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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Jan 17. 2025

카지노 쿠폰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

씨네아카이브 56. 인간보다 인간적인 A.I. Part.2

2022년부터 매년 화제의 중심에 선 기술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Chat GPT가 공개된 이후에는 AI가 대중화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더 이상 인공지능을 생소하고 낯선 기술로 여기지 않게 된 만큼, AI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졌다. 크게 AI의 장점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지배받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후자…)

극단적으로 나눴지만 인공지능이 가져올 삶의 변화와 편의성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정확하고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와 무한한 가용성만큼은 다가올 미래에 인공지능이 그 역할을 어디까지 넓혀가며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될지 궁금하면서도 동시에 두렵기도 한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문명에 짓눌리지 않고 장점만 영민하게 활용해 삶의 주도권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간이고 싶다는 것!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AI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그린 작품들로 골라봤는데 ‘공존’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만 더 커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인공지능이 익숙하지 않던 시기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감독들의 선구안(?)에 깜짝 놀라게 된다.


씨네아카이브 56. "시대를 앞서간 SF영화" 전문 읽기


<카지노 쿠폰 (Her), 스파이크 존즈, 2013년 개봉
카지노 쿠폰(이미지 출처: 네이버)

<카지노 쿠폰는 인격형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3년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영화의 시대 배경이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개인화된 2025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2025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영화 속만큼은 아니라도 인공지능이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고, 각종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개인화 문제 등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10년 후인 2035년에는 영화의 모습과 비슷한 환경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개봉과 함께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라는 찬사를 받았는데 원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각본과 연출을 맡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한 작품이다. 감독은 독창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주제를 세련된 방식으로 연출하며 아카데미를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감독은 영화가 완성되기 10년 전, 인터넷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하는 채팅에 대한 기사를 읽고 흥미를 느껴 채팅을 시도했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체는 없지만 완전한 의식을 지닌 존재와 관계를 맺게 되는 한 남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러브스토리로 상상하면서 영화를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배우들의 라인업도 화려한데 ‘호아킨 피닉스’가 사랑의 상처로 사람과의 소통을 두려워하는 ‘테오도르’ 역을 맡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주인공 테오도르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자 인공지능인 ‘사만다’는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했는데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역할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목소리 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배우”라는 찬사와 함께 로마국제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참고로 인공지능의 이름이 ‘사만다’인 이유는 원래 스칼렛 요한슨이 아닌 배우 ‘사만다 모튼’이 캐스팅되어 촬영을 모두 마쳤었기 때문이라고. 촬영을 끝낸 후 감독이 아쉬움을 느끼고 배우에게 양해를 구해 스칼렛 요한슨으로 교체하면서 ‘사만다’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겨두게 되었고 영화 속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는 모두 후시 녹음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에이미 아담스가 테오도르를 이해해 주는 친구 ‘에이미’, 루니 마라가 테오도르의 전부인 ‘캐서린’을 연기했다.


카지노 쿠폰(이미지 출처: 네이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025년.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 ‘테오도르’는 아내와 별거 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카지노 쿠폰와 자신의 삶을 나누면서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사만다와 함께하며 외면하고 지냈던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회복하기 시작한다. 한편, 사만다 역시 테오도르와 함께 새로운 경험을 축적할수록 스스로 기능을 고도로 발전시키기 시작한다.


영화에는 기술로 인한 고독으로 변화하게 되는 사회와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이를 테오도르와 사만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감독은 “두 사람을 통해 우리가 관계를 맺을 때 겪는 기대와 두려움을 다루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척 하고 싶지만 필요한 것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어떻게 실패하는지에 대해서도 표현”했다고. 이와 동시에 카지노 쿠폰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감독은 “카지노 쿠폰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스스로 진정 솔직하고 친밀한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카지노 쿠폰하는 사람 역시 똑같이 친밀하고 솔직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변하고 성장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본연의 모습으로 있을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 관계에 있어서 관건이고, 과연 카지노 쿠폰하는 사람이 변한다고 해도 여전히 카지노 쿠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에서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함께 성장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테오도르의 경우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사랑으로 인한 관계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사만다를 만나기 전 테오도르는 친구에서 연인, 연인에서 부부가 되었던 캐서린과 이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자신의 상태에 대해 ‘감정을 많이 소모해서 더 이상 소모할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라고 표현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테오도르의 직업이 남의 마음을 상상해 편지로 남기는 대필작가라는 점이다. 직업적으로 테오도르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처럼 묘사되지만 정작 부인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으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상처를 받는지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관계에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던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만나 카지노 쿠폰와 자신의 일상을 나누고, 카지노 쿠폰의 시각을 통해 익숙한 일상을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마리’s CLIP: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네가 한 조각 남아 있을 거고 나는 그게 고마워. 네가 어떤 사람으로 세상 어디에 있던 카지노 쿠폰을 보낼게. 나는 언제까지나 네 친구야” – 테오도르

영화의 말미, 사만다가 떠난 후 테오도르는 캐서린에게 편지를 남기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만다와의 관계에서도 결국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통해 이전 캐서린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자신이 어떠했는지 깨닫게 되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으로 세상 어디에 있던 사랑을 보낸다’는 테오도르의 말은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는데 사랑이라는 것은 결국 상대방을 하나의 대상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닌 사랑의 과정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주체로 보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성숙한 사랑이는 말처럼 들렸다. 무엇보다 사랑의 본질을 SF장르와 엮어 풀어내는 감독의 방식 역시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카지노 쿠폰는 인공지능을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인상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인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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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사진집 <from Paris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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