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술 한 스푼 Apr 04. 2025

동백화가 강종열,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만나다

전남도립미술관 강종열 초대전, 3월 28일부터 5월 25일까지

예술은 시간을 담는 작업이다. 예술가는 시간의 한계 안에서 자신이 마주한 진리를 드러내고, 시간의 바깥에서 역사와 대화하며, 시간의 변화 가운데 자연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비추려 시도한다. 그렇게 예술가는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끊임없이 포착하고, 창작의 의지를 담아 작품을 창조한다.


예술가는 공간의 형태를 다듬어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만들어낸다. 시간을 담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공간이면서 시간, 표면이자 내면이다. 형식으로 실질을 담는다. 본질을 드러내면서 쉽게 감춘다. 변화하면서 또 그대로다. 흐르면서 동시에 멈춰있다. 의식을 지향하면서 무의식을 드러낸다. 의지를 담되 욕망을 가로지른다.


50년 지난한 예술가의 운명을 짊어지고, 강종열 작가는 고향 여수와 동티모르 절망의 공간에서 희망과 자연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마주했고, 여순 비극의 역사현장에서 역사와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만나기 위해 애썼다. 예술가는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어주었고, 시간은 그에게 작품의 탄생을 허락했다.


동백화가 강종열 초대전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3월 28일부터 5월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고향 여수 섬 작업과 동백 연작, 동티모르의 역사와 한 인간의 생애사, 여순항쟁을 다룬 목탄화와 회화 작품들을 전시한다.


#희망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태양이 밝게 빛나는 이유


온라인 카지노 게임불안한 미래, 2004, 72.7×53.0cm, Acrylic on canvas ⓒ 강종열


티모르로로사에(Timór-Lorosa'e). 동티모르의 정식 국가명이다. 강종열 작가는 2004년 아름다운 '해 뜨는 동쪽의 티모르 섬'과 인연을 맺는다. 같은 해 한국을 방문한 동티모르 사나나 구스마오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동티모르의 아픈 역사와 내전에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을 수 있었다.


티모르 섬은 붉은 태양 아래 야자수와 맹그로브나무가 빽빽한 풍경을 펼쳐보이고, 원시 바다와 절대 자연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동티모르는 작가가 본대로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슬픈 땅'이었으며, 산 자의 고통은 죽은 자의 운명보다 무거운 곳이었다.


포르투갈 식민지배 400년, 인도네시아 강점 25년, 독립전쟁과 내전의 슬픈 역사가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다. '불안한 미래'만이 도시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는듯 했다. 누구 하나 희망을 말해줄 이 없는 섬의 현실을 강종열은 "회한에 물든 먼 바다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망막함은 바다보다 깊어 보이며, 또 닥쳐올지 모르는 어둠에 소녀의 눈 또한 질려있다"고 적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다의 탄생, 2005, 40.9×53.0cm, Acrylic on canvas ⓒ 강종열


희망은 탄생의 순간 다시 시작된다. 찬란한 바다와 붉은 태양의 섬에서 인간 생명과 가족의 안식은 여전히 따뜻했다. 붉은 태양의 빛 한 가운데 '이다'가 태어나고, 어머니와 형의 품 안에서 성장해 간다. "새로운 탄생은 희망입니다. 그들은 희망의 빛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태양이 매일 더욱 밝게 빛나는 이유입니다" 한 인간과 가족의 생애사를 지켜보는 가운데 강종열은 절망의 울타리에서 한 줄기 희망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만나게 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모녀의 기도(산타크루즈 공동묘지에서), 2005, 72.7×182.0cm, Acrylic on canvas. ⓒ 강종열


조국의 부재는 모든 이들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추방한다. 추방당한 이들의 탈출구는 오직 기도 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군에 의해 살해된 독립파 청년 '세바스찬 고메스'의 무덤에 꽃을 놓는 관습을 지키는 날에 더 이상 압제에 신음치 말고 독립을 하자는 외침이 산타크루즈에 울려퍼졌다. 이 날 인도네시아 군의 총검에 500여명이 죽고 370여명이 부상당한다. <모녀의 기도에서는 산타크루즈 공동 묘지에서 한 모녀가 기도를 가슴에 담고, 한 줄기 빛은 묘지를 비춘다. 총성과 기도의 전쟁에서 작가가 본 것은 기도가 담고 있는 여전한 희망이었다.


소년 '이다'는 조국이 남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밀림으로 떠나 혁명전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제 '이다'라는 이름은 조국과 같은 이름이 된다. 독립의 과정에서 '이다'는 한쪽 눈을 잃은 대신 조국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자신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되찾는다. 혁명가의 눈물을 완성한 강종열은 "조국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 나의 이름을 온전히 부를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행복한가"라며 희망의 시를 남겼다.


(좌)혁명전사가 된 이다, 2004, 53.0×33.2cm, Acrylic on canvas (우)독립의 눈물, 2004, 53.0×40.5cm, Acrylic on canvas

#역사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오직 예술만이 말할 수 있는 것


역사는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증언'과 그 증언이 담은 '의지'의 반영이다. 역사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반드시 증언의 목소리로 재현되고, 의지의 반영으로 재구성된다. 그러나 권력은 폭력을 은폐하고, 갈등을 조장하며, 증언을 왜곡함으로써 역사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부정한다. 권력이 바라는 역사는 환상적 사실이며, 가상의 현실이다.


강종열이 그려낸 여순의 세계는 분명한 증언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다. 그는 여순사건을 그리게 된 계기를 "어린 시절 긴 겨울밤 늘 어머님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소환되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간 이들이 보고 느낀 '무너진 하늘'과 '멈춰진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작가는 수 많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재현하고 있다.


불길한 전조, 2021, 162.2×130.3cm, Oil on canvas ⓒ 강종열


여순항쟁은 여수와 마주한 제주의 비극과 분리될 수 없다. 제주에서 자행된 폭력과 울부짖음이, 떨어지는 동백으로 은유되어 여수 앞바다에 떨어진다. 어둠이 공간을 채우고, 옅은 달빛은 여수에 불어닥칠 '불길한 전조'를 미리 비추고 있다.


서국민학교, 2019, 109.5cmx79.0cm, 종이에 목탄 ⓒ 강종열


여순항쟁의 비극은 제주 초토화작전과 동포 학살을 거부하며 일으킨 봉기를 진압하기 위한 계엄 선포에서 시작된다. 장갑차는 곡성, 순천에 이어 여수로 진입했고, 토벌군은 서국민학교에 사령부를 설치한다. 학교를 비롯한 광장은 시민들로 인산인해였고, 마구잡이식 부역자 색출과 살육이 자행됐다. 누군가의 ‘손가락총’에 협력자로 몰린 이들은 즉결처형 당하고, 부역 혐의자는 죽임을 당한다.


부역자와 협력자로 '손가락 지명' 당한 이들은 오동도와 만성리 굴로 끌려가 총살 당한다. 경찰과 헌병은 방아쇠를 당겼고, 시신들은 지옥같은 화염에 갇혀 3일간 불태워졌다. "총을 쏠때 5명씩 묶어서 죽이고 사람 쌓고, 장작 쌓아 불을 질렀다" (형제묘 증언자 신용식)


여순사건, 2021, 193.9×1,295.5cm, Oil on canvas ⓒ 강종열


작품 <여순사건을 들여다보자. 탈출을 감행한 시민들은 무표정하고 감긴 눈으로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를 피난길을 떠난다. 군인들은 광장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계엄의 목적을 수행한다. 도시는 텅 비어 스산하고, 죽은 이 앞에 모인 가족들은 마지막 기도를 가슴에 담을 뿐이다.


시민들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모두 전면을 향해있다. 일그러지고 눈물을 훔치는 이들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오직 땅과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의 시선은 스러진 가족을 향하고 있다. 감당하지 못할 슬픔을 가둬둘 수 있는 공간은 '기도하는 손'이 유일하다.


이 작품에서 오직 군인들만 앞을 보지 못하고 뒤로 돌아선 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총구는 두 팔 든 시민에게 향해 있으며, 확인사살을 위해 스러진 이의 등으로 향한다. 막아설 수 없는 폭력 앞에 아기를 업은 여자는 그저 시신들을 지켜볼 뿐이다. 이를 목격하는 까마귀조차 이 죽음의 공간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작품 한 가운데는 십자가 아래 두 사람이 무릎을 꿇고 손을 맞잡고 있다. 이 비극의 역사 가운데 인간은 무엇을 기도하고 말할 수 있는가. 이 반복되는 죽음의 행진 가운데 인간의 윤리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강종열은 두 인간이 서로 맞잡은 손을 통해 '화해의 공간'으로 조심스럽게 이끈다. 폭력과 희생이 반복되는 비극의 역사를 종결시킬 유일한 길, ‘화해의 기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예술의 기원


강종열은 인간의 시간을 통과하는 가운데 동티모르의 아픔 속에서 '희망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여수와 순천에서 벌어진 폭력의 역사에서 '화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그리고자 했다. 그가 수행해 온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재현하는 것은 은폐된 역사가 온전히 개방되고, 모든 억울한 이들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전면으로 드러나게 하는 일이었다.


지난 50년 강종열이 그려왔던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그가 이전에 그려왔고, 앞으로 그려나갈, 수 많은 동백과 자연의 존재들을 더욱 빛나게 할 ‘예술가의 기원'이다. "때론 솜털처럼 부드럽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붓질이여, 언제나 내 영혼과 함께해주길"이라는 예술가의 기도를, 이제는 그가 재현해왔던 '시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 굳게 지켜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