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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Mar 08. 2025

폭싹 속았수다 -NETPLIX 감상기

순진무구와 오매불망의 사랑에 대하여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다고 아내가 권하여 우연히 보게 된 NETPLIX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흥미진진했다. 극 초반부에는 시큰둥하게 곁눈질하며 보다가 나도 모르게 점점 극에 몰입되어 어느새 똑바른 자세로 몸을 일으켜 브라운관 속으로 들어갈 듯 초집중하게 되었다. 드라마는 에피소드가 전개될수록 더 흥미로웠다.


수려한 풍광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미장센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점도 돋보인다. 격변기의 시대, 곤궁한 시절로 누구나 힘겨운 삶을 살았지만 서로 돕고 보듬으며 따스한 정이 넘쳐나는 인간미가 살아있는 삶을 보는 것도 이 드라마에 끌리는 점이다.


드라마의 주제는 때 묻지 않은 순진무구한 청춘의 애틋하고 가슴 시린 사랑의 순애보다. 드라마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은 출연진들의 빼어난 연기도 한몫을 한다. 주인공인 박보검과 아이유의 찰떡같은 연기는 물론이고 조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는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아역들도 제 몫을 단단히 한다. 아이들이 툭 던지는 대사 한 마디가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음 드라마 소개화면에서 퍼옴

주인공 관식은 애순 바라기다. 어렸을 적부터 애순에 꽂혀 일편단심이다. 애순도 관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천애 고아로 천덕꾸러기로 취급을 받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제주도의 힘들고 지긋지긋한 삶을 탈피하고 싶다. 그녀의 꿈은 대학을 가서 시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배운 것 없고 가진 것도 없는, 한마디로 별 볼일 없는 관식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서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관식의 부모조차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전혀 달가워하지 않는다.


제주도 탈출을 위해 애순은 관식과 부산으로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그 여파로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애순은 사면초가에 빠진다. 관식은 애순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희망이 없는 그와의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 관식의 모친도 관식의 앞날을 위해 관식을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애순은 관식을 사랑하지만 관식과 자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은 많지만 돼먹지 못한 남자의 후처가 되기로 한다. 관식은 무능력한 자신을 통감하며 그녀를 잊기 위해 서울로 떠나려 배에 오른다. 떠나는 배에서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애순을 뒤로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애순의 간절한 울부짖음이 들린다. 관식은 배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찬 바닷물을 맨몸으로 가르며 애순과 해후하며 이들은 결국 하나로 맺어진다. 결혼 후에도 이들 커플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 애순을 지키기 위해 집을 떠난 관식은 오붓한 가족과 행복하지만 육신적으로는 말할 수 없는 힘든 삶을 산다.


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 든다. 가장 주목할 점은 관식의 애순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애순은 관식의 삶의 10할을 차지할 정도로 그의 전부요 모든 것이다. 그녀를 향한 일편단심은 눈물겹다. 심지어 그의 혈육보다도 애순의 사랑이 우선이다. 극성스러운 할머니와 어머니조차 그들을 갈라놓지 못한다. 한 사람을 향한 그의 사랑은 숭고하다. 안타깝게도 그녀를 향한 지순한 사랑 외에는 세상적으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것이 그가 지닌 현실이다. 현실에서도 과연 그런 사랑이 있을까? 사랑 하나만으로 사람들이행복한 삶을 영위할 있을까?


극에서는 절절한 사랑과 더불어 녹록지 않은 현실의 삶을 함께 보여준다. 애순을 꼭 닮은 딸을 낳았지만 경제적으로 힘겨운 삶이다. 딸은 어엿한 어른이 되었지만 가난한 가정은 아픔이다. 그런 엄마를 보고 딸은 아빠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되면 아빠와 결혼하겠느냐고 묻는다. 애순의 대답은 YES다. 풍요로움과 거리가 먼 가난한 삶이지만 관식을 선택한 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경제적인 능력이 배우자 선택할 때 최우선시 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동화 속에나 존재할 법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럴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최고의 가치다. 대부분 문제의 원천은 경제적인 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인 면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었지만 행복한 삶은 예전보다 못한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관식과 애순의 지순한 사랑 위에 물질까지 더해지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현실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고 사람들의 바람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요즘 세대에게 이들 사랑의 방식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구세대인 나는 그들의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헌신적으로 한 사람을 향한 우직한 관식의 열렬한 사랑을 본받고 싶다. 사랑 하나로 충분했던 관식과 애순의 삶이 눈물겹게 아름답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성경)"


극은 어른이 된 애순의 딸을 중심으로 계속된다. 다음 주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가 되었다.


#드라마 #폭싹_속았수다 #박보검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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