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을 읽는 아침》을 읽고
(feat 김민섭&이원재 작가님 북토크)
지난주까지는 숨 가쁜 하루하루였고 이번 주는 조금 느슨한 것 같으면서도 일정이 있어 분주했다. 지난달엔가 좋아하는 김민섭작가님이 무려 동네 도서관으로 북토크를 오신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신청을 했었다. 부디 이 날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해야 할 일들과 읽어야 할 책들, 돌봐야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어제서야 오늘의 주인공 이원재 작가님의 첫 책 《#체육복을 읽는 아침》을 읽었다. 책은 작지만 300페이지정도 되는데 책장이 휙휙 넘어갔다. 그러다 공감되거나 슬프거나 감동적인 사연엔 코끝이 시큰거리기도 하면서 책 속의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아침 등굣길에 음악을 틀어놓고, 호떡을 굽고, 어묵을 삶고, 따뜻한 코코아를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 카지노 게임 추천의 마음을 읽고 싶습니다. "
이렇게 말하는 고등학교의 학생부장선생님을 본 적이 있는가?
난 오늘 그런 분을 만났다.
강원도에서 국어교사로, 학생부장선생님으로, 교문에서 진심을 다해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같은 모습으로 13년 차 교직 생활 중이신 선생님이 쓰신 에세이집을 보며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만났던 카지노 게임 추천이 자꾸만 떠올랐다.
개관멤버로 일하게 되면서 나도 생소했던 '교육복지'업무를 맡게 되어 학교사회복지사협회 회장님을 만나 방향성을 잡고 지역조사를 해서 '특별교육이수'프로그램을 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관내 학교의 학생부장선생님의 협조로 일주일단위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나를 찾는 Su:m (숨) 쉬는 교실'이라고 이름 붙이고 '사진 속의 나', 비폭력대화, 찾아가는 밑반찬봉사, 체험프로그램, 진로상담 등을 진행했었다. 그땐 열정이 넘쳐 의뢰되어 온 청소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페이퍼에 적어 학교로 발송했었다. 마지막 날엔 복지관 선생님들께 롤링페이퍼를 부탁하고 활동영상을 만들어 틀어주고 앞으로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기원했다. 프로그램 중엔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아이에겐 모닝콜을 해주기도 했고 한 명 한 명을 그 자체로 바라보려 애썼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선생님들도 이후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믿고 맡겨 주셨다.
사실 그때도 지금도 난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그들을 믿고 지지해 주는 어른 1명만 있어도 올곧게 자란다는 걸 믿는다.
책문장) 믿을 만한 어른이 자신을 뭐라고 불러주느냐에 따라 그 이름에 맞게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그 가슴속에 어떤 이상을 품느냐에 따라 성장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나는 아직 믿는다. 161
++ 이원재작가님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귀한 분이셔서 정말 반가웠다. 재치도 뛰어나셔서 말 한마디 한마디 위트가 넘쳤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찐'이셨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이름들. 교실 자리추첨 기능인 급 비품 관리실장. 청소구역 확인감독. 빌게이츠(정보기기 관 리). 서기장(학급 서기). 가정통신문 수거 자격증 자격증 일정 관리사 주간지 및 신문관리국장. 칠판 세정사, 취업정보수집 담당관, 국가공인 자격증의 양식을 따와서 아이들의 사진과 담임의 인증도장, 명칭을 적어 넣은 자격증을 만들고 게 시판에 붙였다. 사소한 일에 거창한 이름을 붙여 헛웃음을 유발했지만, 어차피 1인 1역을 정해야 했던 차에 어느 하루 조회 시간이 재미있었으면 덤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게 뭐냐며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말에 대꾸하는 내 눈은 자 기가 받은 자격증을 핸드폰으로 찍어서 그걸 한참이나 들여 다 보고 있던, 어제의 자격증은 물론이고 학교 생활 1년이 넘 도록 자격증을 단 하나도 따지 못한 아이의 눈매와 입꼬리에 머물러 있었다. 160
++ 작가님은 특성화고에 있을 때 카지노 게임 추천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 첨삭은 물론이고 자격증취득을 위해 무려 야간자율학습도 운영하셨다.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해 마음이 움츠려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위해 위와 같이 특별한 지위(?)를 주어 자존감을 팍팍 세워주셨다.
교사가 수백 명의 학생 중 한 명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일은 세상에 유일한 '자기'라는 존재를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는 매우 효과적인 증명이기 때문이다. (...) 교사에게 있어서도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일은 내 마음의 한편에 그의 방을 내어준다는 뜻이고, 그 입주자를 위해서 수업에서도, 만남에서도, 대화에서도 집주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인 것이다.
++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바다의 '부표'가 되어주고 싶다(힘든 시기를 함께하겠다)는 선생님.
"교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학생들의 삶을 심판자, 인도자로서 바라보는 건데,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삶, 그건 자기 몫이라는 거죠. 그러면 자기 발로 살려면 뭐가 필요하냐,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죠. 또 너는 조금 실수해도 괜찮다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죠. 교사들의 역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비유를 좀 빌려다 쓰는데요. 저희 대학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교사는 백사공 이요. 이쪽 언덕에서 애들 태워가지고 저쪽 언덕에 건네주면 바이바이 하고 와야 한다.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이 계속 배에 타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는 카지노 게임 추천 힘든 시기 같이 물 위에 떠있어 줄 수 있는 부표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작가님의 북토크에서 해주신 말씀을 거의 그대로 옮겨봤다. 책에도 있음(291~292)
이런 선생님이 전국적으로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마도 북토크 자리에 있던 모든 분들이 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정말 귀하고 귀한 선생님이시자 작가님이시다.
다시 함께 북토크를 진행해 주신 김민섭작가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얼마 전에 강릉에 '당신의 강릉'이란 책방을 여셨다. 아이들이 바다를 산책하며 주운, 파도에 떠밀려온 갖가지 유리 조각들(아이들은 순수함으로 진짜 보석인 줄 알고 엄청 모으고 있다고)을 공예로 예쁘게 마그네틱을 만들어 서점을 방문한 이들에게 주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들은 바다로부터 보석(?)을 받았으니 너희도 뭔가 바다를 위해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쓰레기를 줍고 있으며 그것을 보신 어느 할머니께서 아이들의 선함에 대해 응당 칭찬과 보상을 해줘야 마땅하다며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주셨다고 한다. 작가님의 선한 영향력이 아이들에게로 대물림 됐나 싶다. 선함에 대해 진지하게말씀해 주시는데 하마터면 "아멘"할 뻔했다. 먼 강원도에서 아침 6시간 차를 타고 와주신 두 분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마음을 전하고 싶다.
《체육복을 읽는 아침 정말 찐한 감동의 스토리니 꼭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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