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요리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던 시댁... 세상이 바뀌었네요
오늘은 시아버님 기일이다. 봄이라 생각했던 날이 무색할 정도로 다시 겨울이 온 듯 찬바람이 쌩 쌩 불고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왔다는 뉴스다. 강원도 설경을 보니 겨울로 돌아간 듯한 날씨다. 요즈음 날씨를 종 잡을 수 없다. 이런 때 체온 관리 잘 못하면 감기 들기 딱 알맞은 날씨다. 감기 들면 한 동안 고생을 한다.
나이가 들면 용기가 없어지고 주저하는 일이 많게 된다. 젊어서는 무슨 일이건 씩씩하게 두려움 없이 도전하지만, 노년이 되면 달라진다. 날은 추운데 해야 할 일이 앞에 다가오면 망설여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생각 없이 실행했다가 뒤에 찾아오는 후유증이 두렵다.
일 할 사람이 없어 제사 준비를 하기 위해 큰집에 가야 하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자꾸 망설인다. 큰집에 가면 춥다고 핑계를 댄다. 전주에 사는 동서는 병원 예약을 해 놓아 늦게야 온다는 전화를 받아서 나는 마음은 급한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나 몰라라 한다. 일 할 사람은 큰댁 조카며느리 한 사람뿐이다. 그 사정을 알기에 나는 마음이 더 바쁘다.
제사 전날 큰집 조카며느리에게 내가 가서 도와주겠다고 전화를 하니 하는 말.
"작은 어머님 몸이 아프신데 일하셔도 괜찮으시겠어요?"
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씩씩하게 대답해 주었다. "이젠 괜찮아"하고. 수술 후 지금까지도 몸이 완전하지 못해 어느 날은 어지럽고 속이 미식미식해 조금은 누워서 쉬어야 하는 날이 많지만 그래도 집안에서 하는 일은 할 만하다. 무엇보다 조카며느리 혼자 제사 준비를 하려면 힘든 다는 걸 알기에 나는 더 도와주고 싶다.
시부모님도 안 계신 집에서 혼자 제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얼마나 마음 허전한 일일까?
지난해 시숙님과 형님이 돌아가시고 처음 맞이하는 시아버님 제사 날이다. 한 동안 코로나로 잠시 멈추었던 제사를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얼마 전 시어머님 제사는 나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그때 큰집에 제사하려 갔다가 감기가 독하게 들어 한 동안 고생을 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 그렇다. 큰집이 난방을 해서 집안이 따뜻해지면 간다고 멈칫거리고 있다.
손이 제일 많이 가는 부침개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있는 집은 유난히 온기가 없고 썰렁하다. 오전 10시 넘어지면서 마음이 조급해 온다. 옷을 춥지 않도록 따뜻이 입고 큰집으로 향했다. 큰 집은 우리 집에서 차로 15분이면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거실에는 아무도 없지만 티브이 소리만 손님을 맞이한다. 티브이 소리가 텅 빈 공간을 채워 주고 있다.
조카며느리는 혼자서 부엌에서 일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고 사람이 없는 공간은 티브이라도 틀어 놓아 집안의 온기를 채운다. 큰집에 가면 언제나 거실 소파에 앉아 "어서 와"하며 맞아 주던 시숙님이 계시지 않아 쓸쓸하다. 두 분이 떠난 집은 아무도 살지 않아 빈 둥지 같다. 주말마다 가까이 사는 아들 내외가 들려 집안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조카며느리는 음식 솜씨 좋은 시어머님에게 어깨너머로 배워 여러 가지 음식 준비도 얌전하게 해 놓았다. 제사 음식 중에 손이 제일 많이 가는 게 부침개다. 부침개는 혼자서 부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능률도 잘 오르지 않는다. 다른 때는 동서와 함께 했는데, 오늘은 병원 예약 때문에 늦게 오기 때문에 혼자 해야 했다.
거실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불렀다. 어려운 일도 아니라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어쩔 수 없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불러 앞치마를 입히고 부침 재료에 밀가루 옷을 입히고 계란 물을 입혀 프라이 팬에 올려 주는 역할을 하게 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일손을 덜어주어 퍽 편리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없이 열심히 해야 할 일을 한다. 아마 이런 날이 아니면 못해 볼 아버님 기억을 불러 내어 추억해 보는 시간도 특별할 것 같다.
부침개를 하고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웃음이 나온다. 88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본인의 아버지 기일에 부침개를 하다니, 하늘에 계시는 시어머님이 보시면 얼마나 놀라울 일인가.
아들이 집안일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아무리 힘들어도 아들들은 집안일을 시키지 않으셨던 시어머님.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 남자도 밥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부엌일도 해야 가정이 잘 원활하게 돌아간다.
세상사는 돌고 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내가 가고 나면 우리 자녀들이 제사 준비를 할까, 문득 드는 생각이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모두가 바쁘게 살아간다. 제사 문화는 우리 대에 끝나지 않을까 싶다. 부침개와 나물을 하고 나면 내가 해야 할 몫은 언제나 끝난다. 나머지는 알아서 도와주는 일이다.
시골은 텃밭이 있어 야채들이 있어 좋다. 밭에 나가 양념 거리 대파도 뽑고 쪽파도 뽑아서 다듬었다. 봄 동도 뽑으니 큰 양은 대야 그릇으로 한가득이다. 봄 동도 쪽파도 절이지 않고 김치를 담아도 되기에 큰 양은그릇에 금방 김치를 버무려 세 집 반찬을 만들었다. 모두 맛있다고 좋아해 주니 내가 기분이 더 좋다.
김치 사진을 찍지 않아 아쉽다. 정말 맛있는 김치를 푸짐하게 담갔는데.
전주 작은 집 부부도 합류하고 조카도 퇴근하고 늦은 저녁으로 제사를 모셨다. 큰 형님 안 계셔도 제사상을 풍성하게 준비를 해 준 조카 부부에게 칭찬을 했다. 오랜만에 사진으로라도 만나는 시아버님이지만 반갑다.
우리는 제사를 지내고 시아버님을 추억한다. 오래전 시아버님이 자식들을 위해 살아오신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울컥해 온다.
오랜만에 지내는 시아버님 제사상
형제 부부와 조카 부부와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제사를 지내고 모처럼 오랜만에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낀다. 시아버님 제사를 지내고 그분의 인생을 조명하면서 같이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이 아직은 남아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오랜만에 시아버님 제사를 지내고 가족들 간에 정도 나누고 모처럼 세상 사는 따뜻한 정을 나누고 손 흔들고 돌아서는 마음이 흐뭇하다. 봄동 김치, 쪽파 김치, 제사 음식도 똑 같이 나눈 보따리가 무겁다.
제사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일이지만 어쩌면 산 사람의 잔치다. 전통을 이어가는 일, 조상들과 부모님을 기억하는 일.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제사 지내는 일을 즐길 것이다. 며칠 먹을 반찬거리 걱정도 덜었다.
요즈음 보통날은 뭐라 표현이 안되게 몸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몸의 상태도 좋다. 하늘에 계신 어른들의 도움이 아닌지,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