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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Apr 23. 2025

나는 왜 카지노 가입 쿠폰 되었을까

나를 담은 이름 하나

우즈벡 남자와 결혼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 그리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즈벡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던 그 시절, 나는 '킬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우즈벡어로 갓 들어온 며느리를 뜻하는 단어였고, 생소한 언어들 사이에서 유독 따뜻하게 들리던 그 말은, 한국에서 온 귀한 며느리라며 나를 극진히 대접해주던 우즈벡 식구들 덕분에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킬른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이름이 내 삶에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현실은 꿈만 같지 않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의 너무도 낯설고 외롭던 시절, '킬른'이라는 이름조차 내게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왜 우즈벡 남자와 결혼해서,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알 수 없었던 순간들 속에서, 그토록 따뜻하게만 들리던 이름이 어느 순간부터 부담스럽게 다가온 적도 있었다.

그렇게 카지노 가입 쿠폰은 나에게 원수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한, 내겐 애증이 섞인 이름이 되어버렸다. 우즈벡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라 불리는 여자들은 대부분 예의 바르고 음식 솜씨가 좋으며, 시부모님께 깍듯한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모습들과 나를 자꾸만 비교하게 되었고,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스스로 위축되었고 또 자책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했다. "그래, 나는 음식은 못하지만, 남편을 도와줄 수 있는 컴퓨터 실력과 똑똑함이 있지."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잘난 우즈벡 카지노 가입 쿠폰들과 조용한 경쟁을 하며, 때로는 질투하고 또 스스로를 위로하고 그렇게하루하루를 살아냈다.


부족한 나를 늘 칭찬하며 예뻐해주던 시아버지를 보면서는,

'그래, 우즈벡에서 1등 카지노 가입 쿠폰 되어보자.'

한국 여자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던 그곳에서, "한국 며느리, 알고 보니 대단하더라"는 말을 들어야겠다는 혼자만의 다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거리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시어머니라도 함께 산다는 건 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로 너무도 다른 문화와 삶의 방식이 육아와 살림을 함께하다 보니 좀처럼 더 좁혀지지 않았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나는 나만의 돌파구가 필요했고, 화가 나면 금세 얼굴에 드러나는 내 성격 탓에, 어떻게 하면 우즈벡 가족들과 조금 더 부드럽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첫 줄엔 감사일기를 썼고, 어김없이 시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담았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미움도 어느새 "그래, 시어머니가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내가 너무 예민했네"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글쓰기의 힘을 느꼈던 것 같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어쩌면 비슷했다.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런 가족이 되고 싶어서였고,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내가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족을 자꾸 떠올리게 되었고, 더 잘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킬른이라는 이름으로 5년 넘게 글을 쓰고, 나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낯선 댓글 하나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무슬림에 대한 편견, 종교와 국가에 대한 악의적인 시선들이 댓글 속에 담겨 있었고, 나는 그 낯선 분노와 혐오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이런 감정을 이렇게까지 무겁게 느꼈을까?' 마땅한 커리어도 없이 어느새 아줌마가 되어버린 나는,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져 있었고 그래서 더 취약해져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잠시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유튜브도, 브런치도. 나를 설명하던 모든 것들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현실 속 진짜 한국여자인 나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출발선에 선 나는, 진짜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무엇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수많은 도전을 시작했다. 만삭의 몸으로 컴퓨터 자격증을 따면서 컴퓨터의 매력에 빠져 노트북을 구입하게 되었고, 아빠 가게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블로그도 운영해보았다. 중고책을 팔아보기도 했고, 요즘 다 한다는 스마트스토어를 공부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전에 했던 유튜브 편집 기술을 다시 꺼내어 새로운 채널을 운영하면서, 이번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 아닌 나로서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유튜브 수익은 처음엔 없었지만, 편집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기에 진심으로 몰입했고, 학원 강의와 전자책까지 구입해 1년 넘게 공부하며 운영한 끝에 결국 남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수익이 생기면 더 열심히 할 줄 알았던 나인데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잊고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아무도 하지 않던, 우즈벡 남자와 결혼한 한국 여자 이야기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영상으로 만들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어? 내가 킬른인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느새 카지노 가입 쿠폰은 내 정체성이 되어 있었고, 다른 어떤 일로 돈을 벌어도 왠지 모르게 허전하고, 내가 아닌 옷을 입은 듯한 낯섦이 따라붙었다. 결국 나는 다시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돌아오고 싶어졌다.

여전히 수익이 없는 이야기, 대중적인 공감이 어려운 이야기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일 때가 가장 나답고 진짜 나의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한 듯하다.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너무도 솔직했고, 거짓이 없었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였기 때문이다.

비록 구독자가 많지 않아도, 그런 내 이야기를 모두가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소수일지라도 진짜 나를 좋아해주는 몇 명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악플 없는 평온함으로 다가왔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이름. 카지노 가입 쿠폰.


이제는 또 다른 한국의 킬른들과 함께하고 싶어 네이버 카페를 열었고, 우즈벡어와 음식, 국제결혼, 살림과 문화에 대한 콘텐츠를 산토리니에 작은 집을 짓듯 나만의 색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날 큰딸이 말했다. "엄마, 오늘 컴퓨터를 열 시간도 넘게 했어!" 육아와 살림 시간을 빼고 컴퓨터 앞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활동을 이어가는 나는, 신기하게도 조금도 지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에너지가 솟는다.

이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고,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나'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이 이름을 꺼내든다.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 그 모든 글쓰기와 경험들이 마치 도자기를 굽는 가마처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조용히, 뜨겁게, 한없이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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