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단상 2021년 12월호
벼르고 벼르던 카지노 쿠폰 스위치를 샀다. 정확히는 카지노 쿠폰 스위치 카지노 쿠폰 숲 에디션인데, 기본 구성은 일반 카지노 쿠폰 스위치와 같지만 박스 디자인과 카지노 쿠폰를 거치할 수 있는 독의 디자인이 카지노 쿠폰 숲으로 그려져 있다는 점이 일반 스위치와 차별화 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10대 시절에 이미 나는 카지노 쿠폰가 있었다. 카지노 쿠폰DS라 불리는 카지노 쿠폰의 구 버전이 있었고, 그때 국내에 최초로 정식 발매된 ‘놀러오세요 카지노 쿠폰 숲’이 출시되자마자 게임팩을 구입했었다. 지금 보면 매우 조악하게 느껴지는 그래픽이지만, 2007년 당시만 해도 얼마나 센세이션한 그래픽이었는지 모른다.
심지어 주변에 친구가 있다면 같이 통신을 해서 친구네 마을에도 놀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다. 우리 집에는 동생도 카지노 쿠폰가 있었기에 내가 가장 많이 통신하는 상대는 동생이었다.
친한 친구도 카지노 쿠폰를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친구와 나는 학교가 달라서 만날 일이 별로 많지 않았기에 같이 통신을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아무튼 나는 ‘놀동숲’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카지노 쿠폰 숲으로 차곡차곡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웠고, 부지런히 매일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과일을 따고, 낚시를 하고 잡초를 뽑았다.
낚시해서 잡은 물고기와 수확한 과일은 상점에 팔면 게임 속 화폐인 ‘벨’로 바꾸어 주는데, 그 벨들을 모아서 대출금을 부지런히 상환하면 집을 키울 수 있었다.
내 집이 점점 커지면서 마을 속 상점의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처음에는 텐트로 시작한 상점은 나중에는 백화점이 되었다. 그만큼 내가 사가는 가구들이 많기도 했고, 상점 주인인 너구리도 더 이상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취급하는 건 본인의 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더 이상 상환할 대출도 없고, 커질 집이 없어졌을 즈음 나는 이제 카지노 쿠폰 숲을 놓아야 할 때가 왔음을 느꼈다. 너구리의 상점도 백화점 이상으로 커질 수 없었으니, 나도 너구리도 우리 모두의 목표를 채운 셈이었으니까.
목표 달성을 하고 나니 점점 더 카지노 쿠폰 숲에 접속하는 일이 줄어들었는데, 그럼에도 한 번씩 잡초를 뽑으러 가곤 했다. 게임속의 시간은 현실과 비슷하게 흘러서 며칠만 지나도 마을에 무성하게 잡초가 자라났다.
잡초를 뽑을 때의 쾌감이란. 뽑아본 사람만이 안다. 나중에는 쾌감도 잊고, 귀찮음이 더 커서 잡초를 뽑으러 가지도 않았지만.
게임 내에서는 편지도 캐릭터끼리 주고받을 수 있었는데, 나는 다른 편지는 다 삭제했어도 엄마란 이름으로 어디선가 온 편지는 하나도 삭제하지 않고 따로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현실의 엄마는 이렇게 편지를 써주지 않으니까.
게임속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저 편지의 컨셉이 엄마일지도 모르는 NPC에게서 날아오는 그 편지들을 읽으면서 가끔 나는 울곤 했다. 엄마와 한 집에 살지만, 엄마가 보고 싶었으니까.
현실의 엄마보다 게임속의 엄마가 더 다정하게 느껴질 때면 나는 점점 더 슬퍼졌다. 그리고 현실의 엄마가 미울 때마다 가상의 엄마가 보낸 편지들을 하나씩 삭제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 왜 삭제했을까. 삭제하지 않고 둘걸.
그렇게 카지노 쿠폰 DS의 ‘놀동숲’의 시간을 지나 2020년 봄, 카지노 쿠폰 스위치 버전으로 ‘모여봐요 카지노 쿠폰 숲’이 출시되었는데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스위치의 카지노 쿠폰 숲 에디션 버전은 없어서 못 구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겪었는데, 그게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재고가 널널하다.
2020년에 나도 사고 싶었지만, 먹고 사는 게 팍팍해서 스위치와 동숲을 사려고 모은 돈을 깨기 일쑤였고, 올해는 꼭 사야겠다는 생각에 굳게 다짐하고 열심히 다시 모았다. 그 덕에 드디어 카지노 쿠폰 스위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이마트로 달려가서 카지노 쿠폰 스위치와 강화유리 필름을 샀는데, 사고 나오자마자 카드사에서 전화가 왔다.
“혹시 석류 고객님 맞으세요? 카드가 혹시 분실된 건 아닌가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이마트에서 방금 결제가 되었는데 본인 맞으세요?”
“아, 네. 제가 산거 맞는데요...”
당황스러우면서도 웃겼다. 이제까지 카드사에서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분실로 오인을 할 만큼의 지출이 카지노 쿠폰라는 사실이 웃기지만 슬프게 다가왔다.
근래에 내가 지출한 것 중에 가장 큰 지출이어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웬만해서는 이렇게 지출하지 않기 때문에 의심스러웠던 걸까. 슬프지만 웃긴 상태로 나는 카지노 쿠폰를 들고 집에 왔다.
‘모동숲’(모여봐요 카지노 쿠폰 숲의 줄임말)의 인기가 한풀 꺾이고 구입해서일까. 본체를 구하기 쉬운 건 분명 좋은 일이었지만, 동숲 열풍이 불 때 한창 플레이를 하던 친구와 비슷한 속도로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동숲을 했던 짬밥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꽤 빠른 속도로 플레이를 진행했고 또 다시 대출을 갚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실에서는 집을 못 사도 동숲에서는 살 수 있으니까 이렇게라도 대리만족해야지.
컨셉도 정했는데, 섬 전체를 온통 하와이안 스타일로 꾸밀 생각이다. 섬 이름도 하와이안섬으로 정했으니까. 플레이어인 내 이름은 파인애플이라서 파인애플 하와이안 옷을 입고 있다. 그야말로 닉값 일치가 아닐 수 없다.
플레이를 한지 얼마 안 되서 게임 상에서 편지가 한통 왔다. 엄마였다. 다른 편지들은 읽고 바로 삭제했지만, 관성처럼 엄마라는 이름에게서 온 편지는 삭제할 수 없었다.
아마 나는 ‘놀동숲’ 시절처럼 엄마의 편지를 다시 차곡차곡 모으겠지. 엄마가 미운 순간이 와도 삭제하지 않고 엄마의 편지들을 잘 보관해놔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한 집에 살지 않는 엄마가 그리운 순간마다 게임 속 엄마의 편지를 꺼내어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