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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r 22. 2025

카지노 게임 너는 어땠어?

2025년 3월 21일 -『그래도 우리의 나날』이 불러온 카지노 게임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1.

그래도 우리의 나날.

도서관 입구큐레이션 추천 서가.추천 도서 가운데 오늘 눈길을 끈 건 시바타 쇼의 그『그래도 우리의 나날』(권남희 옮김, 문학동네)이었다. 그 책을 추천한 이가추천한 이유 가운데는 신형철의 짧은 글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

신형철 평론가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세계 최고의 소설'보다 신형철 평론가의 '내 인생의 소설'이 훨씬 궁금했다.


아내에게 도서관에서 빌린 책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우리의 나날』이라는 제목이 생각나지않고, '시바타'라는 특이한 이름만 생각나서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했다. 신형철, 시바타, 책 추천.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③그래도 우리의 날들 - 시바타 쇼.
경향신문 연재 컬럼이었다. 신형철 평론가는 2018년에쓴 이 글의 끝에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세계 최고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소설이다.'라고 썼다.'내 인생의 책'은 명사들이인생책 다섯 권을 소개하는 연재였다. 2022년까지 이어졌다. 소설가나 예술가도 있고 어떤 어떤 기관의 '장'들도 많았다.



...시대를 바꾸는 건 어떤 카지노 게임을 하느냐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권위의 구도 바깥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불러오느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3.

온라인 경향신문에 들어가 '내 인생의 책'을 넘겨보다가, 또 클릭! 클릭!하며 옮겨다니다 보니 어느새'위근우의 리플레이'를 읽고 있었다.안성재 셰프가 손석희의 카지노 게임들에 출연해 말한 '워라밸'이 이슈인 듯했다. 며칠 사이 여러 지면에서 봤다.

안성재의 ‘워라밸’ 발언과 명사 토크쇼로서 <손석희의 카지노 게임들의 한계 : 경향신문


위근우 작가(기자)는 '문제는 이처럼 개인화된 미덕이 사회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담론화되는지에 대한 저널리즘적 고민과 카지노 게임이 동반되지 않을 때, 명사의 성공담은 흔한 자기개발과 공정의 서사로 환원된다는 것
'라고 전제하며, 안성재 셰프가 말한 워라밸의 위험성과 좀 더 깊이 있는 카지노 게임들로 나아가지 못한 손석희의 진행을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한국경제TV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규제 예외'로 안성재 셰프의 인터뷰를 활용한 사례를 들었다.


나는 위근우 작가의 글 가운데 '미래라는 것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해졌기 때문에' 지금 워라밸을 추구한다는 말에 동의했다. 그리고 그가 던진 마지막 '카지노 게임'을 인상깊게 읽었다.


'정말 시대를 바꾸는 건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할지 이미 정해진 권위의 구도 바깥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불러오느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카지노 게임


4.

며칠 전 '유발 하라리: AI 시대, 인간의 길' 강연에 다녀왔다. 유발 하라리는 스스로생각하는 정보(AI)의 등장을 경고했다.심지어 먹지도 마시도 잠을 자지도 않으며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일을 수행하는. '트렌드코리아2024'가 뽑았던 열 가지 키워드 가운데 '호모 프롬프트'가 있었다. 프롬프트에 어떤 카지노 게임을 할 것이냐? AI에게 무엇을 묻고 또는 입력할 것이냐?이것이 무척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AI가 어떤 존재로 진화
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인류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개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AI에게 카지노 게임하며 AI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혀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반대로 종속될 수도 있겠고.뜻밖에도 중요한 건 인간의 불완전함이다.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나조차 나를 알 수 없는 게 인간이고,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를 너무도 잘 아는 게 AI일 테니까. 그 차이가 둘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지 않을까.



5.

잊을 뻔했다. 신형철 평론가가 경향신문'내 인생의 책'에 밝힌 인생 책은 다음과 같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⑤성의 변증법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④스토너 - 존 윌리엄스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③그래도 우리의 날들 - 시바타 쇼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②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 손턴 와일더

[신형철의 내 인생의 책] ①두이노의 비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그 세번째 책, 시바타 쇼가 쓴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같은 문장을 두 번 반복하며 끝이 난다.

"카지노 게임 너는 어땠어?"

"카지노 게임 너는 어땠어?"

아직 읽지는 않았다. 읽기 전에 마지막 장부터 열어봤는데(늘 그러지는 않는다) 이 문장을 읽고나니더욱 궁금해졌다.『그래도 우리의 나날』을 읽고 나면이 두서 없는 글에 질서가 생길 수도. 아님 더 큰 카지노 게임이 생겨날지도.물론 질서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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