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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 Feb 06. 2025

[카지노 쿠폰술례길] 술 주는 사람 좋은 사람

카지노 쿠폰순례길 24일 차



가장 첫 번째 글 : #1 카지노 쿠폰'술'례길의 시작 https://brunch.co.kr/@2smming/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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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 순례길 24일 차
2018. 6. 6. 수요일
산타 까탈리나 데 소모싸(Santa Catalina de Somoza) - 엘 아세보(El Ace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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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등산화와 물집의 상관관계

어제 비를 흠뻑 맞고 걸은 만큼 꿀잠을 잘 지 알았건만 빨래와 등산화가 마를지 걱정하다 잠을 설쳤다. 눈을 감으면 꿈에서 축축하고 냄새나는 등산화에 발을 욱여넣고 있는 악몽이 펼쳐졌다. 결국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빨래와 등산화 상태를 확인해 보니 역시나 하나도 마르지 않았다. 있는 신문지 없는 신문지 다 긁어모아서 등산화에 넣어놨건만 물기에 신문지가 찢겨 있었다. 겨우 발을 신발에 집어넣는데 질척거리는 느낌이 소름끼쳤다. 물기와 발이 달라붙는 쩌억- 쩌억- 소리가 불쾌카지노 쿠폰. 오늘 내게 하나의 소원이 있다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어 이 눅눅한 신발을 단번에 말려버리는 것이었다.


오늘따라 우리 옆으로 순례자들의 짐을 실은 동키* 차가 많이도 지나갔다. 하필 오늘따라 동키 차에 올라타있는 순례자들이 많아 보였다. 차 안에 있는 그들은 더없이 환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인사카지노 쿠폰. 더군다나 오늘 코스는 거의 등산이었다. 나도 당장 저 차를 타고 안온하고 평화롭게 옮겨지고 싶었다.


*동키: 순례길 짐 옮김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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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가득 내리쬐길 바라던 내 소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뉴월의 카지노 쿠폰 순례길에서는 보통 출발할 때 두께가 있는 바람막이를 입고, 좀 걷다가 얇은 바람막이를 입은 채 위의 재킷을 벗고, 아침을 먹고 나서는 얇은 바람막이를 벗어가며 걷는 편인데 오늘은 날씨가 금방 따뜻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도가 올라가면서 추워져 옷을 여며야 했다. 등산화 안에서는 이미 생긴 물집들과, 등산화의 물기에 새로 생긴 물집들이 아우성쳤다. 끊임없는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어 몸에 열이나야 하는 게 마땅한데도 쌩쌩 부는 바람에 자꾸 눈과 코가 시렸다. 따뜻하다 못해 뜨겁던 스페인의 날씨를 온전히 누리다가 갑자기 겨울 같은 날씨를 맞닥뜨리니 몸이 덜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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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은 세포 분열을 하는 건지 하나씩 생겨나는 것 같았다. 나름 물집을 피해 발을 디뎌보려다가 돌부리에 몇 번 넘어지려 하기도 카지노 쿠폰. 분명 아프지 않았던 곳들이 점점 불편하기 시작하고 내 발바닥에는 물집 파티가 벌어진 것 같았다.


그래, 이렇게 발이 물집으로 범벅이 되었다면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다. 이러나저러나 아프기는 매한가지라면 물집을 터뜨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고통을 감수하며 즈려밟기로 카지노 쿠폰. 지금 밟아서 터지나 숙소에 가서 내가 바늘로 터치나 어차피 터질 거다. 돌부리 같은걸 만날때마다 물집을 세게 꾹꾹 눌렀다. 뽁뽁이를 터뜨리는 마음으로. 아멘.



폰세바돈과 철십자가

언덕 수준의 하이킹만 하다가 갑자기 만난 1,450m의 고도는 정말 무시무시카지노 쿠폰. 같이 걷는 친구들도 말을 잃은 지 오래. 길을 걸으면서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삼키고 또 삼켰다. 진짜 딱 죽겠다, 더 이상은 못 올라가겠다 싶을 때 눈앞에 안개가 짙게 낀 산속 마을, 폰세바돈(Foncebadon)에 도착카지노 쿠폰.


폰세바돈은 높은 곳에 있는 만큼이나 추운 곳이기도 했다. 뼈가 시린 세찬 바람이 온몸으로 불어대 몸을 움츠려야만 했고 코를 자꾸 훌쩍거렸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지독한 감기에 걸릴 것만 같아 빨리 몸을 따뜻한 곳으로 옮겨야만 했닼 앞에 있는 다른 순례자들의 걸음도 분주했다. 가게 앞 메뉴를 보거나 구글맵 평점을 보거나 하는 기색도 없이 음식점이 열려만 있으면 냅다 들어가기 바빴다. 우리도 마을 초입부터 몇 차례나 바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만석이라서 쫓겨나는 경우가 반복됐다. 카지노 쿠폰 순례길을 걸으며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결국 추위 속에 다시 언덕을 한참 올라 드디어 자리가 있는 바를 찾았다.



보통 음식점에 도착하면 한쪽에 등산스틱과 가방을 잘 정리해 두는 편인데, 오늘은 도착하자마자 맥이 풀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배낭을 벗을 수 있는 힘도 없어 벽에 잠시 기대 있다가 가방을 놓을 정도였다. 입은 쩍쩍 마른 지 오래에, 발은 물집으로 욱신욱신, 모든 관절과 근육들은 애초부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리와 팔이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떨렸다.


이제 점심인데 앞으로 어떻게 더 걸을 수 있는 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힘이 남아있는 친구들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는 도저히 입이 뗴어지지도 않고 반응을 할 기력조차 없었다. 점심으로는 햄버거를 시켰는데 무슨 맛으로 먹는지도 모르고 저작운동만 카지노 쿠폰. 나중에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니 이 날 먹었던 햄버거가 순례길에서 먹은 햄버거 중 가장 맛있는 축에 속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정말 그때의 나는 넋이 나가있었다. 점심을 다 먹고 택시든, 버스든, 뭐라도 타버리고 싶은 욕망을 가까스로 잠재우고 다시 걷기 시작카지노 쿠폰. 우선은 철의 십자가로.


초점 잃은 눈


폰세바돈은 카지노 쿠폰 순례길 프랑스길 중 상징적인 장소이다. 이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근처의 '철십자가(Cruz de Ferro)' 덕분이기도 한데, 순례자들이 자신의 돌을 가져와 십자가 아래 놓는 관습이 있다. 이 돌은 순례자의 짐과 고통을 상징하며, 돌을 내려놓는 것은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순례길을 시작한 마을 '생장'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지금부터 돌을 하나 가져가서 십자가 아래 놓아볼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미 13kg인 짐에 무언가를 더할 순 없었다. 그래도 막상 이 날을 마주하게 되고, 그곳으로 걷고 있으니 돌을 하나 가지고 출발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생각은 십자가에 도착하고 나서 더 선명해졌는데 내 선택이 영원한 아쉬움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했다. 철십자가에 머무는 내내 순례자들이 제각각 내려놓는 돌들을 사무치게 부러워했다. 정말 뭐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



마주친 지상 술 낙원

오늘 머무는 마을은 엘 아세보(El Acebo). 괜찮은 시설의 사설 알베르게가 있어 정한 곳인데 숙소가 생각보다 더 멋졌다. 리조트처럼 수영장도 있고 바도 있고, 그네도 있는 꽤나 넓은 곳이었다. 우선 좋았던 건 바가 있다는 것. 피곤하지만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얼른 샹그리아 한 잔을 시켜 목에 털어 넣어놓고 본질적인 질문에 도달했다. 어떤 현명한 카지노 쿠폰이 와인에 과일 여러 종류를 넣을 생각을 했을까? 술을 만드신 분, 각 주종을 만드신 분, 샹그리아를 만드신 분은 아무래도 후손들이 길이길이 이름을 기억했어야 하는 게 옳다.



샤워를 해야 하는데 아직 힘이 나지 않았다. 마침 데낄라가 3유로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레몬과 함께 먹는 데낄라 한 잔이면 오늘 샤워를 할 때 힘이 조금 날 것 같았다. 한 잔을 시켜 자양강장제를 대하는 마음으로 원샷하고, 다시 나와 숙소에서 제공해 카지노 쿠폰 저녁과 무제한 와인을 맛있게 먹고, 다시 바(bar)로 들어가 본격적인 술파티를 시작했다. 잭콕부터 시작해, 진토닉, 위스키 샷, 마티니 등 맛있게 말아카지노 쿠폰 칵테일을 열심히 마셨다. 우리가 자꾸 와서 한 잔 시키고, 또다시 와서 한 잔을 시키고 하니 자연스럽게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바텐더 친구의 이름은 마누엘이었는데 술을 아주 듬뿍 퍼카지노 쿠폰 관용이 넘치는 친구였다. 웃음소리가 아주 경쾌한 만큼이나 술을 만들 때도 호쾌했는데 정량 칵테일 레시피를 따르지 않고 마음의 레시피를 따르는 친구였다.


"너네 술 좋아해?"


라고 물어봐서 그렇다고만 답했을 뿐인데 원할 때 'stop'을 외치라며 우리의 커스텀 니즈를 훌륭하게 맞춰주었고, 그렇게 기주(칵테일의 베이스가 되는 술)를 많이 부었는데도 칵테일 본연의 맛이 날 수 있도록 다른 재료의 비율을 맞춰주는 섬세한 전문성까지 갖춘 훌륭한 바텐더였다. 그리고 자꾸 이거 마셔보라며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따스한 마음씨까지. 술 주는 카지노 쿠폰은 아무래도 좋은 카지노 쿠폰이다.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다.


마누엘은 누가 봐도 깔깔이 재질의 친구였는데 별거 아닌 말을 아주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특히 남을 진짜 잘 따라 했는데 우리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행동을 금방 캐치해 따라 하고는 했다. 우리는 밥을 먹고나서부터 새벽 1시가 넘었을 시간까지 마누엘과 놀고 있었는데 그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빵터져서 웃고 있을 정도였다. 바를 닫을 시간이 되어 아쉽게도 헤어져야 했지만 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정말 날밤을 새며 놀았을 거다. 마지막까지 마누엘은 우리가 먹은 수많은 술에서 몇 잔 가격을 빼주는 상냥함을 보였다. 역시 술 좋아하는 카지노 쿠폰은 좋은 카지노 쿠폰.



취기에 비틀비틀 침대로 돌아와 누웠는데 문득 이 길이 끝나가고 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오늘 만난 마누엘도 이제는 다시 보기 어려운 사이, 나와 함께 걷는 카지노 쿠폰들도 곧 뿔뿔히 흩어질 사이. 이 길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건 명백했다. 다시금 마지막은 늘 예고 없이 온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 이 길이 익숙해진만큼 여기서 마주하는 길, 만나는 카지노 쿠폰들을 관성처럼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웠다. 동시에 나를 스쳐지나간 친구들이 얼굴이 그리워졌다.


카지노 쿠폰 대성당까지는 약 일주일 정도 남았다. 아직 작별할 시간은 충분하다. 다시 오늘부터 마음을 다해 이 길을 걷기로, 친구들을 대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길 위에서 친구들을 마주치는 거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안하던 기도를 다 하고 잠에 들었다. 성당에 가지 않은지 14년이 넘었지만 이번만큼은 기대고 싶어졌다.


오늘도 술람찬 하루, 그리고 사실 여긴 #카지노 쿠폰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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