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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림 Apr 04. 2025

카지노 게임 펼치는 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에 앞서 <지금 다시, 카지노 게임을 읽다가

카지노 게임<지금 다시, 카지노 게임 중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 의문은 카지노 게임이란 토양에서 발아했다. 신체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 인권이란 개념을 인지한 것도 카지노 게임 덕분이었다.


카프카가 갇힌 부조리한 법의 논리가 아니라 역사적 산물로 나온 명확한 정치의 언어인 점도 우리를 위하는 것 같았다. 개인의 존엄성이 숭고하게 서 있는 곳. 국가라는 공동체의 대전제. 구성원 사이 최소한의 약속. 빛바래지 않는 최선의 믿음. 모든 가치가 흔들리는 시대에도 한국 사회의 기준점이 있어 얼마간 안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10시30분과 11시 사이, 계엄 뉴스를 접한 뒤 가장 먼저 했던 건 카지노 게임 제77조를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1항, 지금이 국가비상사태인가. 3항, 비상계엄의 자유권 제한은 생명의 위협임을 현대사에서 이미 학습했는데, 국민을 죽이려는 것인가. 5항, 계엄 해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의석구도인데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인가.


그 뒤 나온 케이블 타이, 수거 계획 따위의 뉴스들도 역시나 반카지노 게임적 발상이었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 그 모든 걸 카지노 게임에 기대 생각하면 명료한 일이었다.




이제, 온전히 카지노 게임의 시간이다. 가치관, 정체성, 정치적 올바름 등등 모든 기준이 흔들리는, 판의 경계 같은 시대에도 카지노 게임이 있다. 진공 상태의 안국이 어떤 불순물도 없이 카지노 게임적인 판단을 내려주기를. 그리하여 순수한 믿음을 갖고 약속을 지키며 살아나가는 국민의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본다.


카지노 게임네이버 뉴스 검색 캡처


덧,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사 쓰던 게 벌써 8년 전이다. 그때 썼던 기사들을 보니 역사는 역시나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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