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면 입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난다고 한 시인이 있어요.
풀꽃, 하고 부르는 소리에서는 맑은 풀 향기가 살짝 퍼지지 않나요.
풀꽃들은 하나같이 조촐한 모양새에 꽃은 아주 자잔 하답니다.
봄까지꽃이나 쇠별꽃은 어찌나 조그만지 눈에 잘 띄지도 않아요.
좁쌀만 한 쇠별꽃이고 팥알만 한 봄까지꽃이거든요.
들에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아야 겨우 보일 만큼 작디작은 꽃이지요.
한때 풀꽃 기르기가 유행을 탄 적이 있는데요.
야생화 기르기는 난처럼 까탈스럽지 않고 분재처럼 세심히 공들이지 않아도 되는 무던함에 손쉽게 접했지요.
소박한 토분이나 앙증맞은 사기분에 산골짝 풀포기 살푼 얹혀서 키웠는데요.
수석이나 괴목 곁들여 고아한 아취 뽐내기도 했고요.
전시회도 갖고 동호인끼리 분주도 시켜가며 붐을 이뤘지요.
대중화가 되자 꽃집 야생화 코너에서 사고팔기도 했구요.
하지만 들꽃은 문갑 위를 장식하는 꽃이 아니지요.
샹들리에 부신 불빛 아래 피어나는 꽃도 아니지요.
달빛과 별빛 내리는 밤, 이슬로 목 축이며 살아가는 풀꽃이네요.
스치는 바람결이나 새벽비 맞으며 꽃잎 슬몃 여는 꽃이지요.
자연의 정기 모아서 싱푸르게 피는 꽃이 풀꽃이지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그래서 하느님만이 키우시는 꽃,
허리 굽혀 눈길 부드러이 풀섶 더듬어야만 드러나는 꽃. 한참토록 초점을 맞춘 이만이 소유할 수 있는 풀꽃이랍니다.
어릴 적 봄마다 불렀던 <봄맞이 가자란 동요에 '달래 냉이 꽃다지 모두 캐 보자'란 가사가들어있었어요.
남도의 봄을 만끽하며 돌아다니는 동안 무심결에 그 리듬을 흥얼대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달래 냉이는 잘 알겠는데 고운 이름의 꽃다지는 어떻게 생긴 식물이지?
냉이처럼 먹을 수 있는 나물일시 분명한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네요.
게다가 나물 모두 캐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풀씨 전해져 지금도 봄만 되면 들녘 가득 메우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
검색해 보니 바늘귀만큼 작디작은 냉이꽃하고 흡사한 형태에 색깔만 샛노랗고 땅바닥에 바짝 붙은 키 낮은 꽃.
꽃다지란 이름은 작은 꽃이 꽃대에 닥지닥지 붙어서 피기에 정스런 그런 이름이 붙었다지요.
여러 온라인 카지노 게임 키 돋운 곳이면 유심히 살폈더니 드디어 만났답니다, 꽃다지 아주 조그맣지만 환한 꽃을요.
윤기 자르르한 까치가 풀잎인지 풀씨인지를 쪼고 있는 근처에서 보송보송 솜털에 싸인 잎새 동글납작한 꽃다지 샛노란 꽃을 그렇게 만났어요.
혹시 꽃마리란 작디작은 꽃을 아시는지?
꽃다지만큼이나 이름 어여쁜 꽃마리는 하도 작고 여려서눈에 잘 띄지도 못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녀린 줄기 끝에 하늘거리며 겨우 몇 송이 푸른 얼굴 갸웃 핀 꽃마리 찾아 대포같이 큰카메라 있으면 이 봄 들녘에 가보시길.
보리밭 가생이에는 푸르른 하늘색 봄까지꽃도 함빡 피어났네요.
청량한 까치소리 직박구리 노래 들으며 자박자박 걸었던 흙길, 발아래 촉감이 부드러웠더라네요.
왜 아니 그러하겠어요?
"한 숟가락 흙 속에
미생물이 1억 5천만 마리래!
왜 아니겠는가, 흙 한 술,
삼천대천세계가 거기인 것을!
알겠네
내가 더러 개미도 밟으며 흙길을 갈 때
발바닥에 기막히게 오는 그 탄력이 실은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이 밀어 올리는
바로 그 힘이었다는 걸!"
'한 숟가락 흙 속에' 정현종 시 전문입니다.
이른 봄들녘 걷다 보면 가장 자주 보는 꽃, 순금 단추 닮은 민들레꽃 들녘에 소복하였지요.
곧이어 무더기 무더기 흐드러진 유채꽃 만발하구요.
이른 봄, 무릎 낮춰 찬찬히 봐야 겨우 보이는 여리여리 가녀린 꽃마리와도 눈길 나눴구요.
풀숲 어디서나 왕성히 번식해 흔하게 피어나는 쇠별꽃이야 진작부터 친해진 풀꽃.
꽃색깔로는 귀티 나게 고상한 하늘색 봄까지꽃이며 잎새 동글납작한 연보랏빛 제비꽃도 찾아냈어요.
봄이 점점 완연해진 들녘에서는 멧새소리 청량해져 갔지요.
논두렁에 피어난 자운영꽃을 만난 것도 그즈음이며 토끼풀꽃이야 왕성한 생명력 자랑하며 위세당당히 영토 넓혀갑니다.
땅바닥에 바짝 깔린 앉은뱅이 꿀꽃 금창초, 나비 모양의 붉은 보랏빛 살갈퀴꽃은 또 얼마나 무성한지요.
벚꽃 시즌일 무렵이면 괴불주머니꽃인지 현호색꽃인지 언덕마다 덤불 져 환하게 피어나는 데요.
노란색과 연자색 그 꽃은 꽃모양이 꽃대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피면 괴불주머니, 꽃대의 한쪽에만 꽃이 피면 현호색이라네요.
진품명품 감별하듯 꽃모양을 잘 살펴봐야만이 비로소 구분되겠어요.
소담스러운 머위꽃에 백금 브로치같이 또렷한 돌단풍꽃도 가끔 보이는 데요.
도초라는 자잘한 꽃은 근자에 알게 된 꽃이고 등심붓꽃도 생소해 구글 렌즈를 통해 이름 알았네요.
고개 숙이고 땅만 보고 걸은 덕에 아주 오랜만에 양지꽃과도 조우하고 오이풀도 만났지요.
양지바른 산기슭에 피어나는 양지꽃은 꽤 낯익지만 비비면 싱그런 오이 냄새 풍기는 오이풀 혹시 아세요?
오이풀꽃은 갈대 피어나는 가을철이 되어야 만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