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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연 Apr 21. 2025

2025년 4월 21일, 랩을 하다 카지노 쿠폰 되다



https://www.youtube.com/watch?v=tiGosjHmg78






"그럼..... 다음 주엔 비트를...."


랩 선생님 비트를 고르신다.



"다음 주에는 Coi Leray 목소리와 플로우를 커버해서 우리말로 카지노 쿠폰 해오세요."



(부스럭부스럭) 나, 일어나기 전에 휴대폰을 본다.



"앗 선생님! 저..... 지난번에 응모했었거든요. 당선되었어요!"



선생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축하받고 방을 나선다.


해가 길어져 이젠 퇴근 무렵 저녁도 어둡지 않다.



카지노 쿠폰은, 자주색 티셔츠를 입고, 하얀 조거 팬츠를 입고, 연한 분홍 양말을 신었다.


이 옷과 양말은 해져도 버리지 않으리라.




카지노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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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낭독회에서


육호수 카지노 쿠폰의 시집에 사인을 받을 때였어요.


카지노 쿠폰께서 제 이름이 필명이냐고,


마치 카지노 쿠폰 이름 같다며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고 했어요.




지나가는 말씀이겠지, 하면서도 은근


어쩐지 예언처럼 다가왔어요.


'혹, 조금만 더 하면 되려나?


운명이 가까이 왔나?'


하며 괜히 설레기도 했지요.




그랬었는데,


저 카지노 쿠폰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가끔 응모하고,


몇 번 당선되고,


그런가 하면 모두 반려하고,


그러고서 후회하고,


이러다 이번 생애엔


등단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러다 카지노 쿠폰은 재작년에 최종심에 올랐던 곳에


또다시 응모하여 당선이 되었습니다.




금주하고 있지만


몇 방울 마셔야겠어요.


카지노 쿠폰이 삶에서 가장 기쁜 날


다섯 손가락 안에 들 테니요.


제일 기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또 무슨 기쁜 일이 더 생길지 모르니까요.




천 번을 접어야 학이 되는 사연을~~


이런 노래가 있죠.


이건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 여겼어요.


천 번을 접어봤자 학이 되지 않고


그저 종이학 천 개만 쌓이고 마는,


그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하면서요.




작년 말에는


그동안 쓴 시를 모조리 세어 보았는데


올해 몇 편만 더 쓰면 1000편이 되더라고요.




천 편을 써도 충분조건은 아니기에


올해 천 편 쓰는 날, 그저 케이크나 하나 맞춰서


자축이라도 하기로 했었죠.




그런데 이제,


종이학 말고 진짜로 학이 되는 걸까요?




그러나 종이학도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진짜 학은 종이학이 되어볼 수 없잖아요?




제가 카지노 쿠폰이라는 이름에 합당한지는 모르지만


너무 좋아하는 것은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시란 저에게 그런 것이랍니다.




운명의 고약함을 잘 아는 저는, 너무 기뻐하면 그 뒤에 액이 숨어있다 노릴까봐


조금만 줄여서 기뻐해야 하나, 운명의 눈치가 보였어요.



그냥 카지노 쿠폰까지만, 되는 대로 실컷 기뻐해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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