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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연 Jan 14. 2025

아침 옥상의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아침에 책상에 앉으면, 창문 너머 내려다보이는 이웃집 옥상에 노란 무료 카지노 게임 한 마리가 자주 앉아 있다.

에어컨 실외기나 건물 난간에 앉아 몇 시간씩도 보내는데 아마도 햇볕을 쬐기 위해서인 것 같다.

오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날이 흐려서,라고 적으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나 훌쩍 난간 위로 올라가 앉았다.

햇빛과 상관없는 것이었나?

아침마다 이 아이를 보는 게 작은 낙이 되었다. 저 풍성한 몸체를 마음으로 껴안는다.


잠에서 깨어나며 누워 미적이는 동안, 세상에서 내가 하는 일 중

일부러 힘을 내어 이른바 엄두 결심 시도 등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어지는 것이란 오로지

꿈꾸는 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꿈을 좋아하는 거였어.

꿈의 그 입체적인 화면이란 영화 보기와 비슷한 듯도 하지만,

영화만 해도 영화를 보기까지의 시간 마련과 기분의 조성, 영화 보는 동안의 주의 집중, 약간의 사고력 등이 필요하다.

요즘 나는 이런 에너지조차 마련되지 않아, 유튜브의 영화 축약본들을 보기도 한다.


내가 움직여야만 움직여지는 세상이라는 게 늘 버거웠다.

일부러 해야만 무언가가 발생한다는 게 노고로웠다.

'엄두'라는 걸 낼 엄두를 잘 못 내는 인간으로서, 언제나 마이너스인 에너지를 끌어올려 살아야 하는 나로서.

지금 이렇게 쓰는 것도 일종의,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펌핑,

아침에 쓰는 글의 효능이라면 내겐 이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사방을 관망한다.


우리나라에서 이상한 겨울을 보내는 동안, 그렇다고 다른 세상이 무사히 돌아가고 있지도 않다.

태어나 저렇게 오래 진화되지 않는 산불은 본 적이 없다.

사회적 긴장, 엄청난 자연재해, 전쟁 지역에서 매일의 죽어감, 그런 한편

어떤 이들은 최선을 다하여 즐거움을 찾아다니고 누린다.

내가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각자의 일상에 충실하고자 분주하다.

같은 세상 안에서 온갖 다른 일들의 공존이 더욱 비현실적인 요즘이다.


사람이 죽기 전에 마지막 의식 속에서 간절히 떠오르고 그리워하게 되는 것들이란

그동안 자기 일생의 성취, 찬란했던 순간들 같은 게 아니라

이를테면 매일의 숨, 매일의 커피 같은 평범한 일상이라고 한다.

아침 시간을 누릴 때마다 이걸 되뇐다.

행복은 일부러 찾아다니는 거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를 일깨우거나 만드는 것인지도.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느 집에서 날아가는 연기를 바라보고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바라본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식빵 자세를 바꾸어 앞다리를 잠시 폈다 다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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