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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May 09. 2025

부모님과 카지노 쿠폰 주고받는 학생

우리 반에 욕을 하는 아이들이 생기면항상 들려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천승덕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항상 이 친구는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X년이라고 불렀다. 처음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나와 친구들은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어떻게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할 수 있냐고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승덕이를 잘 타일렀으나, 도리어 이 친구는 도대체 뭐가 문제가 되냐는 듯 천연덕스러운 표정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은 이게 자연스러워. 우리 가족 전부 욕을 하거든. 엄마도 나한테 뭐라 안 해. 괜찮아."


부모욕을 하는 자식을 카지노 쿠폰이 뭐라 안 하는 집이 있다고? 가족끼리 서로 욕을 한다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얼마 뒤, 이비인후과에서 승덕이와 승덕이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서내 궁금증은 해결이 되었다. 자리가 꽤 가까웠기에, 난 이 두 모자 사이의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X발, 코 막혀 죽겠네. X년아 힘들잖아. 하... X발"

"엄마도 힘들어. XX놈아! 시끄러우니깐 좀 조용히 해. X발"


말의 시작과 끝마다 X, XX 상스러운 욕설이 모자 사이에 오갔다. 두 모자의 대화를 듣고 깜짝 놀란 주변 어른들의 표정이 보였다. 평소 내 친구관계에 간섭을 하지 않던 우리 엄마조차두 모자의 대화를 듣고 승덕이와는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집에 돌아와서 얘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두 모자는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이상하거나 잘못됐다는 인식 자체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냥 편하고 자연스럽게 모자가 대화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아, 대화 안에 카지노 쿠폰만 들어 있다는 것만 빼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 만큼 그날 경험한 모자 간 카지노 쿠폰은 충격적이다.그때 내가 느꼈던 교훈은 다음과 같다.


바로 나쁜 습관의 무서움이다. 우리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때문에 아무리 힘든 상황이나 과제가 주어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습관 형성)을 해버린다. 일단 습관이 형성이 되면,습관이 형성된 후의 상태가 디폴트값(기본값)이 되어버린다.


좋은 습관의 경우, 습관의 이러한 특성이 오히려 선순환을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힘들게 하루 20분 독서를 했으나, 습관이 생긴 뒤에는 20분 독서가 쉬워지고 30분 독서에 도전할 수 있게 되고 어느 순간 여기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이젠 1시간 독서에 도전할 수 있게되는 선순환이 펼쳐진다.


문제는 나쁜 카지노 쿠폰다.일단 나쁜 습관은 본인 스스로가 알아차리기가 좀처럼 힘들다.예를 들어 군입대 전 욕을 하나도 쓰지 않았던 나는 군대를 다녀와서 말을 하며 중간중간 욕을 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나는 이 습관을 제대한 지 1년 뒤에 여자친구가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이처럼 나쁜 습관이 형성되어 디폴트값이 되면 스스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알아차리기 힘들고, 주변에서도 굳이 상대방에게 안 좋은 얘기는 잘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더더욱 힘들다.


수면같은 경우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성수면부족인 사람은 이미 만성수면이 디폴트값이 되었기에 본인이 만성수면부족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히려 만성수면부족 상태를 정상적인 컨디션이라고 스스로 인식한다. 습관이 형성된 기간 동안 이보다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내 수면 습관은 가족이 아닌 이상 타인에게 드러나지 않기에, 주변의 조언을 받아 알아차리기도 힘들다.


이 밖에도 무례한 말투, 너무나 부정적인 생각 패턴, 턱없이 부족한 운동량, 팔자 걸음걸이 등 우리가 좀처럼 알아차리기 힘든 나쁜 습관들이 꽤 있다. 본인이 나쁜 습관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알아차리더라도 그냥 방치해 둔다면, 나쁜 행동이 쌓이고 쌓여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부모님에게 일상적으로 욕설을 하는 승덕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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