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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Mar 19. 2025

어떤 카지노 게임 추천 써야 할지 고민했다

브런치를 시작한 건,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였다. 어릴 적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던 아픔에 대해 써 내려가고 싶었다. 세상에 그 글을 완전히 오픈한다는 것은 그 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만 같았고, 그렇게 브런치 작가 승인 후에 금세 써 내려간 글을 업로드한 후, 나는 후련함을 느꼈다. 그렇게 쓰고 싶던 글을 모두 써 내려가고 한 권의 브런치북을 완성하자- 무엇을 써야 할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방치하던 브런치에 뭐라도 쓰자는 마음으로 평소 매일하고 있는 요리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요리 글을 올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조회수가 폭등했다. 처음 있는 일이라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다음 메인에 내 글이 노출된 것이었다.


노출된 글을 클릭해서 읽은 후, 사람들이 다음 글도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글을 또 썼다. 그 글도 메인에 걸렸다. 늘어가는 조회수가 동기부여가 되어 신나게 요리 글을 썼다. 몇 달을 썼던 것 같다. 하지만 매일 쓰면서, 어느 순간- 내가 이걸 왜 쓰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에 쓰던 글에는 요리와 관련된 추억들도 더 담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그저 어떤 요리를 했는지에 대한 요리과정 정도만 담겨있는 글이 되어버렸더라. 이렇게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 브런치에 올리는 것 자체에 흥미를 잃었다. 그렇게 잠시 브런치를 쉬었다.


어느 날, 초기에 올렸던 나의 정신적 아픔들에 대한 글에 댓글이 담기면서 안부를 묻는 댓글을 보고, 다시 브런치로 돌아왔다. 요리 글도 쓰지만, 조금 더 생각을 담으려고 애써보았고, 그 밖에 일상에서 있는 일들로 에세이를 써보려고 했다. 여전히 요리 글만 메인에 노출되기에 조회수는 높았지만, 나는 요리글보다는 다른 글을 쓰는 것이 더 즐거웠다. 어느새 내게는 “푸드 크리에이터”라는 딱지도 붙어버렸다. 나는 별로 기쁘지 않았다. 내가 활동하고 싶은 분야가 푸드가 아니었으니까.


글을 쓰면서 점점, 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기를 시도했다. 이런 글 저런 글을 쓰다가, 최근에는 요리에 대한 글을 거의 쓰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전체 조회수는 요리글을 쓰던 시기에 비하면 한참을 못 미친다. 요리글이 노출이 되면, 최소 5000회 정도의 조회수를 보였으니까. 요즘은 지금껏 쌓인 글이 600개가 넘다 보니, 검색을 통해서나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클릭을 하면서 전체 조회수가 일일 평균 200회 정도 나오고 있다. 조회수는 적지만, 요즘의 글쓰기가 난 더 즐겁다. 최근에는 “사랑”을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는다. 글을 써낼가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생각들이 정리되어 간다. 이런 과정이 즐겁다. 더 이상 조회수를 위해 글을 쓰지 않는 내가 나는 더 좋다.


돈을 벌려고 글을 쓴다면, 아마도 조회수를 신경 쓰며 써야 했으리라. 그러나, 글쓰기는 나에게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취미일 뿐이다. 그러니, 난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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