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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Apr 12.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서 2년 살다 한국에 돌아오니

2년 반 전, 우리 부부는 돌연 카지노 게임 사이트행을 선택했다. 가족,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 군대에 다시 보내는 기분이다. 왜 하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냐.'


주변 사람들의 우려처럼 어렵고 힘든 환경이 예상되었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새롭고 힘든 환경에서 생활하면 나중에 우리 인생에 큰 경험이자 자산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가아니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렇게 2년 간의 중국 초빙교사 생활이 시작되었다.


초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생활은 예상대로 힘들었다. 일단 음식이 입에 전혀 맞지 않아 꽤 고생했다. 식당을 가면 기름기가 많고향신료 향이 너무 강해, 눈앞에 아무리 반찬이 많아도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집에서는물이 깨끗하지 않아 항상 필터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매일 새벽부터 들려오는 폭죽소리때문에 잠을 여러 번 깨기도 했다.학교 생활도 힘들었다. 한국과 업무 시스템이 전혀 달라 마치 신규처럼 일을 거의 처음부터 배워야 했고, 업무 강도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4~5배 정도로 매우 강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는지, 불과 2개월 만에 10년째 +-1kg를 유지하던 몸무게가 5kg나 빠졌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3~4개월 즈음 지나자카지노 게임 사이트 생활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새 향이 좀 익숙해졌는지, 식당에 가면 한두 젓가락 정도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새벽 폭죽소리에 잠을 깨는 날도 전보다 훨씬 줄었다. 일이 많아 주말 없이 일하는 날이 대부분인학교 생활도 이젠 할 만해졌다. 그 밖에 언어, 문화, 인간관계 등으로 고생을 했지만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적응이 되었다.


그렇게 2년을 살았다. 2년 전에 힘들다고 느꼈던 것들은 어느 순간부터 디폴트 값(기본값)이 되었고, 당연한 것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력에도 한계가 있는 법. 초빙교사 2년 계약 기간의 막바지가 다가오자 번아웃이 왔다. 특히 그동안 학교 생활이너무 힘들었다.일이 많은 건 둘째 치고,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다들 개성이 강해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환경이 너무 힘들어서일까 동료 선생님들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 항상 서로에게 예민하고 배려가 없었다. 또한작은 교민사회, 작은 학교의 특성상 일과 삶의 분리가 어려웠고, 이로 인한 갈등들이 끊임없이 생성되었다. 곧 있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돌아갈 희망으로 겨우겨우 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학폭까지 터졌다. 덕분에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까지학교에서 일해야 했다. 심지어 마지막 송별회도 참여하지 못했다.




2025년 2월, 힘들고 고된 2년 간의 중국 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치킨을 시켜 먹는 것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한국 치킨이 있긴 했지만, 이상하게 대부분 닭이 너무 작았고 튀김옷이 너무 얇아 바삭바삭한 맛이 없었다. 양념도 묘하게 입맛에 안 맞았다.


"와... 바로 이맛이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치킨을 시켜 먹고 아내와 엄청난 행복감을 맛보았다.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치킨 하나에 이렇게 행복해할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 치킨은 행복의 시작에 불과했다. 2년 전에는 정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행복으로 다가왔다. 감사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1. 길거리에 한국말이 들리고 말이 통하는 한국 사람들이 다닌다는 것이 감사

2. 대부분 황색으로 칙칙한 중국 건물만 보다 다채로운 한국 건물들을 보니 눈과 마음이너무 편한 것에 감사

3. 어떤 음식이든지 입에 맞고 맛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

4. 좁은 중국 월세집에 살다 넓고 편한 우리 집에 와서 감사

5. 새벽에 폭죽소리에 잠에 깨는 일이 없어서 감사

6. 학교 일이 전보다 1/5로 줄어서 감사. 근데도 일 많이 하고 고생한다고 주변 선생님들이 인정해 주셔서 감사

7. 일과 삶의 분리가 이뤄져서 감사

8. 인간관계 트러블이 거의 없어서 감사

9. 가족들과 친구들을 언제든 볼 수 있음에 감사

10. 그냥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11. 드디어 나에게 주말에 쉴 수있는 삶이 생겼다는 것에 감사

12. 아파트 헬스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

13. 아내와 함께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

14. 일이 적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음에 감사

15. 스트레스받지 않고 균형 잡힌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

16. 따뜻하고 친절한 학교 동료들에게 감사

17. 주변에 코인 노래방이 있음에 감사

18. 빠른 인터넷 속도에 감사

19. 밤늦게 일 때문에 연락이 오는 일이 없어 감사

20. 마음 편하게 하루 7~8시간 이상 잘 수 있음에 감사


2년 전에는 정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지금은 매 순간이 나에게 행복으로 다가온다. 매 번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학교에 갈 때마다, 아니 숨 쉬고 있는 매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내가 못 알아챘을 뿐이지 그동안 파랑새는 항상 내 옆에 있었던 것이다. 2년 동안의 고된 중국 생활이 나에게 가져다준 가장 큰 깨달음이다.




요즘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지금은 막 고된 중국 생활을 끝내고 와서 한국 생활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만, 힘든 중국 생활에 적응했듯이 얼마 안 있으면 한국 생활또한 적응하고 당연한 것들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내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나는 틈이 날 때마다 감사한 것들을 떠올린다.


- 주말에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

- 아내와 함께 치킨을 먹으며 넷플릭스를 볼 수 있음에 감사

- 도중에 끊김 없이 부모님과 통화할 수 있음에 감사

-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삶에 감사

- 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도 감사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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