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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May 04. 2025

직장에서 소신껏 카지노 쿠폰기 힘든 이유

2023년 5월, 곧 있을 체육대회 행사 계획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였다.

"교실남 카지노 쿠폰, 도대체 실외 활동은 왜 하는 거야? 그냥 작년 코로나 때처럼 1~4교시 전부 실내에서 다 하자니깐. 코로나 덕분에 겨우 실내에서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는데 또 밖으로 나가자고? 그리고 학부모 초대는 절대 하지 말고. 학부모들 오면 피곤해. 준비해야 할 게 많다고."


현재 내 업무의 전임자였던 B 카지노 쿠폰의 가시 돋친 말을듣고 순간 기분이 나빴다. 특히 '코로나 덕분에'라는 말이 거슬렸고, 아이들은 생각 안 하고 너무 카지노 쿠폰들 편의만 생각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나만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가 주변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나를 제외한 카지노 쿠폰들은 B카지노 쿠폰의 말에 모두공감하는 눈치였다. 순식간에 쉽게 쉽게 일할 수 있는 걸, 왜 굳이 사서 일하냐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


물론 기존대로 하고 싶고, 쉽게 가고 싶은 카지노 쿠폰들의 마음도 이해는 갔다. 더군다나 작년에도 실내에서 했고, 재작년에도 실내에서 했으니깐. 하지만 그때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에,림보나 컵 쌓기 같은 신체활동이 적은 체육활동 위주로 실내 체육대회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피했지만, 코로나가 끝난 지금은 다르지 않은가.지난 3년 간 잦은 봉쇄로억눌린 욕구는 상당히 컸다. 아이들은 체육대회 때, 실내뿐만아니라 운동장에서도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고 싶어 했고,학부모님들은 3년 만에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방문하고 싶어 했다.더군다나 교장 카지노 쿠폰은 이러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하고 더 나아가서10년 전 하던 운동회처럼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운동회를하길 원하셨다.


회의가 있기 전 주말에카지노 쿠폰,교장 카지노 쿠폰, 학부모, 학생의 입장을 절충해서 나름 계획을 짰다. 일단 교장 카지노 쿠폰께서 원하는 지역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큰 운동회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있을여러 행사들과가용 인력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카지노 쿠폰은 물론이고 학부모님들도 꽤 부담이 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대신 최소비용으로 최대만족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고민 끝에 내가 생각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2교시에는 기존 형태인 부스 로테이션으로 실내 활동을 하고, 34교시에는 공 굴리기, 줄다리기, 계주 같은 단체 경기 위주의 실외 활동을 구성했다. 대신 카지노 쿠폰들이 부담을 가질까 봐 학부모님은 34교시에만 초대할 생각이었다.


카지노 쿠폰들 입장에서는 사실 크게 바뀐 건 없었다. 어차피 34교시 활동은 단체경기라서 각자 부스를 운영해야 하는 실내 활동보다업무 부담이 적었다. 학부모님들은 오랜만에 오셔서 자녀들이 운동회 하는 모습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고, 학생들은 실내외 활동을 모두 즐길 수 있고, 나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B 카지노 쿠폰의 얘기를 듣고 나서, 카지노 쿠폰들에게 차근차근 위와 같이 여러 상황들과 이에 대한 내 생각들을설명드렸다.그러자 B 카지노 쿠폰이 빈정거리며 말했다.

"교실남 카지노 쿠폰이 행사를 많이 운영 안 해봐서 그렇지. 학부모들 오면 얼마나 신경 쓸 게 많은 지 알아? 학부모들 자리 배치하고 그 위에 번호도 일일이 표시해야 하고. 그리고 애들 줄 세우는 건 어떻게 연습할 건데? 그것도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일인데."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이었기에 B의 카지노 쿠폰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

"자리는 굳이 배치 안 하고, 천막이랑 의자만 준비하고 편하신 대로 앉으라고 하면 될 거 같은데요? 천막이랑 의자는 행정실에서 준비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줄 세우는 건 우리 학교가 학생수 많은 큰 학교도 아니고, 고작 전교생이 67명인데 한 5분 정도만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요?"


"쨌든 나는 싫어. 밖에 나가서 하는 것도 학부모 초대하는 것도. 전부 별로야. 아, 맞다. 그날비 오면 어쩔 건데?"


"비가 오면 어쩔 수 없이 실내 프로그램으로 돌려야죠."


"그럼 학부모 초대는? 실내 프로그램으로 뭐 할 건데? 전부 실내로 돌리면 학부모 초대는 언제 하고? 거 봐. 힘들다니깐. 그냥 하던 대로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격앙되는 대화를 보다 못한 C 부장님께서 B 카지노 쿠폰이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말씀하셨다.

"그만! 교실남 카지노 쿠폰이 담당자니깐 담당자 하자고 하는 대로 그냥 해요."


그렇게 회의는 일단락되었다. 이 회의로 나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일단 너무 서운했다. 나름 주말에 휴식 시간 반납하고 열심히 고민해서 준비해 간 계획인데,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해줄 순 없었을까? 그리고 반 아이들을 위해서 체육 1시간 한다고 생각하고 잠깐 밖에서 단체경기 몇 번 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부장님 말마따나 내가 업무 담당자고 준비는 내가 거의 다 해놓을 텐데...




체육 대회는 일주일 정도 남아 있었다. 대부분 초등학교 같은 경우, 체육대회 담당자는 있지만, 일은 같이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무분장을 하려 하니, 회의 때 경직된 분위기와 카지노 쿠폰들의 굳은 표정이 떠올라서 섣불리 카지노 쿠폰들에게 업무를 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 그냥 웬만하면 내가 다 하자.'


부탁하기 힘드니(사실 내가 카지노 쿠폰는 걸 뻔히 보면서도 도와준다고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냥 나 혼자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다 준비하면서유일하게 막히는 부분이 방송, 음향 장비였다. 방송, 음향 장비는 실내(PPT, 마이크), 실외 활동(앰프, 마이크)모두 필수였다.물론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준비하면 될 것도 같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았다. 카지노 쿠폰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내 업무 전임자였던 B 카지노 쿠폰만 방송 장비 사용법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불편했지만 용기 내서 B 카지노 쿠폰을 찾아갔다.


"B 카지노 쿠폰, 혹시 체육대회 당일 날 컴퓨터랑 마이크만 좀 켜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그때 사회도 보고 물품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을 거 같아서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내가? 왜?"

"아... 아니면 방송 장비 사용법만 좀 알려주시면 그날 제가 알아서 할게요."


(묵묵부답)

결국 눈물을 머금고 혼자서 몇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하필이면 이때 컴퓨터가 고장 나 있어서 시간이 2~3배 걸림...)방송 장비 다루는 방법을 익혔다.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나고 체육대회 이틀 전 예행연습이 있었다. 물품 세팅 준비를 도와주지 않는 건 그렇다고 쳐도예행연습이 끝나고 아무도 치우지 않고 교실로 다 올라가 버리는 것을 보고 카지노 쿠폰들에게 적잖이 실망했다.


교무실에 올라가서 교무부장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니, 그동안 도와달라 하지않고이제야 도움을 요청한내 잘못이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순간 B 카지노 쿠폰이 떠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교무부장은 이제는 도움을 요청했으니 열심히 돕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도 변한 건 없었다. 누구 하나 도와줄 것 없느냐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행사 당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장비 세팅하고, PPT 점검하고, 앞에서 체조하고, 진행하고, 전체 사회 보고,부스 운영하고, 중간중간 로테이션 종도 치고, 학부모와 아이들경기 사회 보고, 사진 찍고, 정리하고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예전 학교에서카지노 쿠폰들끼리십시일반 나눠서 가지면 간단했던 일이혼자 하니 엄청나게 힘든 일이 돼버렸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내가 내 소신대로고집부려서추진한 일인데. 기왕 하는 김에 즐겁게 하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임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여태 했던 체육대회 중에 제일 만족스러웠다고 했을 정도로 체육대회는 모두의만족 속에 성황리에 끝났다. 물론 카지노 쿠폰들은 빼고.


별 탈 없이 행사만 무사히 잘 끝나면 카지노 쿠폰들 또한 내 마음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예전에 회의에서 말했던 대로, 이전 실내 체육대회와 비교해서 큰 에너지 소모도 없었을뿐더러, 무엇보다 학부모들과 학생이 만족했기에 카지노 쿠폰들에게 나름 인정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었다.B 카지노 쿠폰과 교무부장을 필두로 '교실남 카지노 쿠폰은 쓸데없이 일을 벌인다.'라는 묘한 교무실분위기를 형성하면서 인정은커녕, 오히려 일을 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후에 내가 업무를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체육 대회 이후로 나는 3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내 소신껏 일을 하려면 나 혼자 일을 다할 각오를 해야 한다.제일 좋은 건 모두를 설득해서 함께하는 건데,가끔 운이 나쁘면 위의 상황과 같이 나와 생각이 아예 달라 설득이 불가능한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내가 소신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나 혼자 일을 하는 건 거의 확정이라고 봐야 한다.


둘째, 내 소신껏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원래 인간의 뇌는에너지 낭비를 막기위해, 기존에 하던 것을 선호하고변화를 싫어하게 세팅되어 있다. 때문에 아무리 멋지고 좋은 일을 새로 추진하더라도 초기에 어느 정도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다 성과를 내면 좋게 보는 사람들이 생기나여전히 욕을 하는 사람들은 계속한다. 이럴 땐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시시비비 가리다가 오히려 더 욕먹는다.)그냥 그려려니 넘기는 게 인간관계나 정신건강에 더 좋은 듯하다.


셋째, 이러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주변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적어도 1명은 있어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듯이 마음에 맞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서로 의지가 된다. 경험상 일을 추진할 때, 옆에서 잘한다고 맞장구 쳐주고 믿어주는 사람만 한 명 있어도 분위기가 확 바뀐다. 랩배틀을 할 때 기세가 중요하듯이, 일을 할 때도 기세가 중요하더라.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옹호하냐 혹은 반대하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바뀌는 걸 자주 경험했다.특히 작은 학교에서는 이러한 특징들이 더욱 부각이 되었다.




다시 내가 2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해보았다.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만족하는 걸 보고 싶은 나는 아마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 같다. 다만 그때와 달리 설사 나 혼자 일을 하더라도당시 카지노 쿠폰들을 미워하지는 않았을 거 같다.비록 아이들이 1순위는 아니더라도 나는 내 입장이 있는 것처럼 그들 또한 그들 나름대로의 입장이 다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교육관으로 봤을 때는 그들이 아쉬울 수는 있으나, 반대로 그들의 교육관으로 봤을 때는 내가 아쉬울 수도 있다. 각자 다 입장이 있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그들을 미워하면 오히려 내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그해 몸으로 직접 체득했기에, 심적으로 고뇌하며 시시비비를 가리지는 않을 거 같다.


대신 '원래 그런 사람들이구나!' 하고 쿨하게 넘기며 그들을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행사를 구성할까 더 고민하면서 즐겁게 학교 생활을 했을 거 같다.






***글쓰기 습관을 만들기 위해 180일 동안 매일 글쓰기 도전(현재 4일차)하고 있습니다. 글은매일 아침 6시에 예약 발행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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