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온라인 카지노 게임집, <끌림
초판이 2005년에 나온 이 책을 작년 말에서야 접하고 마치 신간처럼 열심히 읽어댔다.참, 나라는 인간의 이 패셔너블함이란...
첫 책을 출간하고 나서야, 그리고 다시 책을 출간하려 덤벼들면서나는 나의 턱없는 국어실력과 문장력을 통감하는 중이다. 그동안 번역을 하면서도 느꼈던 나의 부족함. 담아 둔 말과 표현되어 나오는 말 사이의 쩍 벌어진 간극 만큼이작가로서 나의 현주소이고, 작가가되려는 내가 메워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어버린 현재이다.
그런 차원에서 시인이 쓴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시를 분석한 소설가의 책들은 지금의 나에게 좋은 스승이 되고 있다. 시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보여주는 그 매끈하고 유려한 문장들, 단어 하나로도 응축할 수 있는 한없이 깊은 감성과 감정 표현은 오로지 시인이니까 가능하구나 싶을 만큼 감탄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이병률 시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집 또한예외 없이 나를 자신의 글에 자주 오래 머물러 있게 만들었다.
책 전체의 짜임 자체가 독특하기도 했고, 여행기록이라고 하기에는 본인 말마따나 여행에 유용한 실용적 정보도 담고 있지 않다. 이 책을 집필할 때까지 거의 10여 년을 여행 다니며 자신이 써왔던 노트 뭉치를 모으고, 즐겨 찍던 사진을 합하여 길 위에 서있던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었을 뿐이다. 작가는 이 책을 쓴 이유가그저자신이걸어온 길 그 자체를 정리하여 세상에 내어놓고, 다시 한번 영원히 떠나는 사람이 되려 했다고 밝힌다. 독자로서 나는 책을 덮으면서 작가가 말미에 밝힌이러한의도를 느꼈고 공감하게 되었다.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모두는 알 수 없더라도, 적어도 작가가 책을 왜, 어떤 마음과 목적으로 썼는 지를 독자에게 닿게 하는 것이 작가가 책을 내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다시 한번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부러움에 얼굴이 달아오른채.
내가 표시해 둔 이병률 시인의 몇 가지 문장들.
청춘은 운동장이다. 눈길 줄 데가 많은 번화가이며 마음 들떠 어쩔 줄 모르는 소풍날이다.
-이야기 일곱, 당신에게 중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라. 시간이 없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늦으면 안 된다.
- 이야기 열아홉,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라 중에서
책 전체에 걸쳐 지독한 사랑을 경험하고 그 사랑을 등져 떠나고,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또 누군가를 한없이 그리워하는 시인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내용과 맞춰 집어넣은 책의 절반 정도 되는 사진 덕분일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집 전체가 잘 짜인 시화집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 덕분에 그의 외로움, 그의 헛헛한 웃음, 그의 갈망이 책이라는 공간에서 촉촉하게 공명하는 것 같다.
문득 드는 생각.
작가로서 나의 여러 부족함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나에게는 인간적 감성의 결핍이 심각하다는 진실.
이런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