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십분의일 오픈 초기 이야기.
때는 2016년 10월, 십분의일은 12월 오픈을 목표로 가오픈 기간을 가졌다. 지인 위주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받으며 메뉴와 와인을 테스트해 보던 시기였다. 그리고 마침 그때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밝혀지며 대통령 탄핵 이슈가 뉴스를 뒤덮던 바로 그 시기다. 시청 광화문에서 시작된 탄핵 시위가 종종 을지로까지 밀려들었다. 오픈 준비에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대통령 탄핵이라는 보기 드문 뉴스를 눈 앞에서 접하니 한층 더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시간이 흘러 2017년 3월 10일. 헌재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박근혜가 파면됐다. 그 생경한 장면에 우리 십분의일의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리액션을 했다. 가오픈 때부터 쭉 우리들의 마음을 흔들어 온 이슈였다. 멤버들 중 몇몇은 오늘 같은 날엔 기본 안주로 닭다리 과자라도 돌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흥분했다. (당시 박근혜의 별명 중 하나가 닭근혜) 차분하고 보수적인 멤버 J조차 와 대박이네... ㅅㅂ 다 돌려 ㅠㅠ 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그만큼 박근혜 탄핵은 여간해선 보기 힘든 큰 뉴스요, 다수의 국민들이 바라던 희소식이었다.
언론인으로서 정체성이 더 선명했었을 때였다. 가만있을 수 없었다. 닭다리 과자를 돌리잔 말이지... 재밌는 생각이었지만 닭다리라...와인 바로서 어딘가 좀 아쉬웠다. 아직 조금 쌀쌀한 초봄이었다. 그래 뱅쇼를 만들자! 겨울 내내 만들어 팔다가 이제 슬슬 메뉴에서 빼려던 뱅쇼였다. 나는 매장으로 달려가 뱅쇼를 한 솥 만들고 이렇게 인스타에 올렸다.
18대 대통령 탄핵을 기념해 뱅쇼 18잔을 판매합니다. 선착순이니 드시러 오세요.
사대문 안에 위치한 신생 와인 바로서 비로소 목소리를 낸 것이다. 개인적으로 뿌듯했다. 나름의 귀여운 사회참여라고 생각했다. 댓글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저녁 인스타 게시물을 본 멤버 한 명이 카톡을 보내왔다.
앞으로 저런 건 웬만하면 올리지 말자. 카지노 게임 추천 부대도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
아까 낮에 닭다리고 뭐고 다 돌리자고 하던 멤버였다. 이제 와서 왜? 나는 반발했지만 그가 말했던 것 중 '카지노 게임 추천 부대도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이다'라는 문장을 되뇌여보니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매장엔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이 언제든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올 수 있다.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모두를 포용하기 위해선 굳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그럴듯하고 합리적이다. 반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어딘가 찝찝한 마음이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면, 멤버 J의 생각은 와인 바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개인의 생각이 담긴 게시물을 (정확히 지금 여기선 정치적 이슈에 대한 성향을 추측할 수 있는 게시물) 올리는 것은 좋지 않다. 왜냐면 우리는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이곳의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생각하고 운영해야하는 바, 일부 집단에게 반감을 살만한 게시물은 좋지 않다, 라는 것이 요지였다. 당시 나는 어딘가 마뜩치 않으면서도 거기에 대응할 만한 반박거리가 떠오르지 않아 논쟁을 중단했다. 그의 주장엔 아무런 허점이 없었을까? 정말 반박할 수 없는 합리적 팩트였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