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끝은 난다.
지난한 카지노 게임.
지난 한 해가 내겐 그렇게 힘든 카지노 게임이었다. 아팠고, 회사의 날 선 차가움에 상처받았고 도망쳤다.
그리고 시작된 새로운 시작.
마냥 빠르게 풀릴 것만 같았던 나의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고난이었다.
자괴감이 날 집어삼켰고, 그 어둠에 빨려 들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으면서도 무한한 불안에 시달렸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 그렇게 카지노 게임을 죽였었다.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남편 내조를 핑계로 그렇게 꼭꼭 움츠려 들었다.
시험 준비를 시작한 남편은 나와 교류할 카지노 게임이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업무량에 허덕이면서 자신의 공부 카지노 게임을 채워나갔다.
그런 그에게 차마 기댈 수는 없었다. 데이트는커녕 일상적인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카지노 게임이었다.
밥을 먹을 때도 요약본은 손에 쥐고 암기를 해나가는 그에게 그런 서운함을 내비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우린 각자의 힘듦으로 날카로워졌다. 혹여나 그 날카로움이 상대에 닿을까, 거리를 두며 그렇게 버텨 나갔다.
날카로움이 너무 커져 서로에게 닿을 때면 정말 끝을 말하는 사람들처럼 생채기를 내곤 했다.
지난 2024년은 내게 너무나 지난한 카지노 게임이었다.
만만하게 봤던 도전은 아무런 성취 없이 돌아왔고, 벚꽃이 흐드러지던 봄날에도 단풍이 세상을 물들인 가을에도, 캐럴이 거리를 가득 메운 겨울에도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그 모든 것이 마침표를 찍었다.
얼마 전 나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고, 남편은 오늘 합격 소식을 알려왔다.
정말 끝.
어쩌면 새로운 시작.
그 힘듦을 이겨 내온 우리가 너무 기특해 눈물이 날 것 같은 오늘.
지난 시간을 되돌이켜 보면, 결국 고난은 어떤 형태로든 끝이 난다는 것.
그 힘듦을 이겨 낸 우린 어떤 형태로든 단단해진다는 것.
숨이 막힐 만큼 힘들었지만, 그 끝에선 가슴 벅찬 행복을 느낀다는 걸 배우는 카지노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