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카지노 게임일지 난 알아
자라나는 아이와 늙어가는 개 이야기
아침이면 아이를 태우고 창신동 집에서 어린이집이 있는 해방촌으로 차를 타고 등원한다.
매일 차에서 우린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보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하고, 키티 모모 이야기도 하며 30여분을 보낸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가 불쑥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는 내가 어른이 됐을 때 어떤 카지노 게임인지 알아.”
-“정말? 어떤 카지노 게임인데?”
“엄마 카지노 게임”
-“엄마 카지노 게임? 왜?”
“봐봐, 엄마 어렸을 때 카지노 게임이 지금 내 카지노 게임이랑 똑같지?”
-“응. 맞아 엄마 어릴 때 사진 보고 지금 너랑 똑같아서 엄마도 엄청 깜짝 놀랐어”
“그러니까, 내 카지노 게임이랑 똑같았던 엄마가 지금 카지노 게임이니까 나도 어른이 되면 엄마 카지노 게임처럼 되는 거지!”
-“아.....”
나는 순간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한 채 당황하고 있었다. 요즘 한참이나 많이 변한 내 외모에
속상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엄마는 안 예쁜데, 어떡해?”
-“엄마 이뻐”
“엄마가 이뻐?”
-“그럼”
“고마워. 그리고 엄마가 더 이뻐지도록 노력할게. 미래의 너의 카지노 게임이니까 더 소중하게 더 예쁘게 만들어 놓을게.”
-“그래, 고마워.”
푸른 날씨만큼 기분이 좋았다. 내가 예쁘다고 말해준 아이 때문에. 그리고 다짐했다.
나중에 봄이가 더 커서
‘엄마 닮기 싫다...’ 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나의 카지노 게임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가꾸어야겠다고.
찡그리고 어두운 인상의 엄마가 되지 않도록.
칙칙하고 찌든 카지노 게임의 엄마가 되지 않도록.
오늘의 푸른 날씨만큼 반짝이고 생기 가득한 늘 웃고 있는 따뜻한 카지노 게임의 엄마가 되도록.
2022년 9월 20일 열심히 웃기로 마음먹은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