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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서아 Apr 08. 2025

[머리말] 카지노 쿠폰 채우는, 채움일기

내 안의 카지노 쿠폰 하나씩 다 채워가다 보면...


카지노 쿠폰일기라고 쓸까도 했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이라는 단어에 오래 머물기 싫어서

“채움카지노 쿠폰”로 이름 지었다.

채움이라는 단어는 응원처럼 느껴지거든.


결혼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임신준비가 뭘까 했는데,

필요한 예방접종을 맞고(간염, 풍진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걸 사전에 정리하고(사랑니 발치 등)

엽산을 챙겨 먹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습관화하는 과정인 것 같다.


몸은 그렇게 준비를 하면 되는데,

마음은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켜켜이 쌓인 묵은 마음들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털어낼 건 털어내면서

나에게 올 새로운 생명에게 깨끗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대충 봐도 시리고, 자세히 보면 아픈

나만 아는 내 카지노 쿠폰구덩이를

하나씩 채워볼까 싶다.


같은 구덩이를 만날 때 매번 넘어지고 싶지 않다.

채워서 평평하게 만들어놓고 싶다.

그래서 구덩이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별스럽지 않게 씩씩하게 지나가고 싶다.


공사가 끝난 그 길은

나중에 엄마가 될 나에게 선물 같은 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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