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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갑순이 Feb 15. 2025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무료 카지노 게임

1년 만에 드디어 계약

한동안 입에 달고 살았다. ‘중꺾마’


글 쓰는 걸로 사회 첫 직장을 잡았고 그 이후로도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써왔다.

그리고 문득, 웹소설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아파서 회사를 그만 둔 김에 웹소설 학원도 등록하고 또 글을 배웠다.

쉬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출판사 투고는 계속해서 실패했다. 그 계속되는 실패 속 경력 단절이 신경쓰였다.

취업 시장으로 또 나갔을 때, 이 1년의 공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니 애초에설명할 기회는 줄까?

두려움 속에 남편에게 솔직한 불안 대신 취업을 해야할 것 같다는 말로 애둘러 불안을 이야기했다.


그때 남편이 해준 말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해보고 싶어서 해본 일인데. 그럼 한 번쯤은 죽을만큼 해봐야지. 한 번쯤은 정말 최선을 다해 봐야지. 지금 그만두는 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죽을만큼 해봐서는 아니지 않아?”


얄밉지만, 그의 말이 맞았다.


그 이후로도 도전은 계속됐다.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무수히 쏟아지는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을 볼 때마다 중꺾마를 읊조렸다.

해보자, 또 하면 된다.


그리고 투고 결과를 기다리며 새로운 소설을 작성하던 그 날.

계속되는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을 보기 싫어 한동안 들어가지 않았던 메일함을 들어갔다.

- 투고 결과 안내드립니다.

여느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과 같았다.


작은 한숨을 삼켜내고 메일함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긴 본문 내용에 ‘이렇게 정성스러운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은 또 처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정성 어린 답장을 차분히 읽어내리던 찰나, 눈에 띈 한 문장.

‘계약을 희망합니다.’

첫 취업문을 뚫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대학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삼십대 중반,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사실과 그 도전의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가득 찬 기분이 들었다.

포기하고 싶었다. 면접관들이 혹은 회사 사람들이 너는 뭘 잘해?라고 던지는 질문에 언제나 자신있게 말했었다. 글을 잘 써요.


그런데 지난 1년간 출판사들이 보내온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은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닐 수도….’라는 자괴감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잘하는 것마저 사실은 잘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그냥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외벌이가 됐으면서도 나를 응원하는 남편.

당신은 할 수 있을 거라며 언제든 글을 봐주는 선생님.

우울할 때면 언제든 함께 술잔을 기울여줬던 친구들.

덕분에 도망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떠오른 말이 있었다.


그냥 해요.


전 회사 대표님께 사실 이런 게 무섭고 이런 게 걱정되서 못하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물음에 정말 명쾌하게 해주셨던 조언이었다.

그냥 해요. 이유 붙이지 말고 그냥.


그렇게 그냥 해온 지난날이 계약서로 돌아왔다.

꺾이지 않는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무수한 시간을 견뎌냈다.

그리고 드디어 나도 계약 작가가 됐다.

이제 진짜 시작이지만, 이 시작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괴로움을 겪어냈는지 모른다.

그 시간을 함께 견뎌준 모든 이들에게 그저 감사한 오늘.

새로운 시작에 앞서 설레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다잡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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