도 너무 뿌듯했고 지금 3학년 중 몇몇의 이야기는 그 책에 실렸어. 그 책 속의 주인공들 중에서도 제 이야기인 것을 아는 아이들도 있고 모르는 아이들도 있고. ^^


사실, 그 책 속에 네 이야기를 너무 적고 싶었는데 분량 때문에, 적지 못했어. 아쉬운 마음에 샘은 혼자서 시즌 2를 준비 중이고 지금 진짜로 선생님의 개인 블로그에 차곡차곡 글을 적고 있어. 올해는 담임은 하지 않지만 행정적인 업무가 많은 부서로 가게 되어서 개인적인 짬이 많이 나진 않아.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 글을 쓰는 선생님으로 남아 있으려고.


그래서, 너한테는 개인적으로 꼭,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그러니, 그 책은 사지 말고 기다리렴. 샘이 책을 선물해 줄 테니.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이야. 왜냐면, 책 선물을 해준 아이들이 거의 없거든^^ 다 사서 보라고 함 ㅋㅋ 근데 너는 내가 책을 쓰게 한 동력을 준 아이니까. 특별히. 단, 학교에서 읽지 마 제발...ㅋㅋ)


암튼, 카지노 게임 사이트아.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 많아서 이야기가 길어진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넌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야. 너는 따뜻하고 선하고 너그러운 아이이기 때문에 네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울림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지금 내가 느끼기에도 2반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약간 놀리기? 도 하지만?) 그 건 네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 때문이 아닐까. 크게 화내지 않고 천천히, 하지만 제 색을 찾아가는 네 모습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나는 한 번도 너의 담임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항상 지금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성장하여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언젠가 네가 졸업하고도 더 시간이 흘러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선생님은 믿어 의심치 않아. 그러니 너를 믿고 지금처럼 잘 헤쳐나가기를.


참, 카지노 게임 사이트아. 그리고 꼭 하고 싶었던 말!


수업 시간에 책 읽는 부분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었는데. 나 역시 국어선생님이지만 중학교 때 수업이 너무 듣기 싫으면 책을 몰래 읽곤 했어. 때로는 어떤 수업 시간이든 그렇게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면, 책을 읽곤 했지. 책 속의 세상이 너무 좋아서. 그런데 막상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내 수업 시간에 책을 읽는 친구를 보니 썩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


‘내 수업이 재미가 없나.’

‘내 이야기가 흥미를 끌지 못하나.’

‘내가 잘 가르치질 못하나?’


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돼서 마음이 불편했어. ㅠ.ㅠ 어떤 책이든 책은 나의 세상을 확장해 주는 거라 좋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아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내가 책을 쓰게 만들어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내 수업에 책을 읽으니 참.. 마음이 복잡하더라고.


태영아. 네 책을 빼앗거나, 하는 것은 하지 않을게. 네가 용돈을 모아서 열심히 모은 책을 어떻게 내가 그렇게 할 수 있겠어. 다만, 선생님은 네가 국어 시간만큼이라도 책 대신 학습지를, 교과서를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인거지. 대신에 선생님이 조금 더 수업을 재밌게, 생각할 거리가 많게 준비해 볼게. 그러니! 제발! 국어 시간엔 책을 읽지 말아 줘. 선생님이 조금 많이 속상할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간혹 가다 책을 읽을 순 있겠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우리 한 번 둘이서 열심히 노력을 해보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부끄럽지 않은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될게.


와. 여태까지 편지 써 준 친구 중에 역대급으로 길어졌다. 와우.

오늘은 금요일. 학부모 총회가 있어 집에 일찍 가는 날.^ㅡ^

오늘 하루도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길 바라고.

언제고 반갑게 인사하고 즐겁게 소식을 나누며 하루하루 행복해지는 그런, 1년 보내자. 그럼 안녕.


2025년 3월 21일 (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덕분에 책을 쓴 국어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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