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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민 May 01. 2025

비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날, 안과 밖

아침에 창밖으로 바람에 나부대는 나뭇잎 소리가 심상치 않더니 시원하게 비를 뿌린다. 봄비라고 하기에는 내리는 양과 바람이 심상치 않지만, 비는 내려야 하니까. 비가 올 줄 몰랐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타인의 옷이 젖어가는 것을 보며 그저 태평스럽게 앉아 있다. 비 오는 날 실내에서 빗소리를 듣는 것만큼 평화로운 게 또 있을까. 주변이 고요하다. 그 고요함에 기대어 한동안 창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비가 바람결을 타고 이리저리 흩날린다. 우산을 받쳐 쓴 사람의 몸이 잔뜩 움츠려 들었다. 종종걸음의 사람들.


점점 많은 비가 내리고 이제 곧 밖으로 나가야 하는 나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마음의 평화는 깨지고, 어떻게 하면 비를 덜 맞을까 생각한다. 접이식 우산으로는 안 되겠지.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기라도 한다면…. 상상만으로 끔찍하다. 뒤집힌 우산은 바로 펴지지도 않고, 그럴 때 꼭 주위에 사람이 많다. 그럼 나는 당황하고 부끄러워 더 허둥지둥 대겠지. 가장 안전한 긴 우산을 챙긴다. 비가 그치면 깜빡하고 두고 올지 몰라도, 뒤집어질 일은 없으니.


긴 우산을 들고 나왔더니 바람에 날려 비가 이리저리로 날린다. 우산을 써도 여기저기서 튀는 비를 피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우산이 뒤집어질 일은 없겠다’ 생각하며 걸음을 걷는다. 걸을 때마다 바지가 축축하게 젖어가는 걸 느낀다. 평화로움을 즐기며 바라본 창밖의 사람이 문득 떠오른다. 그 사람처럼 이렇게 비를 맞게 될 줄 모르고서 나리는 비가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누군가는 지금 내 모습을 보면서도 감상에 빠져있을지 모를 일이다. 생각은 잠시 멈추고 다시 걸음을 바쁘게 움직인다. 어쨌든 비는 피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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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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