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멈춰 선다
가고 싶지 않은가
아니
가면 무엇하나
가고 나면 또 뭐가 달라질까 해서
가는 길 위에
늘 불을 밝히는 그곳이 있다
먼발치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 불빛
간혹
그 빛이 없을 때
길은 암흑이 되고
나는 더한층 어둠에 휩싸여
주저하는 내 발걸음에
그 빛은 더욱 간절해진다
하여
그 빛이 나를 부르는
대다수의 날들이
문득 커다란 감사함이 된다
여기까지만 와
좀 더 힘을 내
괜찮아 넌
그래 잘하고 있어
빛에 다가가고
빛을 넘어서며
난 안도한다
오늘도 살아있었다
의미를 찾지 않아도
살아있음이 의미다
빛을 넘어서며 안도한다
또 다른 날이 있음을
또 다른 빛이 있음을
감사해한다
문득
콧노래가 나온다
빛을 이고
빛을 기리며
미소를 빛에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