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보기 좋은 책/김그래 외 3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장르
2025년의 새해가 되었다. 돌아오는 설 연휴는 임시공휴일까지 더하면 꽤 달콤한 휴식이 주어진다.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시작된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 추천의 무너짐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춤하고 멍 때리는 시간이 많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많이 들린다.
일단락된 것 같은 계엄상황에서 각자가 새롭게 마음의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긴 연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카지노 게임 추천을 회복하거나 새로운 삶의 설계가 가능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좀 더 근본적으로 일과 카지노 게임 추천 그리고 삶에 대해 다시 정리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전적 정의로 '일'은 '생산적인 목적을 위해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을 의미카지노 게임 추천. 생산의 의미가 재화의 획득으로만 집중되는 세상에서 인간을 자칫 도구로만 생각하게 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이나 인간성을 잃게 만든다. 만약 지금 힘들고 지쳤다면, 정신이 피폐해져 회복하기 어렵다면,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인스타툰 작가들의 일과 삶
여기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네 사람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이제는 엄연히 그 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 세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유쾌하게 혹은 담담하게 담아내는 인스타툰 작가 김그래, 쑥, 작가 1, 펀자이씨가 펴낸 <카지노 게임 추천이 장르에서 일과 삶에 대한 지혜를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인스타툰은 '인스타그램(Instagram)'과 '웹툰(Webtoon)'의 합성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열 장 내외의 만화를 일컫는다. 인스타툰은 쉬운 접근 방식, 짧은 분량, 친근하고 카지노 게임 추천적인 주제로 웹툰이나 만화책만큼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들이 그려내는 인스타툰은 단지 그림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경험한 삶의 일부이며, 때로는 치유의 공간이자 도피처가 되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이들은 인스타툰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자신과 캐릭터 사이의 거리감을 줄여나가는데, 세상에 완벽한 일이나 삶은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확인시켜 주는 듯하다.
김그래 작가에게 일이 생계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생산적 일, 즉 돈에 기대는 마음의 척도를 작가는 세 구간으로 정카지노 게임 추천. '불안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 조금만 불안해도 되는 구간, 큰일 난 구간.' 그렇게 해서 '돈 버는 자아와 작업자로서의 자아가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걸을 수 있도록', 돈 버는 일과 작업적 성취의 균형을 조절카지노 게임 추천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막연한 불안을 줄이면 돈 버는 내가 아닌 자아의 양질의 이야기가 축적될 수 있고 오래 일을 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며.
일을 많이 하고 있어도 다음 일이 없을까 봐 불안하고, 일이 없으면 없어서 불안한 게 프리랜서의 숙명이다. 어떻게 하면 일 앞에서 덜 불안해질 수 있을까.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만족하고 또 어느 정도 없어야 불안한 걸까.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나는 돈과 일에 대한 기준이 막연한 사람이므로, 이 불안을 해결하기 이해서는 스스로 정확한 기준을 세워야 카지노 게임 추천는 것이었다.- 106p
아르헨티나 감독 산티아고 그라소의 6분 길이의 애니메이션 < el Empleo : 생산적 활동(2008)에는 한 남성의 하루 일과가 나온다. 영화는 모든 가구나 사물을 사람으로 대체하여 표현카지노 게임 추천.
주인공은 도구를 사용하듯 당연하게 사람들을 사용카지노 게임 추천. 인간이 식탁, 의자, 신호등, 탈것이 되어버린 세상,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한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초현실적 설정이나 가혹한 은유로만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사회의 냉혹한 모습이며 실제다. 우리는 때론 누군가의 식탁이거나 의자가 되기도 하고 신호등의 쓰임으로 존재하기도 하니까.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로서의 사람은 물론이고 모두가 하나같이 생기 없고 초점이 없다. 생산적인 목적이라면 모든 것에 값어치를 측정하는 현대 인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드는데, 짧은 영화가 끝나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오래 생각하게 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은 또 어떤가.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 흔히 '루틴'이라고 말하는, 일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계획은 어떻게 관리해야 좋을까. 개인적으로는 '일'의 관리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관리가 중요하면서도 어렵다고 느낀다. 적당한 불안과 긴장, 적당한 결핍과 충족감, 적당한 허기와 배부름의 균형이 있어야 카지노 게임 추천이 움직이는데 나의 하루는 늘 어느 한쪽이 우세한 채로 다른 쪽을 짓밟고 시작과 끝을 마무리할 때가 많다.
이때를 위해 4명의 작가가 책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꾸준한 기록이다. 기록은, 사랑에 대한 은유든 상처 난 마음이든 방황하는 시간이든 어떤 것이라도 좋다.
'매일의 기록을 통해 생각이 서서히 변화하고 기억이 왜곡되는 것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인생은 원하는 것들로만 깔끔하게 채워지는 것들이 아니'라고 펀자이씨는 말한다. 작가들의 소소한 끄적임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바로 카지노 게임 추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숨'의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자유를 느낀다면 이는 덤이다.
그런 마음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기록인 '펀자이씨툰'을 시작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종이 위에 쓱싹 그려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올린다. '띠링 띠링' 하며 댓글로 독자에게서 피드백이 돌아온다. 인스타툰은 매체 특성상 독자와의 교류가 즉각적이고 활발하다. 밋밋한 이야기에 위트를 불어넣는 '심폐소생형 댓글'도 있고 유사한 경험을 나누며 이야기의 폭을 넓혀주는 '공유형 댓글'도 있다. 내색하지 않은 감정들까지 보듬어주는 '공감형 댓글'도 있고 내가 그린 것보다 더 깊이 보아내 감탄을 자아내는 '인문학적 댓글'도 있다. - 170p
기록, 나를 세우는 출발점
작가들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현대인들이 쓰는 것에 몰입한다. 자잘한 카지노 게임 추천은 물론이고 후회와 불안, 불평등이나 불합리에 대한 분노, 폭력이나 왕따 등의 상처 등. 어떤 허름한 마음이라도 다듬고 순화하는 것보다 생생한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나'를 세우는 출발점이 된다.
답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고민의 답은 의외의 곳에서 소리 없이 찾아올 것이다. 수학자 허준이의 문장처럼 '우리는 신기한 방식으로, 관계 속에서 성장'(p.178)하고, 관계는 언제나 '유연한 연결성'을 갖기에. 댓글이든 가족의 위로든 기록하는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삶의 흐름을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제 삶의 장르를 정해볼 때다. 내 정체성을 '만 보에 집착하는 줌마'나 '겨울, 고목'이라면 너무 우울하다. '소설가와 몽상가 사이', '거리의 글 채집가'라면 제법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싶고. 파격적인 장르를 원카지노 게임 추천면 '좌회전과 직진 사이'나 '끝나지 않은 미로' 정도로 치열한 갈등을 예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이 됐건 이야기의 장르는 내가 정하기 나름이다. 끝까지 완성하지 못해도, 완벽하지 않아도 끝까지 해내고야 말겠다는 악착같은 근성이면 2025년도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현실이 어려울수록 더욱 극적이고 반전의 묘미도 넘치는 법이니까. 단, 비교는 금물이다. 누구의 삶이건 내가 생각하는 만큼의 쓸쓸함이나 어려움은 있으니까. 삶은 다 거기서 거기고, 그 사실을 수용하는 것이 어려울 뿐.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질문을 나의 질문으로 돌려본다. 피식 웃음이 샌다면 당신도 새해의 준비가 된 것일지도.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어요."
"알차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은 명란젓이 아니니까요."(p.190)