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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애옹 Mar 13. 2025

카지노 게임적인 요인은 개인에게 어느 만큼의 영향을 미치는가

[힐빌리의 노래] J.D. 밴스

카지노 게임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인 일명 '힐빌리'로 태어났다. 현재 그는 미국 제50대 부통령이다. 이 책은 화이트 트래시로 불리는 삶을 살았던 그가 어떻게 현재의 자리까지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과거를 돌아보며 본인의 이야기를 쓴 회고록이다.


사실 회고록이라고 하니 거창해 보이는데, 카지노 게임는 스스로 그렇게 대단하게 성공했다고 느끼지도 않을뿐더러 마치 개천에서 용이 나듯 성공 후일담 같은 것을 쓰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본인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에서 아직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비참한 현실, 약물중독, 폭력, 한 부모 가정 등으로 위태로운 생활을 하며 방치되어 있는 제2, 제3의 베브, J.D. 밴스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정부에서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음에도 개선되지 않는 그들의 삶을 냉철하게 분석한 글이다.


읽다 보면 가진 것 없이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카지노 게임는 일자리와 급여가 충분하지만 그럼에도 오랫동안 버티지 못하고 이리저리 핑계 대며 일을 관두는 밥의 일화를 들려주고, 어설프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복지정책을 이용해 일하지 않고 혜택을 누리기만 하는 '복지 여왕'들을 언급하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그는 스스로 아주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약물 중독인 어머니에, 수시로 바뀌는 아버지(생물학적인 아버지를 포함한), 수차례 바뀌는 거주지, 지독한 빈곤과 고함소리가 난무했던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린 시절에 "이들 가운데 누구라도 내 삶의 방정식에 변수로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엉망이 됐을 것이다"라며, 그런 카지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해 주었던 할모, 할보를 비롯한 가족들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성인이 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미들타운과 가정카지노 게임이 만든 어두운 그림자는 현재진행형이어서 아내 우샤와 함께 극복해 가는 중이라고. 나는 이렇게 어린 시절의 가정카지노 게임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발목 잡아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글을 읽으면 먹먹해진다.


글의 배경은 미국이지만 읽으며 우리나라를 떠올렸다. 한국이라고 뭐가 썩 다른가? 이런 카지노 게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미국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책이지만 저자가 겪었던 과거의 다양한 사건들과 가족들의 사랑, 여러 난관에 봉착하였으나 극복했던 과정, 객관적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사회 현상을 분석한 저자의 시선 등- 여러 방면에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잘 풀리건 안 풀리건 간에 인생에서 개인의 탓은 카지노 게임 정도인가? 대를 거쳐 결점을 물려준 문화와 가족, 자식을 망쳐버린 부모의 탓은 카지노 게임 정도인가? 엄마의 인생에서 엄마의 잘못은 얼마나 되는가? 어디까지 비난을 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공감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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