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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May 11. 2025

카지노 게임는 하던 대로 카지노 게임 거 아니야.

중국 재외한국학교에 가서 맨 처음 진행한 카지노 게임는 전교 어린이회 운영이었다. 전임 선생님에게 전달받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3월 첫 주에 전교생 수기 투표를 통해 전교회장, 부회장을 뽑고, 차주에는 반장, 부반장을 뽑는다. 이들이 전교 어린이회 구성원이 되고, 한 학기에 1번 중등, 고등 선배들과 함께 임원수련회를 진행한다. 어린이회는 1달에 1번 정도 진행한다. 그리고 1달에 한 번씩 오후에 전교생이 시청각실에 모여 모임을 가진다.


임원수련회, 오후 모임 정도를 제외하면, 기존에 내가 경험했던 어린이회 시스템과 비슷했다. 나는 전임자 선생님이 작년에 하던 그대로 카지노 게임를 진행할 계획이었기에 작년 전교 어린이회 운영계획서를 약간만 수정해서 교장 선생님께 구두결재를 받으러 갔다. 교장 선생님은 나와 마찬가지로 그해 처음 전입을 오셨는데, 되게 깐깐하시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잔뜩 긴장한 채 서 있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계획서를 나한테 보여주며 말씀하셨다.


"선생님, 이거 선생님이 한 번 보세요. 선생님은 이 계획서가 한눈에 들어와요? 난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해도 잘 가지 않는데? 다시 작성해 오세요."


교장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반발심이 들었다. 어차피 작년 그대로 카지노 게임 진행할 건데, 계획서도 작년 그대로 하면 안 되나? 어차피 뜻은 다 통카지노 게임데, 굳이 계획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 계획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오직 교장 선생님만 지금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교장 선생님, 작년 계획서에도 이런 식으로 적혀 있었어요..."


그러자 교장 선생님이 약간 언성을 높이며 하시는 말씀.

"제가 제일 싫어카지노 게임 게 예전에 했던 그대로 카지노 게임 거예요. 항상 똑같으면 발전이 없어요. 그때그때 문제가 생기면 개선점을 찾아서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일단 계획서 다시 수정해 오세요."


순간 망했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교장 선생님한테 찍혀서 학교 생활이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무실로 돌아가서 30분 만에 계획서를 수정해서 다시 교장 선생님께 다시 찾아갔다.

"보세요. 할 수 있네요. 아까보다 훨씬 보기가 편하잖아요. 선생님이 이렇게 보기 편하게 문서를 수정해 두면 나중에 후임자가 알아보기도 훨씬 편하고요. 카지노 게임는 하던 대로 카지노 게임 거 아니라는 거 꼭 명심하세요."


교장 선생님은 이번엔 계획서 양식이 아닌 학생회 구성 형태에 대한 개선점을 말씀하셨다.

"지금 우리 학교가 한 학년에 10~11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학교를 대표카지노 게임 전교회장, 부회장과 학급을 대표카지노 게임 반장, 부반장을 뽑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차라리 다모임 형태로 전교생이 어린이회에 참여카지노 게임 건 어떤까요? 그리고 어린이회 운영을 잘카지노 게임 학교 보면, 부서를 나눠서 아이들끼리 자발적으로 월별 행사도 하더라고요. 작은 학교는 작은 학교의 특성에 맞게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또 한 번 반발심이 올라왔다. 교장 선생님은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카지노 게임량을 알고는 계실까? 지금 전교 어린이회는 내가 맡은 카지노 게임들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당장 문예대회, 컵스카우트, 체육대회 등 할 게 태산 같은데 다모임과 월마다 행사라니?


"근데 올해부터 갑자기 바꾸면 학부모님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어날 수 있으니, 올해는 일단 임원들은 뽑죠. 어린이회 개선 방법은 천천히 생각해 봐요."


몇 시간 뒤에, 내 컴퓨터를 확인해 보니 쪽지가 왕창 와있었다. 교장 선생님께서 보낸 쪽지였다.

[선생님, 아까 제가 말씀드린 어린이회 운영으로 유명하신 선생님이 연수하신 자료예요. 그 선생님한테 부탁드리니 흔쾌히 자료를 주시더라고요. 아 그리고 밑에 자료는 00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받은 자료예요. 그 학교도 어린이회 운영을 내실 있게 잘하더라고요. 한 번 살펴보세요. ^^]


교장 선생님은 내가 처음 보는 유형의 교장 선생님이었다. 기존에 같이 근무하던 교장 선생님들은 전교 어린이회 운영과 같은 학교의 세세한 카지노 게임들에는 딱히 관심이 없으셨다. 그리고 교사에게 카지노 게임 지시를 내리지만 말 그대로 지시만 내렸을 뿐, 지금처럼 공부하라고 자료를 찾아서 주진 않았다.


그때 교장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진심으로 학생들을 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교장 선생님 말씀하신 부분 중에서 틀린 건 하나도 없었다. 안 그래도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있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교육적 혜택을 좀 더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카지노 게임를 기존 대로 카지노 게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개선하고 또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카지노 게임를 기존 그대로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효율성 측면도 있었지만, 카지노 게임에 대한 두려움도 상당 부분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카지노 게임를 새롭게 바꿔 진행했을 때, 혹시나 있을지 모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작년, 재작년 카지노 게임 그대로라는 방패막이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은 내가 아직 배울 게 많은 신규라 선배들이 한 그대로 따라 하며 배운다는 입장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이제 나는 신규교사가 아니었다. 이젠 어엿한 7년 차 중견교사였다. 더 이상 따라 카지노 게임 게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해 상황과 맥락에 맞게 카지노 게임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학교의 중심이 되어야 카지노 게임 연차였다.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카지노 게임는 그대로 카지노 게임 게 아니라, 개선시켜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나는 여러 카지노 게임들에게 대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내기 시작했다. 컵스카우트에서 야영을 추진한다던지, 수영장을 전교생이 갈 수 있는 더 넓고 깨끗한 장소로 옮긴다던지, 학생들도 함께 평가카지노 게임 영상 대회를 개최 등 여러 카지노 게임들을 개선했다. 그중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카지노 게임가 바로 전교 어린이회(=학생회)였다.


처음 내가 활용한 전략은 줄일 건 줄이고 늘릴 건 늘리기 전략이었다. 나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기에 무작정 늘리기만 해서는 결국 내 몸이 축날 거 같았다. 그래서 줄일 수 있는 일들을 먼저 찾아보았다. 우선 1달에 1번 시청각실에서 카지노 게임 전교생 모임을 없앴다. 기존에 계시던 선생님께 말을 들어보니, 모임에서 카지노 게임 일이라고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교과 제창, 교장 선생님 말씀, 상장 전달 밖에 없었다. 실질적으로 카지노 게임 거라곤 상장 전달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수업 시간을 빼먹으면서까지. 교장 선생님께 건의드려, 전교생 모임을 없애고 상장전달은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아침시간이나 점심시간에교장실에서 해당 학생들만 따로하기로 했다.


그리고 쓸데없는 회의 형식들을 없앴다. 작년 전교 어린이회 임원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회의 패턴은 항상 똑같았다. 국기에 대한 경례하고 주어진 대본 그대로 읽으며 안건 토의하고 건의사항 받고, 마지막에 결론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바른말은 사용하지 말자.' 정도가 나오는 20년, 30년이 지나도 항상 똑같은 어린이회 회의 패턴. 이를 개선하기 위해, 1달에 한 번 정도 5, 6학년 전교임원 아이들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불편한 사항이나 건의 사항을 조사하게 하고 이를 회의 안건으로 정했다. 예를 들면, 운동장 사용 문제 때문에 매 번 1~6학년 아이들이 서로 갈등을 겪어왔는데, 어린이회를 통해서 학년별 사용 날짜를 정했다. 또 한 번은 그네를 타다가 다치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네 대신에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선정에 대한 토의를 하기도 했다. 이때 회의는 임원뿐만 아니라, 미리 회의 안건과 시간을 공지하여 관심이 있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실질적인 학교 문제들을 안건으로 잡으니, 좀 더 몰입도도 있고 문제가 개선되는 것이 눈에 보여 좀 더 보람감을 느끼는 듯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나의 변화를 반기며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셨다. 학생회 예산을 늘려주시기도 하고, 어린이회에서 나온 안건들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꾸준하게 소통도 하셨다. 또한 내가 낸 아이디어 거의 대부분을 흔쾌히 수용해 주셨다.

카지노 게임교장 선생님과 어린이회 주축인 6학년 학생들이 간담회를 카지노 게임 모습


한편 늘릴 부분(=중요한 부분)은 더 늘렸다. 학생 자치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부서를 집행부, 홍보부, 체육보건부로 나누고 월별로 행사를 진행하게끔 했다. 행사 진행 초반에만 처음 해보는 거라 아이들이 헤맸을 뿐, 몇 번 행사를 진행하니 나의 도움 없이도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행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학생자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그해, 어린이회 아이들이 진행했던 활동은 다음과 같다. 기존에 선생님이 주도하던 방학식 진행을 아이들이 진행하기도 하고,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기를 정리카지노 게임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2학기 때에는 매번 중등과 같이 하던 임원수련회를 분리시켰다. 그러자 항상 선배들에게 주눅이 들어있던 6학년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수련회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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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수련회 시작 모습(왼), 후배들에게 고기를 구워주는 6학년 아이들(오)


추석 시즌에는 어린이회 주최로 전교생 윷놀이 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총 16팀이 자발적으로 참여(거의 전교생이 다 참여함)했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마지막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시청각실에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이 되었다. 물론 사회 또한 어린이회 학생들이 보았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선생님인 아이디어가 아닌 어린이회 홍보부 아이들의 아이디어였다는 것이다.

윷놀이 대회 준결승전과 결승전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이회의 역할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선생님 주도로 진행되었던 각종 홍보, 행사 진행들은 어린이회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대체가 되었다. 기존에 유명무실했던 전교 어린이회(=학생회)는 이젠 학교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학생 참여체가 되었다.

학예회 사회를 보는 아이들(왼), 새해맞이 홍보 영상을 촬영카지노 게임 아이들(오)



그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해가 지나갔다.다음 해 카지노 게임를 생각하던 중, 어린이회 관련하여 한 가지 걱정거리가 떠올랐다.


내년에 임원들이 바뀌었을 때가 걱정이었다. 기껏 한 해 동안, 서로 지지고 볶고 하면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카지노 게임 어린이회를 만들어놨는데, 내년에 새롭게 임원들이 뽑히면 그동안 했던 교육이 다시 리셋이 될 터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에 벌써부터 힘이 쫙 빠졌다. 더군다나 주축이었던 6학년들이 중1이 되면서, 과연 내년에도 올해처럼 어린이회가 잘 운영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새로운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기존의 매 년 임원들이 바뀌는 시스템으로는 지금의 어린이회와 같은 모습은 계속 유지하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항상 일에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훗날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 돌아가는 학생회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한참 고민 끝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너무나 좋은 아이디어라며 당장 추진하자고 하셨다. 그 아이디어는 바로...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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