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센스 Feb 04. 2025

폐기표본 전략 안 쓰는 카지노 게임

친구가 폐기카지노 게임에 대한 영상을 보내준 적이 있다.

좋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낸 사람이 있는데, 앞의 약 37%의 표본을 폐기 표본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잘 맞는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소개를 받는다고 하면 5명 중 앞의 두 명은 우선 보류하고 세 번째 사람부터 결정을 하면 되고, 10명을 만난다면 4번째 사람부터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영상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친구랑 통화하며 난 너무 폐기카지노 게임이 없어서 문제라고 했다. 반장난으로 기회가 되면 다 사귀거나 썸탔다고 했다고 했다. 친구가 농담으로 “걔는 좀 넘어갔어야 됐지 않니?”라고 했다. ㅋㅋ 그래도 난 여전히 그 “걔”가 해줬던 따뜻한 말들에 위로받았던 기억으로 산다.


그러고 보면 난 뭐든 꽂히고 반해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었다.


옷도 꽂혀서 사고 주얼리도, 가방도 꽂혀서 사고 지낼 집들마저도 꽂혀서 계약했다. 10년 전에 꽂혔던 가방을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 딱 그 가방을 샀고, 몇 년 전부터 생각하던 여행지를 결국 갔다. 수많은 예쁜 가방, 좋은 여행지들 속에서도 마음속에 있는 딱 그것, 그리고 그곳이 실행에 옮길 땐 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선택지였다.


아마 난 열 명의 카지노 게임을 소개받을 일이 있었더라도 첫 번째 카지노 게임이 마음에 꽂혔다면, 열 명을 모두 만난 후에라도 어떻게든 첫 번째 카지노 게임을 다시 만나보려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예 폐기표본 전략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첫 번째 나타난 선택지가 마음에 들었다면 바로 그 첫 번째 선택지를 선택했다. 최소한 선택을 하는 순간에 만큼은 두 번째 기회에 미련 가져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집계약도, 쇼핑도, 연애도, 다른 인생의 중요할 수 있는 선택들도 늘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론 빠른 선택을 하고 이후에 내가 너무 섣불렀나, 다음 옵션을 기다렸어야 하나 하고 후회한 적도 있다. 그럴 때조차 수학적 최적보다는 운명 같은 것을 믿는 사람이라 내가 이것들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것들이 운명적으로 내 삶에 다가와 만나게 되었다며 내 섣부른 선택을 합리화했던 면도 있다.


첫 번째 선택이 있어야 두 번째 선택도 있는 거라고, 이 사람을 만나고 겪어봐야 다음 사람도 있고, 이 집에 살아봐야 다음 집을 고르는 기준도 생기고, 이 일을 할 기회를 잡아야 다음의 선택지도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게 지금 주어진 기회를 잡을 것이냐, 잡지 않을 것이냐의 기로에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당연히 기다리면 다음 기회가 오고, 더 좋은 선택지가 나를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이 순간 내리고 싶은 그 선택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온 모든 시행착오의 데이터와 내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무의식적 직감까지 이미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기회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진짜로 기회일 수도 있다.


매 순간 그래서 내 첫 번째 직감을 믿으려고 하는 편이다. 세 번째까지 기다리지 않고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르고 싶다면 그 마음을 신뢰하고 존중하려고 한다.


어쩌면 폐기카지노 게임들은 이렇게 끌리지 않고 꽂히지도 않은 채 그냥 공기처럼 스쳐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참고영상 :

https://youtu.be/DqSeq7UVGfU?si=L9w7FrzHnR62MgV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