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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영화 리뷰: 치열한 정신에 관하여 고찰해보다.
한 때 예술 영화관에 가는 걸 참으로 좋아했는데,고전영화는 왠지 모르게 감정이 이끌려서 빠짐없이 챙겨 보았던 거 같다. 흑백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의 옷차림과 얼굴 표정, 말투만 보기만 해도 영화에 대한 흥미가 고조되었다. 실제 고전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고전 영화를 보는 행위를 통하여 그 시대를 살아보는 간접 경험을 해보는 건 가능하다.
요즘은 여느 사람들처럼 온라인 플랫폼으로 영화를 접하는 게 더 편하다. 최근에 제목부터 예술 영화라는 느낌을 풍기는‘12명의성난사람들’이란 고전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디즈니나 마블 같은 현란한 영화와는 결이 다른 영화였다. 특히 관객들이 인물의 말과 생각에 보다 집중하게 하면서, 연극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연출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신기했던 건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배심원들이 평결을 토의하는 하나의 방 안에서 이뤄지는 이야기임에도, 영화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감독의 연출 감각이 뛰어났다는 방증이지 않을까? 게다가 관객에게 곰곰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기에, 만일 평론가가 되어 공개적으로 평점을 매길 수 있다면, 최대한 점수를 후하게 던져줄 거 같다.
실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12명의 배심원 사이에서는 소년의 무죄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형법상 근간을 이루는 주제이다. 불우한 가정 환경을 보낸 그 어린 소년은 정말 무죄라고 항변할 수 있는 처지였을까? 설령 소년이 무죄로 판결되지 않았더라도, 대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내린 결론으로 인해서 뭐가 달라졌을까?
끔찍한 존속살인을 범하였다고 의심받는 소년이 아버지를 직접 살인했다는 정황적인 증거들이 허다하게 등장하는데, 배심원 한 명은 자기 일도 아니면서 왜 나머지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일까, 그는 단지 동정심에 이끌려서 이러한 설득을 시도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사색이 계속하여 이어진다. 주인공 격인 한 배심원의 설득을 위한 끈질긴 노력으로 나머지 11명의 배심원들은 무심코 지나갔던 증거들을 찬찬히 따져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어느 배심원의 집념은 뭔가를 완성하려는 지독한 창작자의 정신과도 비견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허구로 만들어진 인물이지만,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뭔가 더 큰 숭고한 가치를 위해서 남다른 집념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 유일무이한 정신세계는 대체 불가능하며 무형의 가치를 창조해낼 뿐 아니라, 대체로 질문을 던지지 않는 어른들의 딱딱한 세상에서 신선한 충격과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